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엘지가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스마트폰을 내놓을 줄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엘지가 선보인 시도와 도전들은 하나같이 2% 아쉬운, 아니 20%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내세워서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해당 기능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거나, 혹은 심각한 다른 문제 및 이슈로 인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왔다.
그러나 G6부터 이어진 엘지의 스마트폰은 무언가 달랐다. 우선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동안 부족했던 것들을 완벽하게 채웠고 그에 더해서 매력 포인트가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벌써 2달이 다 되어가는 LG V30는 어땠을까? 어떤 제품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2달쯤 되어가는 LG V30는 그 점에서 한 번쯤 다뤄야 할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먼저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이야기들은 이미 이전 포스트를 통해서 다뤘기 때문이다. LG V30는 우선 세밀한 설정에 있어서 늘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LG V30의 경우에도 소프트키를 지정할 수 있는 수가 4개로 줄어들면서 홈 버튼이 중앙에 위치하지 못하는 디자인이 되었고,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설정은 여전히 컬러 변경 하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음질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느 음원 업체와도 협업을 하면서 LG V30만의 장점을 100%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반쪽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눈높이를 맞춰주지 못한 채 하드웨어만 강조하면서 과연 내가 LG V30를 100% 활용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든 것이다.
엘지는 스스로 무엇을 잘하는지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 고음질에서 끝장을 보고, 카메라 역시 다른 제조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면에서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고음질은 이제 사운드 프리셋과 같은 설정으로 섬세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되어서 쿼드 DAC을 200% 활용할 수 있게 다듬었고, 고음질 녹음은 스튜디오 수준으로 향상하면서 사운드에 있어서 특화되었다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줬다.
또한 카메라 옵션은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다양해졌고 많아졌으며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채로워지면서 재미있어졌다. 그래피 기능이나 포인트 줌 기능, 다양한 듀얼 렌즈 활용 기능들을 깨알같이 더하면서 재미 요소를 더해준 것이다.
실제 G6와 비교를 하더라도 경험의 폭이 더욱 넓어졌을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엘지는 만족스러운 변화들을 여럿 선보였다.
LG V30는 배터리 벤치마크에 있어서도 갤럭시노트8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는데, 그동안 태생적인 한계이자 아쉬움으로 평가받았던 배터리가 장점이 되면서 일체형이라는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여전히 교체형을 원하는 분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LG V30는 같은 시간 충전을 했을 경우 가장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경험을 제공해주면서 차별화가 되었다.
또한 화면의 경우도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로 퀀텀 점프를 하면서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명암비나 화면 밝기,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에서의 다양한 디자인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G6의 디스플레이와 1:1로 비교할 경우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져서 상당히 만족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엘지가 기본기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부분이기도 했다.
LG V30를 이야기할 때,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라면 동급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가벼울 뿐 아니라 슬림하고, 그립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껏 V 시리즈가 보여준 모습과 완전히 다른 것인데, 다소 투박하고 남성적인 디자인에서 중성적이면서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하면서 여성 소비자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장점을 여럿 더해줬다.
이를테면, 6인치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가볍고, 얇은 두께를 가졌으며, 바이올렛 컬러를 통해 여심을 저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바이올렛 컬러는 여느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힘든 오묘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자꾸만 뒤집어놓고 싶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듀얼 렌즈와 플래시, 지문 인식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세련되게 정리하고 다듬으면서, 그리고 카툭튀를 극적으로 줄이면서 LG V30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폰을 쥐고, 바라보고, 만지는 느낌에서 오는 경험의 폭을 제대로 넓혀줬다.
✎ 한 손에 잡히는 그립감으로 슬림하면서도 가벼웠던 LG V30
✎ 쿼드 DAC의 활용도와 고음질 녹음은 사운드에 특화되었다는 느낌을 전달해 줬다.
✎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졌던 디스플레이
✎ 바라보고 만지는 느낌에서 오는 경험의 폭을 제대로 넓혀줬다.
✎ 다양해진 카메라 옵션으로 다채롭고 재미있어진 LG V30
이외에도 LG V30가 가진 장점은 많다. 실제 벤치마크 점수에서 갤럭시노트8을 넘어서기도 했을 정도로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LG V30는 G6와 비교하더라도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이다.
자꾸만 손에 올려두고서 만지고 싶은 디자인은 걸리는 곳 하나 없이 매끈했고, 제법 빠릿해진 카메라와 다양한 기능들은 완성도를 더하면서 그 자체로 LG V30만의 아이덴티티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전하는 것과 감성적인 면에서 다듬어지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는 LG V30가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많이 발견되었다. 많은 기본기를 다듬었지만, 여전히 기본을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도, 다듬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LG V30를 더 자주 만지고 사용하는 이유라면,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의 폭이 더 넓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