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질문 자체가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엘지 V30s(가칭)으로 불리는 제품은 기존에 출시되었던 V30의 옆그레이드 제품이고, 갤럭시S9은 명백히 갤럭시S8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 들어가더라도 명제는 이상해도 한참이나 이상하다. 갤럭시S8은 전 세계적으로도 막대한 판매량을 올렸고, 특히나 팩트를 짚어 보자면 갤럭시S8 플러스 모델은 지난해 전 세계 판매 톱5에 들어가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명제는 명제 자체가 의문형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엘지는 이번 엘지 V30s를 내놓기 이전에 이러한 고민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엘지는 그동안 매번 분기마다 적자를 기록해왔고, 회심의 역작이라 자평하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해왔었다. 하지만 매번 보란듯이 역작이 되지는 못했고,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1:1 대결이 가능하다고 평가하는 G6와 V30까지도 적자로부터 돌파구를 만들어줄 성적표를 안겨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엘지는 지금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이번 MWC 2018에서 엘지는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 어쩌면 G7이 될지 모를 제품을 공개하고 출시하는 대신 기존에 출시되었던 V30의 옆그레이드 모델인 엘지 V30s를 내놓는다고 알려왔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드러난 스펙은 V30와 비슷한 디자인에 AI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사이 G7은 재정비를 하면서 경쟁력을 높여서 4월 이후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출시 시기가 미뤄지는 것은 칩셋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G7은 차기 신제품인 만큼 당연히 올해의 플래그십 칩셋인 스냅드래곤 845를 탑재해야 했지만, 초도 물량을 받지 못해서 출시가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즉, 삼성과 몇몇 기업이 초도 물량을 싹쓸이를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또다시 구형 칩셋을 그대로 품은 채 출시할 수는 없었던 G7는 어쩔 수 없이 출시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1월에는 V30의 새로운 컬러인 라즈베리 로즈를 선보였고, 그보다 전에는 V30 시그니처 에디션까지 내놓았다. 물론, 시장에서는 이 제품들에 대한 큰 ‘신제품 효과’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엘지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차선책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기존에 출시되었던 V30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시간을 벌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말 엘지 V30s는 갤럭시S9과 아이폰X과 같은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견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는 스마트폰의 출시라면 오히려 브랜드 가치의 하락과 함께 비용의 증가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엘지 V30s의 성공 여부는 엘지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우선, 기존에 출시된 V30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외면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고, 동시에 갤럭시S9 시리즈와 비교해서 열세인 스펙을 넘어서는 다른 장점을 제대로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우려는 엘지가 기존에 출시된 V30의 가격을 낮추지 않고, V30s의 가격을 더 높여서 출시하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100만원을 넘어서는 V30s가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다.
만일 엘지가 영업이익이나 수익률 향상을 위해서 기존의 V30는 그대로 둔채로 가격을 더 높인 엘지 V30s를 내놓는다면 소비자들은 다시금 엘지로부터 등을 돌리게 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정말 매력적이고 구매할 만한 제품을 내놓고,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조정하면서 합리적인 가격표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V30s의 가치를 높여줄 이벤트를 진행해야 한다.
삼성은 언제나 그렇듯 사전 예약부터 예약 판매, 정식 판매 모두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V30s가 갤럭시S9을 견제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과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즉, ‘갤럭시S9 예약 판매량, 엘지 V30s에 발목 잡힐까?’라는 질문은 소비자들이 아닌 엘지 스스로가 자신에게 던져야 하고, 해답을 명확히 제시해야만 하는 질문인 셈이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