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가 노트북 하나는 정말 기반을 잘 다진 것 같습니다. 이제 대학생 노트북, 직장인 노트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그램'이죠.
초창기 그램은 1kg 이하의 가벼운 무게로 인기를 끌긴 했지만, 완성도 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벼운 무게뿐 아니라 준수한 성능, 올데이 배터리, 개선된 키보드 등 탄탄한 기본기와 그램만의 특장점들을 갖춰나가고 있는데요.
이젠 대화면 시대에 맞춰서, 17인치 대화면 노트북까지 '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습니다.
그램17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사용해본 그램 중에 역대급으로 만족도가 높았는데요.
사실 대부분의 분들이 그램에 대해서 가격 대비 성능은 아쉽더라도 만족도 만큼은 높다고 평가하십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그전에 직접 사용해본 그램17의 사용성들을 평가해볼게요.
#1. 17인치 화면
일단 칭찬부터 하겠습니다. 그램17은 화면이 진짜 깡패에요. 노트북치고 정말 광활합니다.
17인치면 물론 일반 모니터보다는 작지만, 굳이 확장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은 사이즈입니다.
특히 LG 그램17 노트북은 베젤이 진짜 얇죠. (상단 9.8mm, 옆면 6.4mm) 화면 비율이 16:10이라서 그나마 두꺼웠던 하단 베젤도 굉장히 슬림해졌습니다. 덕분에 화면이 더 꽉 차 보이고, 17인치 치고도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별도의 모니터 확장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한 화면 내에서 멀티태스킹을 할 때도 거의 답답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큰 화면 덕분에 반쪽 화면으로 웹서핑해도 답답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16:10 비율이라 이전에 비해 4분할을 해도 갑갑한 느낌이 덜합니다.
참고로 해상도는 WQXGZ(2560x1600)이고, 광시야각은 180도 보다 약간 작은 수준입니다.
#2. 기가 막힌 휴대성
뻔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LG 그램17은 가방에 넣었을 때 무게감이 거의 없고, 17인치이지만 베젤이 얇아서 15인치 노트북을 휴대할 수 있는 가방이라면 거의 다 그램17 노트북을 넣을 수 있습니다.
*무게 = 1340g 이하 / 규격 = 381x266.7x17.8mm
문장으로만 보면 딱히 감흥이 없을 수 있는데, 실제로 체감하면 차이가 꽤 큽니다.
최근에 그램17을 야외에서 촬영해보려고 가방에 넣고 나간 적이 있는데요. 차에서 내려서 가방을 꺼내서 어깨에 맸는데, 심장이 쫄깃했습니다. 너무 가벼워서 그램을 집에 놔두고 왔다고 생각한 거죠.
그램을 사용한다면, 가방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그램 무게에 익숙해져서 빈 가방을 들고나갈지도 모르니까요.
또 집에 있는 여러 가방에 넣어봤는데, 일반적인 남성용 가방엔 그램17이 전부 쏙쏙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서류 가방에도 들어가더라고요.
노트북 때문에 가방을 바꿀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좋네요.
#3. 아쉬운 듯 아쉽지 않은 성능
현재 제가 만져보고 있는 그램17 노트북의 주요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델명 : 17Z990-VA50K
CPU : 8세대 쿼드코어 위스키레이크 i5 8265U (1.6GHz, Turbo 3.9GHz, 6MB)
GPU : 인텔 UHD Graphics 620
RAM : 16GB DDR4 (8GB + 확장 슬롯 1)
SSD : M.2 SSD 512GB (256GB + 확장 슬롯 1)
디스플레이 : 16:10 / 43.1cm(17.0인치) / 고색재현 IPS / 178도 광시야각 / WQXGA (2560x1600)
배터리 : 72Wh
썬더볼트3 / 지문인식 / 백라이트 / 모바일 싱크 / DTS Headphone X
150만원-200만원의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고성능 노트북은 많습니다. 가성비 노트북이 많죠. 그에 비하면 그램17의 기본 스펙이 평범하고 부족해 보입니다.
딱 대학생 노트북, 직장인 노트북 카테고리의 최고 사양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벤치마크 점수는 생각보다 높더라고요.
✎ i7-7700K와 유사한 싱글 코어 성능과 60% 수준의 멀티 코어 성능.
✎ 나름 상위권에 속하는 CPU 벤치마크 점수. i7-7700HQ 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높은 클럭을 유지할 수는 없지만, 벤치 점수 자체는 만족할만한데요. 또 그램17이 내부적으로 제법 완성도 있게 다듬어졌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윈도우 노트북에서 느껴지던 미묘한 버벅거림도 그램17에서는 없었어요. 다른 리뷰에 의하면 1080p 영상의 영상 편집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썬더볼트3를 지원해서 대용량 파일을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데, 직장인 노트북, 대학생 노트북에 꼭 맞는 스펙은 잘 챙겨 넣었네요.
참고로 그램17은 인텔 AC9560 칩셋이 탑재되었는데, 5GHz 대역 160Hz 채널로 최대 1.73Gbps 속도 와이파이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4. 기대 이상의 발열 관리
충전하면서 PCMARK10으로 벤치마크를 2회 구동하고, CPU-Z로 또 한 번 CPU 벤치마크 점수를 측정해봤습니다. 이어서 발열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봤는데요.
화면이 넓은 만큼 하판도 마찬가지로 넓어졌죠. 덕분에 힌지 중앙 부분은 약간 발열이 느껴지지만, 단자 부분과 트랙패드 부분엔 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키보드의 키캡에도 열이 전달되지 않았고, 키보드 사이사이엔 미지근한 열이 느껴졌습니다.
중앙 부분도 뜨겁다기보단 열이 느껴진다는 수준이었는데요. 발열 관리가 기대 이상이라 놀랐습니다.
#5. 실제 배터리 타임
100% 화면 밝기와 30% 스피커 음량으로 유튜브를 2시간 동안 재생해봤습니다.
99%에서 71%로 감소했는데요. 화면이 커서 그런지 최대 밝기일 때 배터리 소모량이 15인치에 비해 큰 것 같습니다.
물론 노트북이 100% 화면 밝기로 7시간 정도나 재생할 수 있는 건 대단한 일이죠.
반면 충전 속도는, 42분 동안 46%에서 79%까지 충전되었으니까, 대략 1시간에 50% 정도 충전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 다른 실험에서도 1시간에 15% 정도 배터리가 소모되었습니다.
#6. 오타는 적지만 약간은 아쉬운 키보드
종잇장 같던 LG 그램의 키보드에 정말 많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일단 키감 자체는 준수한 편입니다. 특이점은 키소음이 조용한 편이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리가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키의 반발력은 꽤 강해졌는데, 소리 때문에 더 가볍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그러니까 키소음을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 타이핑을 해보면 키소음이 들릴 때보다 키감이 더 좋게 느껴지거든요.
다른 노트북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그램의 키보드를 사용해도 오타가 적었습니다. 물론 이건 개인차가 있겠죠.
아쉬운 점은 엔터키, 백스페이스키가 작다는 건데요. 타자를 칠 땐 오타가 안 나는데, 글자를 지우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려고 할 때 오타가 생깁니다.
17인치 화면에 맞춰 넓어진 하판을 키보드와 트랙 패드 공간으로 활용하지 않은 점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7. 그램17 본전 뽑기
고사양 노트북의 본전을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고사양 작업을 자주 해야 합니다. 제품이 만들어진 목적대로 잘 사용할수록 제품의 본전을 제대로 뽑을 수 있죠.
LG 그램17 노트북은 가볍게 휴대하고,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타임을 제공하고, 17인치 대화면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 노트북 사용자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평소에 사용하듯이 사용하면 그램의 제조 목적대로 사용할 수 있고,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램의 리뷰 만족도가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은 조금 아쉬워도, 소비자의 사용 패턴과 노트북의 특장점이 일치하니까요.
소비자의 실제 사용 패턴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면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출시된 LG 그램17. 그램의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