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많은 나라들에서 이 코딩을 컴퓨터 공학과에서뿐 아니라 초등학교에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코딩에 대한 지식을 얻게 하기 위한 목적일까? IT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라면 그런 부면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본래 취지는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 그리고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일 것이다.
교육 방법이 원래 취지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오늘은 코딩을 놀이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코딩 로봇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엠봇이라는 교육용 코딩 로봇인데, 이 로봇을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한 지인에게 일주일간 빌려주고, 상세한 후기를 받아냈다.
엠봇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전지적 코알못 시점의 리뷰를 시작해보자.
엠봇은 어떤 제품?
엠봇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코딩 초보자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초보자에서 그치는 건 아니고,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의 과정이 준비되어 있다.
코딩 이전에 40개의 부품을 사용해 직접 조립해야 하는데, 10분만에 조립할 수 있고, 또 500개 이상의 표준화된 확장 부품을 사용해 자신만의 엠봇을 만들 수 있다.
이 부품 중에는 RGB LED, 블루투스 모듈, 장애물 감지용 초음파 센서, 라인을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적외선 센서 모듈 등 제법 디테일한 재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Makeblock과 mBlock이라는 전용앱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코팅 프로그래밍을 즐길 수 있다.
✎ 복잡한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꽤나 귀여운 외모를 갖추고 있는 엠봇.
✎ 꽤 복잡해보이는 부품들이지만, 전용앱을 활용하면 쉽게 조립할 수 있다.
✎ 마치 게임처럼 코딩을 즐길 수 있게 해준 엠봇의 전용앱
코알못의 코딩 로봇 사용기
솔직히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그동안 맥가이버가 스마트폰이니 드론이니 만져볼 수 있게 빌려줘서 사용해보곤 했는데, 그 빚을 이렇게 갚아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다.
코딩에 관해 아는 거라곤 영어 스펠링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그동안 받은 것도 있고 하니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부품이 제법 많긴 했는데 조립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고, Makeblock 전용앱을 다운로드하니까 부품 하나하나를 어디에 연결해야 하는지 모두 알려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3D 그래픽이라 회전시키면서 중간중간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도 있었다.
조립은 간단하게 끝내고, 연결을 시도했다. 복잡한 과정 없이 그냥 코딩 로봇의 전원을 켜고 전용앱을 실행하기만 하면 연결이 진행됐다.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Makeblock에는 코딩 외에 RC카처럼 이 로봇을 조작하는 기능도 있었는데, 코딩이 어려우면 이거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코딩앱인 mBlock앱을 실행했는데, 시작 화면에 중급자와 초보자로 구분되어 있었다. 겸손하게 초보자를 눌러 실행했는데,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게임 같은 화면이 등장했다.
시키는 대로 블록을 맞추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움직인다. 예상과 달리 초반엔 굉장히 쉬었고, 무언가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게임을 하듯 문제를 풀어나갔다.
마치 레벨업을 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늘어나듯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늘어났는데, 게임과도 같은 훈련 프로그램이 꽤나 상세해서 어려울 건 없었다.
호기롭게 중급자를 도전했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린 걸 보면, 처음부터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쉬운 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 과정이 누구나 도구들 하나하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 것 같다.
사실 일주일 동안 초보자용 과정을 끝까지 클리어하지는 못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만큼 방대하다.
코딩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라면, 당연히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했던 점들도 정말 하나하나 명령해야 하고, 또 다양한 도구를 잘 활용할수록 복잡한 동작이라도 간단하게 명령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마치 아는 영어 단어들과 문법 요소를 조합해서 원하는 영어 문장을 만들어 내듯이, 각 도구들을 모아서 원하는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실패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어디에서 문제가 있었고, 또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면서 그동안 쓰지 않던 뇌의 일부분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판매페이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잘만 하면 정말 코딩 로봇을 모아서 축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아직은 나에겐 중급자 모드도 어렵지만.
✎ 코딩 외에 Play 모드가 있는데, 그냥 가지고 놀 수 있다. 라인 기능은 제대로 따라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 초보자 모드와 중급자 모드의 차이
✎ 거리를 측정하는 초음파 센서가 있는데, 수피를 보면 오차가 있긴 하지만 대략 비슷하다. 덕분에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다.
생애 첫 코딩에 대한 소감
이런 방식의 코딩은 대학 전공 수업에서 배우는 코딩과는 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코딩을 아이들이 배우고 즐길 때 효과가 어떨지는 대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창의적으로 효율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국내 교육의 시험이라는 녀석을 만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만. 코딩은 실패가 그저 하나의 단계인 것 같은데, (물론 난 코알못이다.) 시험 때문에 아이들이 실패 단계에서 좌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격이 조금 비싸서 막상 구입하려고 생각하면 망설여지기도 한다. 반대로 요즘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장난감의 가격표를 생각하자면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 코딩 로봇은 쉽게 질리지 않을 만큼 할 게 많았고, 코딩을 공부가 아닌 놀이로 접근하게 해줬다. 특히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해보니까 코딩에 대해 배워볼 기회가 없었던 어른이들이 한 번쯤 접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COALM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