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실버 컬러에 더 눈이 가기는 했지만 어쩌다 보니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를 만나게 되었다. 지인이 홍콩 여행을 떠나면서 어렵게 어렵게 구해온 아이폰X(텐)은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 및 다크 스테인리스 스틸 컬러의 조합으로 검은색의 조합이라 부를 수 있었다.
실버 컬러의 아이폰X은 측면까지 밝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되어 있어서 더 눈에 띄었다면,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는 측면까지 어두워서 화면을 켜기 전까지는 아이폰X인지 모르는 경우도 제법 많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고급스러움은 잃지 않으면서 많은 내적 만족을 줬다는 후문이다.
아이폰X 개봉기인 만큼 전체적인 개봉기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아이폰X 구매 후기까지 소개해볼 예정이다. 아쉽게도 일정이 많아서 직접 홍콩으로 가지는 못했지만, 정말 어렵게 어렵게 공수했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다.
아무튼, 아이폰X 개봉기를 통해서 전하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만나본 아이폰 가운데 가장 다른 아이폰이라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1세대 제품에서 보여주는 한계가 뚜렷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의 아이폰X 구매 후기를 시작해보자.
아이폰X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의 포장 박스는 아이폰8 스페이스 그레이와 달리 블랙 컬러가 아닌 화이트 컬러에 폰의 전면 사진이 양각으로 인쇄되어 있어서 사실 이 제품이 스페이스 그레이인지 실버인지 쉽게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포장 박스를 열어 보게 되면 홍콩 버전이기 때문에 국내 규격과 다른 어댑터가 포함되어 있었고, 여전한 이어팟과 라이트닝 잭이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폰8 및 이전 아이폰 시리즈와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최대 300달러가량 비싼 아이폰이라고 하기에는 액세서리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지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튼, 아이폰X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는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는데, 사실 진짜 첫인상이라고 한다면 화면이 꺼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아이폰X이 맞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물론, 홈 버튼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화면을 켜기 전까지는 이전 아이폰 스페이스 그레이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면과 측면을 통해서 살펴본 아이폰X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는 기대 이상으로 고급스러웠고, 생각보다 묵직했으며, 지문 인식기 수준의 지문이 남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10분마다 닦아줘야 할 정도로 지문이 잘 묻어나서 정말 ‘글라스’로 마감되었음을 체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이폰X 개봉기를 통해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아이폰X은 화면이 가장 남다른 킬링 포인트이면서 아킬레스건이라는 것. 아이폰6 플러스부터 아이폰7 플러스까지 5.5형의 플러스 모델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이라면 이번 5.8형의 아이폰X이 다소 작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실제 화면의 면적을 기준으로 한 화면 크기는 아이폰6~8 플러스 모델이 더 크기 때문인데, 이번 아이폰X은 19.5:9 비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로로 들었을 때의 가로 폭이 다소 좁아서 실질적으로 16:9 비율의 동영상이나 콘텐츠를 볼 경우에는 4.7형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여줌을 알 수 있다.
즉, 5.8형이라는 수치상에서 오는 큰 화면이라는 느낌은 19.5:9 비율의 화면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고, 이외의 경우는 다소 잘려 나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폰X의 화면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가능했는데, 역대급으로 화면이 유리에 붙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실제 유리 위에 인쇄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밝기 및 선예도가 매우 뛰어나서 프린팅되어 있는 화면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도 들었다.
앞서 소개한 장단점에 이어서 이번에도 디스플레이 이야기다. 아이폰X에 대한 평가는 사실 화면으로 시작해서 화면으로 끝나기 때문인데, 우선 베젤의 경우는 갤럭시노트8 및 갤럭시S8 시리즈를 떠올렸다면 다소 크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상하좌우 모두 같은 너비를 가졌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일체감이 만족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즉, 손으로 쥐고서 사용하기에 꼭 적합할 정도의 베젤을 가졌다는 뜻이고, 상단부분의 노치 디자인 역시 우려한 것보다는 훨씬 덜 거슬려서 웹서핑을 하거나 다양한 앱을 실행하고 활용하는데 있어서 사실상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예상외의 복병이 바로 하단부의 가로로 긴 ‘바’였는데, 이 바는 어떤 경우에도 나타나서는 화면에서 제법 거슬리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되기도 했고, 특히나 16:9 비율로 보이는 대다수의 앱의 경우 가로로 회전할 경우 이 바의 영역이 별도로 존재하면서 결국 화면이 더욱 작아지는 현상까지 보였다.
그래서 상단의 노치 디자인보다는 하단부의 ‘바’가 조금은 더 거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네 손맛을 비롯해서 화면의 밝기, 균일도, 색상 표현력과 같은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실제 해외 전문 기관의 평가에서처럼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가능했다.
아이폰X을 만져본다는 기쁨도 잠시, 계단을 내려오다 그만 발을 헛디뎌서 폰을 놓치고 말았는데,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폰을 박살 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힘껏 손을 뻗었지만 아이폰X은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말았다.
결과 아이폰X의 상단 왼쪽 스테인리스 스틸 부분에 찍힘과 흠집이 발생되고 말았는데, 다행이라면 전면은 이미 해외에서 구입한 강화유리를 부착한 상태였고, 나머지 부분을 감싸는 케이스를 끼워둔 상태였기 때문에 노출된 부분을 중심으로 찍힘이 남았다.
물론, 제아무리 튼튼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이라 하더라도 강한 충격에는 찍힐 수밖에 없겠지만, 이번에 실수로 떨어뜨리게 된 아이폰X은 여전히 찍힘과 흠집에 약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낮은 20~30cm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졌음에도 찍힘이 남았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더욱 전후면 보호필름이나 케이스를 바로 씌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포장 박스만 봐서는 어떤 컬러의 아이폰X인지 알 수 없었던 디자인
✎ 구성품은 여느 아이폰과 다르지 않아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 블랙이 아닌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에서 오는 독특한 느낌도 만나볼 수 있었다.
✎ 측면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어서 반짝임이 많았지만, 동시에 지문도 많이 남았다.
✎ 전면 디자인은 의외로 완성도가 높았는데, 노치 디자인이 거슬리기 보다는 하단부의 기다란 '바'가 다소 거슬리는 느낌이었다.
✎ 다양한 애플 제품들과 패밀리 룩을 완성했던 디자인
✎ HDR이 지원되는 디스플레이는 몰입도가 상당했고, 노치 부분은 생각만큼 신경쓰이지 않았다.
✎ 하지만 비율이 19.5:9이기 때문에 16:9 비율의 일반적인 콘텐츠와 동영상은 많이 잘리는 아쉬움도 남았다.
✎ 여러 앱에 따라 보여지는 디자인 요소들
✎ 아이폰X은 아이패드와 비슷한 아이덴티티의 UI를 보여줬다.
✎ 그립감이 상당히 뛰어났던 아이폰X은 얇은 베젤의 장점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지인에게 다시금 물어보기로 했다. 아이폰X을 해외까지 날아가서 구입하느라 상당한 비용을 들였는데, 국내에서 정식 출시가 될 때 구입을 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지에 대해서. 결과 지인은 뜻밖의 이야기를 남겼다.
놀라운 손맛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고 싶다면 아이폰X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100% 호환되지 않는 앱들이 많다는 점에서 1세대 모델이 거쳐야 하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고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아이폰X은 자꾸만 눈길이 가고, 만족도 역시 기대 이상이었지만 수 만개가 넘는 앱은 아직까지 아이폰X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19.5:9 비율의 아이폰X을 100% 활용하기까지는 1년에서 2년,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폰X을 구매해도 좋을 이유 또한 많다. 모든 제품은 개인의 만족이고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보다 작은 크기로 더 넓은 화면을 제공하는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태평양 베젤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던 아이폰을 드디어 슬림 베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새로운 UI와 UX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까지도.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아이폰X을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이번 아이폰X 개봉기 및 아이폰X 구매 후기를 통해서 살펴본 사실은, 분명 새롭다는 것이고, 어떤 면에서는 아직까지 100% 만족도를 경험할 수 있는 아이폰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래와의 조우라는 것이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