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펜을 원하는가? 우리는 이미 10개의 펜을 가지고 있는데’라는 말을 남긴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기기에서 스타일러스 펜을 내놓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는 듯 했습니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이러한 말을 하기 이전의 애플 제품에도 스타일러스 펜이 사용된 제품은 있었지만 말이죠. 아무튼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은 아주 많은 면에서 변화되어 왔습니다.
3.5인치 화면을 보란듯이 4인치에서 4.7인치와 5.5인치까지 키워버렸고,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미니를 거쳐서 아이패드 프로까지 화면의 크기가 모두 3가지나 됩니다. 애플의 단일 제품 전략에도 변화가 엿보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아이폰6c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며 애플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때,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선보인 애플 펜슬은 별도 판매라는 사실과 함께 비싼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S펜과 비교되는 아이패드 프로 전용 애플 펜슬, 높은 가격과 함께 별도의 보관 방법이 없다는 점, 아이패드를 위해 내놓은 첫 번째 스타일러스 펜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S펜과 비교해서 어떠한 차이가 있고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를 말이죠. 애플 펜슬은 과연 쓸만한 제품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S펜과 비교해서 어떠한 차이가 있고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를 말이죠. 애플 펜슬은 과연 쓸만한 제품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인지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1. S펜과 애플 펜슬의 가격과 가치
갤럭시노트5 전용 S펜의 가격은 29,000원입니다. 이것도 나름 비싸다고 볼 수는 있지만 핵심이 되는 액세서리라는 점에서 이정도 가격이면 무난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서피스 프로4와 함께 제공되는 스타일러스 펜의 가격은 판매처마다 다르지만 7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고급형 터치펜과 비슷한 정도의 가격대라서 큰 부담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애플 펜슬은 달랐습니다.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더라도 가격이 무려 129,000원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서피스 프로4 전용 펜을 거의 2개나 살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하고, S펜은 4개를 사고도 돈이 남는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위한 애플 펜슬의 가격과 가치가 이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자체적인 배터리 장착과 별도의 칩셋이 들어간 것은 맞지만 과도한 비용인 것도 사실입니다.
#2. 필기감, S펜과는 다른 애플 펜슬
S펜의 필기감을 이야기하자면 갤럭시노트1과 갤럭시노트4 및 갤럭시노트5를 사용해본 입장에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5의 S펜은 이미 훌륭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S펜의 필기감은 저항이 생각보다 높아서 유리에 대고 플라스틱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보다는 또박또박 글자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단단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플 펜슬은 조금 다릅니다. S펜과 1:1로 비교하자면 매우 미끄럽습니다. 그러니까 유리 위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인 것이죠. 그러나 유리 위에 플라스틱으로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는 제법 정돈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갤럭시노트 10.1 2014 에디션에서 제공되는 S펜이 지나칠 정도로 미끄러워서 제대로 된 스케치를 하기 힘들 정도였다면 애플 펜슬은 갤럭시노트5의 S펜과 딱 중간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필기감만을 놓고 보자면 S펜의 승리라고 볼 수 있고, 전체적인 사용 환경에서의 평가를 하자면 두 제품 모두 특장점이 있는 훌륭한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그립감, 비교가 힘든 애플 펜슬의 승리
그립감을 놓고 비교하자면 S펜은 명함을 내밀기 힘들 정도로 애플 펜슬이 일반 펜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름이 8.9mm에 이르고 무게가 20.7g에 이르는 애플 펜슬은 일반 펜이나 붓과 그립감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에 쥐고 사용할 때 안정감이 높고 전체적으로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잘 다듬어졌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길이 또한 175.7mm에 이르러서 상당히 짧고 얇은 S펜 대비 장점이 뚜렷했습니다.
애플 펜슬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스케치북에 붓을 수납할 공간이 없듯, 아이패드 프로에도 애플 펜슬을 위한 공간은 없습니다.
별도로 보관해야 하고 별도로 수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 펜슬은 사용할 때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적인 작업을 할 때 부족함이 없는 그립감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다만, 서피스 프로4에서 스타일러스 펜을 자석 방식으로 강하게 부착할 수 있는 정도의 편의 기능은 제공해도 되었을 것 같은데, 약간의 편의성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4. 스케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도구
글자를 적는 것을 떠나서 스케치를 할 경우 애플 펜슬은 제대로 된 도구가 됩니다, 아이디어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갤럭시노트5나 갤럭시노트10.1에서 표현되는 S펜과는 다른 것이죠.
앞서 언급되었듯 두께나 길이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질감이 적었고 자연스러운 스케치가 가능했습니다.
또한 S펜이 가진 높은 저항감은 스케치를 할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갤럭시노트10.1 전용 S펜은 지나치게 미끄러웠고 갤럭시노트5 전용 S펜은 지나치게 뻑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 펜슬은 자연스럽게 화면 위를 오고 가면서 마치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 자유로운 스케치가 가능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 같았습니다.
다만, 펜촉을 2개나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펜촉의 재질이 같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보다 더 저항이 높은 것과 매끈한 것으로 제공했다면 아쉬움이 줄어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편의성, 한 걸음 물러선 아쉬움
그럼에도 S펜이 가진 장점이라면 별도의 버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S펜 전용 기능들이 기본적으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버튼을 눌러서 별도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차별점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갤럭시노트5의 경우는 S펜을 분리하면 검은 화면에 바로 그림을 그리거나 필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급한 순간에 빠르게 메모를 남겨둘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별도의 전용 메뉴가 없어서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또한 보관에 있어서도 별도의 보관 방법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서 불편함이 초래됩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애플 펜슬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나 파우치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길이나 두께가 상당해서 제대로 보관하려면 조금의 수고가 필요하기도 하고, 충전이 필요하다는 것은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불편함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갤럭시노트5에서 꺼내는 S펜,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아이패드 프로 애플 펜슬, 저마다의 장단점은 뚜렷했습니다 ▼
더 넓은 화면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크겠지만, 펜 자체만 놓고 평가하자면 두 제품 모두 완성도는 상당했습니다. 애플은 애플 펜슬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준비했고 삼성은 오랫동안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
필압에 따라서 두께가 달라지기도 하고, 팜 리젝션으로 손목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표현을 도와줬습니다. 펜 끝이 매우 얇아서 두 제품 모두 얇은 선을 긋기에도 좋았습니다 ▼
하지만 펜을 1:1로 놓고 보자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휴대의 차이로 인해서 길이와 두께가 확연히 다릅니다. 완전히 크리에이티브 작업만 놓고 보자면 애플 펜슬이 더욱 좋았지만 휴대성에서는 S펜이 좋았습니다 ▼
손에 쥐어보면 알 수 있는 그립감의 차이, 일반적인 펜과 거의 흡사한 애플 펜슬과 달리 S펜은 조금은 불편하게 쥐고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
눕혀서 그림을 그릴 때에도 애플 펜슬은 훌륭했습니다. 길다간 길이와 함께 적당한 두께감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S펜은 얇은 크기로 인해서 불안했습니다 ▼
다른 펜과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한 제품들, S펜은 갤럭시노트10.1에서도 큰 크기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
붓과 비교해본 애플 펜슬은 일반적인 붓과 비슷한 길이와 함께 두께도 비슷해서 이질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는 저항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
일반 붓과 비슷한 느낌을 IT 기기로 전달해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는 애플 펜슬 ▼
일반 붓을 쥐고 그림을 그릴 경우 이렇게 멀리 잡기도 하고 가까이 잡을 수도 있습니다 ▼
애플 펜슬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멀리 잡고서 자연스럽게 스케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
#6. 결론, 나에게 맞는 스타일러스 펜은?
결론을 내려보자면 필자에게 좀 더 맞는 스타일러스 펜은 S펜보다는 애플 펜슬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더 많고 저항감이 적당해서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는데 모두 적합한 펜은 애플 펜슬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관상의 불편함이나, 충전이 필요하다는 점, 충전 뚜껑이 분실될 우려가 많다는 점과 129,000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가 애플 펜슬로 완성된다는 말처럼 실제로 매우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더라도 지금까지 사용해본 스타일러스 펜 가운데 가장 최고의 조작성을 보여준다거나, 스케치 및 다양한 작업에서 최고의 제품이라거나, 바로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언론에서도 가격에 대한 비난은 하더라도 제품의 성능에 대해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할 정도로 제법 좋은 제품으로 등장한 애플 펜슬, 높은 가격과 거치의 불편함만 개선된다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