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맥북이 필요했을 때 조금 난감했습니다. 맥북이 필요하긴 한데 가격대가 너무 높고, 그에 비해 또 스펙이 좋지 않으니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죠.
중고를 알아보려 했지만 매물이 적기도 하고 가격 대비 성능의 기준점을 찾기 못해서 방황만 했었습니다. 게다가 개인 거래는 사기의 위험도 있고, 중고 상태가 천차만별이니 복불복이죠.
그런데 최근에 중고 맥북을 알아봤을 때도 상황이 그렇게 나아진 것 같진 않더라고요.
이번 리뷰는 디테크라는 리퍼비쉬 맥북 판매 사이트의 서비스를 이용해본 후기인데요.
사실 이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처음 맥북을 구입하려 했던 그 입장에서 과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합리적일까 하는 생각에 다른 선택지들을 조사했었습니다. 하지만 중고 맥북 시장은 지금의 저에게도 꽤나 난감하더라고요.
맥북을, 특히 중고 맥북 프로를 처음 구입하려는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기만 하면, 디테크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디테크에서 주문한 맥북의 상태가 어떤지 그리고 가격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일지를 다룰 예정인데요. 그전에 디테크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부터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기업회수 리퍼비시 맥북
디테크는 단지 중고 맥북을 구입해서 다시 되파는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기업에서 렌탈해서 사용하던 맥북들, 혹은 전시되어 있거나 재고였던 맥북을 전문가들이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치고, 전문가들이 100여 번의 성능 점검을 거친 후 물품을 출고하는데요.
기업회수 방식이라 개인이 사용하던 맥북에 비해 사용시간이 적고 깨끗한 것도 장점이고, 전문가들의 점검을 거치면서 맥북의 상태도 보장받는다는 장점도 있죠.
게다가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데요. 제가 알아봤을 때 대부분 오픈 마켓에서 판매하는 중고 맥북보다 가격이 더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온라인 매장만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시장도 운영하고 있다는 건데요. 맥북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도 맥북의 상태를 편집 없이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기업의 마인드인데요. 단지 물건을 많이 파는 게 아니라, 모든 소비자들이 디지털 상품을 쉽고 안전하게 구입하고, 누구나 처음부터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2. 중고 맥북 체크리스트
사실 디테크에서는 중고 맥북의 상태를 그대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중고 맥북을 구입하기 전 기본적인 체크리스트가 있으면 도움이 되겠죠.
우선 스펙 체크는 기본일 겁니다. 맥북 프로의 경우는 인치별로 성능 차이가 많이 나고, 또 같은 사이즈 내에서도 일반형과 고급형으로 나뉘죠.
또 당연히 겉모습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스크래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이후에 맥북을 중고로 되팔 경우를 생각해서 꼭 체크하셔야 됩니다.
특히 화면에 흠집이 있는지, 그리고 불량화소나 화이트 스팟은 없는지 화면 밝기는 동일한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배터리 사이클도 확인해봐야 하는데요. [option] 키를 누른 상태로 왼쪽 상단의 애플 마크를 누르면 '시스템 정보'가 나타납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전원 항목에 가면 배터리 사이클과 최대 충전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의 모든 키가 반응을 하는지 깊이감이 다른 키가 있는지 꼭 확인해봐야 하는데요. 내구성이 약한 나비식 키보드라면 더더욱 확인을 해봐야 하고, 가위식 키보드라도 사용 환경에 따라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또 드물긴 하지만 포트가 온전히 작동하는지도 확인해보시면 좋겠네요.
#3. 가격과 상태
제가 주문한 맥북 프로는 2015년 15인치와 2014년 15인치였는데요. SSD는 500GB로 업그레이드되었고, 가격대는 깨끗한 상품 기준 130만원 전후라고 합니다. 출고가가 한 250-280 정도니까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거죠.
참고로 화면에 화이트 스팟이 있거나 심한 스크래치가 있으면 10-20% 추가 할인이 된다고 합니다.
일단 포장 박스에는 맥북 프로와 새 유선 마우스, 새 마우스 패드, 충전기가 담겨있었는데요. 맥북 프로는 빵빵한 공기 패딩에 둘러싸여 안전하게 배송되었습니다.
참고로 충전기는 새것 ‘같은’ 제품이 배송되는데, 최근엔 재고가 없어서 새 제품이 출고된다고 하네요.
먼저 2015년 모델은 비교적 사용감이 있었는데요.
포트와 옆모서리 부근에 자잘한 흠집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고를 비롯한 상하판에는 티 나는 상처가 없었는데요.
화면도 스크래치 전혀 없이 깔끔한 상태였고, 내부는 마치 새 제품인 양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화이트 스팟이 있더군요. 추가 할인 10% 들어가는 건 좋은데, 저라면 10% 더 주고 깨끗한 화면인 상품을 구입할 것 같습니다.
최대 배터리 용량은 8000mAh 후반이었고, 조건은 정상이었습니다.
키보드는 정말 새 제품 같았는데요. 당연히 불량 키보드도 전혀 없었습니다. 터치패드의 감도도 매우 우수했고요.
포트는 흠집이 꽤 많았는데, 다행히 헐거워지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두 번째 2014년 모델은 하판 아랫부분이 약간 닳아 있는 것과 전면 모서리에 흠집이 하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상태가 훨씬 더 깨끗했는데요.
화면도 문제없이 깨끗했습니다. 키보드는 사이에 먼지 하나 보이지 않네요.
배터리 사이클은 특이한 게 ‘1’로 표시되어 있는데요. 용량도 9014mAh입니다. 전원을 계속 연결해둔 채 사용해도 배터리 사이클이 낮게 표시되긴 하지만, 배터리 사이클이 1회이기도 하고 최대 용량도 빵빵한 걸 보면 새로 교체한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제가 사용하는 2019 맥북 프로의 최대 용량은 7347mAh입니다.
#4. 퍼포먼스
Mid 2014 맥북 프로 15인치면 5년 전 제품인데요. 퍼포먼스가 어느 정도일지가 가장 궁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 스펙은 2.2GHz i7 코어 (i7-4770HQ) / RAM 16GB / HP SSD EX900 500GB인데요.
출처 : 긱벤치 |
벤치마크 점수를 보니 멀티 코어 점수가 3094점으로 측정되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2019 맥북프로 15인치 고급형이 6429점이고, 2018 맥북 에어 i5 1.6GHz 모델이 1569점입니다.
새 고급형 맥북 프로의 절반, 그리고 새 맥북 에어의 두 배 정도 성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또 2017 맥북프로 13인치 i7 3.5GHz 모델의 점수가 2161점으로 2014 맥북프로 15인치의 2/3인 걸 고려해보면 충분히 현역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직접 사용해봐도 반응 속도에 아쉬움이 전혀 없었는데요. 일반적인 멀티 작업에서는 2019 맥북 프로나 2014 맥북 프로나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영상 편집에서는 확실히 처리 가능한 범위가 다르긴 했는데요. 그래도 맥북에어나 일반 맥북보다는 훨씬 안정적입니다.
SSD는 최대 읽기 속도 1500MB/s 전후, 최대 쓰기 속도 1250MB/s 전후로 측정되었습니다. 일반 SSD가 500GB 정도인데요. 용량을 늘리고 품질을 떨어뜨린 게 아니라서 마음에 드네요.
#5. 사용 소감
제가 사용해본 중고 맥북 프로는 일반 맥북이나 맥북 에어와 가격대는 비슷하면서 퍼포먼스는 훨씬 안정적이고 대화면으로 생산성도 높여줘서, 확실히 새 제품 대비 가성비와 가심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최고 사양의 맥북이 필요하다면 새 맥북 프로를 구입하는 게 답이겠지만, 합리적인 가격대의 맥북을 찾는다면 리퍼비시 맥북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테크 서비스도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는데요. 일단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정보가 투명하니까 비교하기가 훨씬 좋았거든요.
또 제품의 상태가 보장되니까 실패할 가능성이 확연히 적고, 6개월 이상 사후지원까지 한다고 하니 안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일반 중고 맥북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요.
저는 중고 맥북 프로 15인치 제품만 사용해봤지만, 디테크에는 아이맥을 비롯한 다른 맥북 제품들이 많습니다. 30만원대 맥도 있더라고요.
맥이 필요하지만 가격의 장벽이 높게 느껴졌다면, 이 리퍼비시 맥북 서비스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