에어팟 프로의 갑작스러운 출시로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애플보다 먼저 아주 조용하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출시한 삼성 제품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오랫동안 사용해본 결과 느낀 점은 생각보다 많았는데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기본은 한다는 점
*가성비가 상당히 높은 제품이라는 점
*삼성폰보다 다른 제품과 잘 맞는다는 점
특이하게도 삼성이 내놓고, AKG가 튜닝을 한 합작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아닌 다른 제조사의 제품들과 만났을 때 더 높은 시너지를 냈는데요.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과연 어떤 제품이고, 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 에어팟 프로가 아쉽지 않은 장점도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1. 이어폰으로서의 기본기
이어폰으로서 포장은 매우 심플합니다. 요즘 삼성의 트렌드를 잘 따르고 있기도 하고, 상단 커버 안쪽에 사용 설명서가 포함된 포장 방식도 동일한데요.
아쉬움은 추가 이어팁과 가이드를 정갈하게 넣어둔 점은 좋지만 고급스럽다거나 어딘가에 제대로 보관하기는 힘들었고, 비닐 포장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라는 점이죠.
거기다, 착용감의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더 큽니다. 압박감이 크기도 하고, 귀에 맞춰서 착용을 하더라도 끼워 넣는 느낌이지 편안하게 안착되지는 않았는데요.
먼지가 잘 묻기도 하고, 존재감도 크기 때문에 여럿이서 돌려가며 사용할 때에도 신경이 쓰일 것 같더라고요.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착용감은 삼성 번들 이어폰과 비교하더라도 존재감이나 크기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줄꼬임은 사실상 없는 편이고, 재질감은 패브릭 느낌으로 따뜻하기도 하고 내구성도 상당히 좋았는데요.
이어팁과 이어가이드를 제외하자면 전체적인 마감이나 손맛, 리모컨의 완성도는 상당히 높더라고요.
다만, 컬러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은 형광 블루가 포함되어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차라리 에어팟 프로처럼 화이트나 블랙과 같은 기본 컬러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 거죠.
마이크 성능은 나쁘지 않았고, 단자도 꼼꼼할 뿐 아니라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이어폰으로서의 기본기 자체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2. 기묘한 사운드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삼성이 만들고, AKG가 튜닝을 하면서 음질에서도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 폴드, 갤럭시노트10, 갤럭시S10 모두 연결해서 사용해봐도 음질에서 감동이 오거나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없었는데요.
표현하자면, 조금 더 멀리서 노래하는 느낌이고 뭉쳐지는 느낌, 답답함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를테면 박정현과 김범수가 듀엣으로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인 ‘사랑보다 깊은 상처’에서 시원하고 파워풀한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무언가 유리창 밖에서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거죠.
그래서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음질 자체가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패드 프로와 LG V50s와 같은 다른 기기에 연결해보니까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블라인드 테스트로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각각 3대의 기기에 연결해서 동일한 음원 서비스와 볼륨 크기로 평가해본 결과는 뜻밖이었는데요.
갤럭시 노트10은 앞서 소개해드린 아쉬운 느낌이었고, V50s는 조금의 차이가 느껴지는 거죠. 놀랐던 점은 아이패드 프로에서 기대 이상의 사운드를 들려줬다는 사실인데요.
목소리가 살아났을 뿐 아니라 생생하게 들려서 몰입도가 더해진 거죠. 심지어 블라인드 테스트 도중에 노래에 따라 흥얼거릴 정도로 심취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보자면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음질 자체가 아쉽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삼성 스마트폰이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퍼포먼스를 100% 발휘하게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음질은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끄는 것보다는 볼륨의 크기나 연결된 기기의 특성에 따라 더욱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3. 노이즈 캔슬링
가장 중요하면서도 핵심 기능이자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 ‘노이즈 캔슬링’은 어땠을까요?
우선, 기차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On’으로 변경한 결과, 중저음이 날아가면서 묵직하게 귀를 어지럽히던 소리가 다듬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져보자면 고음은 거의 그대로이고 전체적인 소리가 다 들리기는 하는데, 절대적인 소음의 크기가 줄어드는 거죠.
특히나 중저음을 더욱 크게 잘라내면서 답답함이나 불편함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장점이 느껴졌습니다.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은 3단계로 체감이 가능했는데요.
우선, 착용하는 순간 구조적으로 노이즈 캔슬링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하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으로 가장 극적인 변화를 체감하게 되는 거죠.
마지막으로 음악을 재생하면 재생되는 음악 소리가 남겨진 소음을 덮어버리면서 음악만 들리거나 소음이 아주 작게 들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노이즈 캔슬링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작동되기도 했고 기차나 자동차의 소음과 같이 매우 굵직하면서도 귀를 아프게 하는 소리는 대부분 제거가 가능하더라고요.
물론 아쉬움이기도 하고 한계점이라면 예상치 못한 소음을 순식간에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점인데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 자체가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지속적인 소음에 강점을 지니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소음에는 대응이 느린 탓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고함을 지르거나, 자동차나 기차가 급정거를 해서 발생되는 고음의 갑작스러운 소리는 약간의 상쇄만 되는 느낌이 드는 거죠.
물론 가격을 생각하자면 이 정도도 매우 훌륭하고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가능했는데요.
구조에서 오는 장점 +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 + 음악 재생이 어우러지면 아마 대부분의 경우는 이 제품과 다른 제품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 점에서 에어팟 프로를 구입하려는 분들의 니즈와 일정 부분 맞닿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유선 이어폰 단자의 부재와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많은 가운데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사막 속 오아시스와 같은 해법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도 C타입 단자를 품은 제품이 거의 대다수일 뿐 아니라 유일한 변종이라면 라이트닝을 탑재한 아이폰이나 이전 아이패드 버전밖에 없는데요.
그 점에서 오히려 호환성은 에어팟 프로보다 더 좋기도 하고, 충전이 필요치 않다는 점이나 가격적인 점에서도 큰 장점을 체감할 수 있는 제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번들 이어폰이나 다른 유선 이어폰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결국 볼륨을 높이면 노이즈 캔슬링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데 있는데요.
기차 소리가 크고 굵게 들려오는 곳에서 평소에 듣던 볼륨으로 노이즈 캔슬링을 꺼둬도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볼륨 70% + 노이즈 캔슬링 Off
고음 노이즈 : 20% 상쇄
중음 노이즈 : 40% 상쇄
저음 노이즈 : 75% 상쇄
볼륨 70% + 노이즈 캔슬링 On
고음 노이즈 : 30% 상쇄
중음 노이즈 : 70% 상쇄
저음 노이즈 : 90% 상쇄
결과적으로, 굳이 의식하고 들어보자면 굵직한 소음이 조금 잘려나간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70% 정도의 볼륨에서도 고음 노이즈 상쇄는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이어폰이 음악을 재생할 때 외부 소음을 1차적으로 차단할 뿐 아니라 중저음 톤의 소음과 맞물리면서 대부분의 굵직한 소음은 차단되기 때문인 것 같았는데요.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고음의 소음까지 잡아주거나 보다 극적인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품었다면 차이가 극명했겠지만, 가격과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극적인 기술을 품지 못하면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만든 것이죠.
이러한 아쉬움은 에어팟 프로에서도 느껴질 것 같은데요. 이미 에어팟 프로에 대한 후기가 상당히 올라오는 상황에서 리뷰들을 보게 되면 극적인 노이즈 캔슬링은 아니라는 평가를 하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으로, ‘프로’ 모델임에도 음질에서의 차이는 없으며 추가 기능과 노이즈 캔슬링에만 집중했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어쩌면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역시 동일한 접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음질이 극적으로 차이 나지 않으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추가한 것이죠.
정리해보자면,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은 일상에서 충분히 체감이 가능하며 볼륨을 한두 단계는 낮출 수 있을 정도로 실용적인 기능이기도 합니다.
물론, 상황이 어떠하든 볼륨을 높여서 듣는 분들이라면 굳이?라는 질문이 남는 제품이기도 하고 크기로 인해서 착용감에서의 한계나 유선에서 오는 아쉬움도 감안해야 하는 제품인 것도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구입하기 이전에, 유선 이어폰을 구입하고 사용할 예정인지, 어떤 기기와 연결할 것인지, 고음질을 원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별도의 파우치나 크래들이 없고, FM 라디오 안테나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데요.
무선 이어폰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 등장한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가성비를 무기로 ‘번들 이어폰 +a’를 찾으셨던 분들에게 나름 합리적인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격이 모든 것을 용서하는 제품이기 때문이죠. 저는 삼성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이렇게 평가해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평가를 하고 계실지, 무엇을 기대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의견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