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는 할 줄 알았습니다. 무려 HP 노트북이고, 초슬림 노트북에 라이젠 7-3700U이라는 준수한 칩셋을 탑재했고, 심지어 2IN1 노트북입니다.
물론 스펙을 더 따지면 가치가 더 올라가죠.
그런데 이 HP ENVY x360 Convertible 13-ar0078AU 판매 사이트를 찾아보니까 가격이 100만원 정도더라고요. 판매 페이지의 뉘앙스를 보면 운영체제도 기본 탑재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탐을 내실 것 같은데요. 어떤 특징이 있고 실사용 장단점은 어떠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주요 스펙
제품명 : HP ENVY x360 Convertible 13-ar0078AU
가격 : 네이버 쇼핑 기준 1,099,000원
컬러 : 다크 에쉬 블랙
OS : 윈도우 10 Home 64비트
CPU : AMD Ryzen™7-3700U(최대 4.0GHz, 4코어)
디스플레이 : 13.3형 풀 HD 브라이트 뷰 IPS 터치 디스플레이(1920x1080 / 최대 1677만 색상)
메모리 : 8GB
그래픽 : Radeon™ Vega 10 Graphic
스토리지 : 256GB SSD (PCle NVMe)
키보드 : 백라이트 키보드
오디오 : Audio by Bang & Olufsen / 쿼드 스피커
무선 : Realtek 802.11b/g/n/a/ac (2x2) 및 블루투스 4.2 콤보
보안 : Windows Hello 대응 지문 인식기
크기, 무게 : 306x215x15.0(가장 얇은 부분) - 16.0(가장 두꺼운 부분) mm / 1.31kg
배터리 구동시간 : 11시간 - 55Wh(배터리) / 65W(어댑터)
인터페이스 :
* USB 3.1 Gen 1 Type-C 1개 (5Gb/s 시그널링 속도, Power Delivery 3.0, DP1.4, HP Sleep and Charge)
* USB 3.1 Gen 1 Type-A 1개 (HP Sleeep and Charge)
* USB 3.1 Gen 1 Type-A 1개 (데이터 전송만 가능)
* 웹캠
* 헤드폰 출력 / 마이크 입력 콤보 포트 x1
추가 구성품 : USB-C to MULTI(USB-C, HDMI, USB Ports)
보시다시피 스펙도 중저가 노트북 수준이 아닙니다. 라이젠 코어와 베가 그래픽, NMVe SSD, 쿼드 스피커 등 메이저 노트북의 스펙을 갖추고 있죠.
AMD 라이젠7 3700U는 특유의 멀티 스레드 성능을 기반으로 쾌적한 웹 서핑, 콘텐츠 편집 및 게임 플레잉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물론 GPU가 받쳐주지 않으면 고사양 게임은 힘들지만요.
또 내장된 AMD Radeon™ RX Vega 10 그래픽은 한 단계 향상된 이미지 프로세싱 및 편집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장 그래픽 치고 괜찮은 편이죠.
아시다시피 NVMe SSD는 일반 SSD 대비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HP 엔비 노트북은 슬림 노트북이지만 포트의 수도 꽤 넉넉한 편입니다. 추가로 멀티 젠더도 구성품에 포함되어 있고요.
#2. 벤치마크
라이젠 7 3700U가 탑재된 HP 엔비 노트북은 사진 편집이나 가벼운 동영상 편집 정도의 작업을 할 수 있긴 합니다.
고사양 게임도 완전히 즐기지는 못해도 실행 정도는 가능했는데요.
조금 더 정확한 지표를 위해 벤치마크를 측정해봤습니다.
PASS마크의 CPU 점수는 최근에 측정해본 인텔 i5-8265U를 탑재한 노트북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200점 정도 더 높게 측정되었는데요. 점수는 그때그때 다르니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HP 고성능 노트북으로 포르자4 게임 벤치마크도 돌려봤습니다. 1920x1080 해상도를 플레이했을 때 17프레임이 기록되더군요.
60프레임에는 한참 못 미치긴 하지만, 외장 그래픽이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으로도 버거운 게임을 내장 그래픽인만으로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칭찬할만한 것 같습니다.
CPU-Z에서도 데스크탑에 탑재되는 인텔 i7-7700K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아쉽지 않은 점수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격차가 많이 난다고 볼 수 있지만 작년 재작년 메이저 노트북만 해도 i7-7700K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걸 고려해보면 괜찮은 점수입니다.
#3. 발열 및 팬소음
HP ENVY 노트북처럼 얇은 노트북은 발열에 취약하죠. 실제로 팬 오토 모드 시 무거운 작업을 하지 않을 때도 팬이 계속 돌아가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PASS 마크 프로그램을 3번 연속으로 실행하면서 중간중간 HP 엔비 노트북의 발열을 체크해봤는데, 결과는 반전이었습니다.
기판의 온도가 40도를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발열을 측정해보면 기판이 45도에서 50도까지는 기본적으로 올라가는데, HP 엔비 노트북은 하판의 전면 후면 모두 35도 전후으로 안정된 발열 관리를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키보드와 스피커 홀을 만져봐도 약간의 미열만 느껴지는 정도였는데요.
반면 송풍구의 온도는 4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좌측에만 위치해서 노트북 모드로 사용할 때는 손이 갈 일이 거의 없죠. 하지만 태블릿 모드로 사용할 때는 손이 닿기 쉬우니까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송풍구에서 나오는 바람을 보면 열기를 아주 빠르고 강하게 내뿜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팬이 자주 돌아가는 건 아쉽지만, 이렇게 얇은 노트북 안에 있는 냉각팬이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는 건 칭찬할만합니다.
참고로 기판 온도가 33도 정도일 때도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냉각팬의 소음도 측정해봤는데요. 사람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거리에서 측정해봤을 때는 47dB 정도로 측정되었고, 송풍구에 갖다 대면 56dB까지 올라갔습니다.
무풍 에어컨의 소음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노트북은 가까이에 있는 만큼 실제로 귀에 들어오는 소음은 조금 더 클 수 있겠죠.
#4. 2in1 디자인
스펙도 준수하긴 하지만 HP 엔비 노트북의 가장 큰 특징은 2in1 노트북이라는 점입니다. 노트북 모드뿐 아니라 터치펜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텐트 모드와 스탠드 모드, 그리고 태블릿 모드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노트북 모드와 텐트 모드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데요. 문서 작업처럼 키보드를 활용할 때는 노트북 모드, 사진 편집처럼 터치와 펜을 활용할 때는 텐트 모드를 사용합니다.
특히 힌지 구조도 마음에 드는데요. 부드러우면서 힘이 강해요. 그래서 화면 각도를 낮게 조절해도 저절로 힌지가 움직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강하게 누르면 펴지긴 하지만 펜으로 터치하는 수준으로는 신경을 쓸 필요도 없더군요.
키보드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 일반 노트북과는 다른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먼지를 털기 좋다는 깨알 장점도 있고요.
특히 HP 엔비 노트북은 디자인 디테일이 상당한데요. 메탈바디부터 인상적인 로고, 슬림하면서 꽉 찬 디자인은 아마 호불호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디자인에서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긴 합니다. 디스플레이 비율 때문인지 하단 베젤이 다른 베젤에 비해 넓은 편인데요. 화면 비율을 16:9 대신 16:10으로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in1 노트북임에도 상당히 슬림합니다. 13인치 노트북에 베젤도 얇아서 휴대성이 역대급입니다.
메탈 소재가 사용되어서 1kg을 넘어가긴 하지만, 사이즈만 보자면 스마트 키보드를 씌운 아이패드 프로 3세대와 비슷하기 때문이죠.
#5. 키보드, 트랙패드, 터치
HP 엔비 노트북은 2in1 노트북이니까 당연히 터치를 지원합니다. 내장 펜은 아니지만 별도의 펜도 사용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키보드와 트랙패드만 있는 노트북보다 생산성이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우선 키보드부터 보자면, 하판에 꽉 찬 걸 볼 수 있는데요.
일단 키감이 좋습니다. 깊이감과 반발력에 비해 누르는 힘이 적게 들어가서 가볍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반발력도 적절하고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건 장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13인치 노트북이기 때문에 풀사이즈 키보드는 아닌데요. HP 노트북이 키보드 배열이 조금 독특한 것 같습니다.
키감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중성이 높은데, 키의 위치가 조금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엔터키와 시프트 키 아래에 오른쪽 방향키가 없고 위아래 방향키만 있는 구조가 조금 낯설었습니다.
터치패드는 빈 공간을 꽉 차게 채우고 있다는 점이 좋았는데요. 하지만 HP 엔비 노트북의 단점을 찾아내라면 이 터치패드를 언급할 것 같습니다.
터치 감도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화면 터치에 양보한 건지 커서의 미세한 조절이 힘들어요.
그에 반해 화면 터치 감도는 굉장히 좋은데요. UI의 차이가 있다 보니 모바일 태블릿만큼 터치가 자연스럽지는 않아도 터치감이나 정확도, 반응 속도는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터치가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
특히 펜을 사용하면 세밀한 터치가 가능해지고 손가락이 화면을 가리지도 않으니까 생산성이 더 좋아집니다. 손글씨 메모나 스케치, 사진 편집을 할 때는 더 말할 것도 없죠.
펜에 있는 두 버튼에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6. 디스플레이 및 사운드
디스플레이 품질은 HP 노트북답게 우수합니다. 100만원대 노트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의 품질이죠.
하지만 이번엔 아쉬운 점들 위주로 다뤄보자면, 화면 밝기가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실내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야외에서 사용하기엔 조금 어둡습니다.
특히 야외에서는 전원선을 연결할 수 없으니까 더 힘들죠.
그리고 글레어 패널이라 빛반사도 있는 편입니다. 즉 야외에서 사용하기엔 쥐약인 거죠.
반면 사운드는 뱅앤올룹슨에 쿼드 스피커까지 더해서 아쉬울 게 없는데요. 특히, 하판 아래쪽에 두 개, 키보드 위에 길게 스피커가 붙어 있어서, 바닥상태와 거치 모양에 상관없이 준수한 소리를 냅니다.
굳이 아쉬움을 언급하자면, 슬림한 바디 때문인지 기대만큼 출력이 많이 높진 않네요.
#7. 보안
HP 비즈니스 노트북만큼은 아니지만, HP 엔비 노트북도 HP 노트북답게 보안 프로그램들이 몇 가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러 보안 프로그램들도 좋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물리 버튼으로 웹캠을 완전히 꺼버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지저분하게 테이프를 붙이거나, 웹캠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문 인식 잠금 해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안 활용성도 높습니다.
#8. 총평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의심되는 스펙과 사용성이었습니다. 단지 가격 대비 성능만 따지자면, 이 정도 스펙의 노트북을 80만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초슬림 노트북에 2in1 기능을 제대로 지원하고, 발열 관리도 준수한 편이죠. 게다가 디자인 만족도도 상당합니다.
또 무엇보다, HP 노트북입니다. 브랜드 밸류도 무시 못 하는 요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HP ENVY x360 Convertible 13-ar0078AU의 가성비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일주일간 만져본 저에겐 굉장히 긍정적인 노트북이었는데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댓글을 통해 의견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