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스펙을 둘러본 분들이라면 와이파이 항목에 11ac라고 적혀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테다. 데이터도 3G, 4G, 5G에 따라 속도 차이가 나듯, 와이파이도 규격 별로 속도 차이가 나는데, 그중 최신 규격이 바로 11ac이다. 간편하게 5G 와이파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규격이라고 생각하자.
최신 규격인 11ac는 이전 규격에 비해 속도가 3배 이상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전 규격인 11n도 최대 300Mps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는 것. 게다가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그 이상의 속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분명 자신의 스마트폰도 11ac를 지원하는 최신 스마트폰인데, 어째서 이전 폰보다 동영상 스트리밍 속도가 빨라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걸까?
아마 저속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거나, 와이파이 공유기가 11ac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모델일지 모른다. 2년 혹은 1년 만에 교체하는 스마트폰과는 다르게 와이파이 공유기는 5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최신 스마트폰에는 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면서 정작 와이파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아닐까. 슈퍼카를 논두렁길에서만 타고 다니는 것과 같기 때문.
그래서 오늘은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기가비트 와이파이 공유기를 소개할까 한다. 4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Tenda AC9이라는 듀얼밴드 유무선 공유기인데, 고가의 와이파이 공유기에서 볼 수 있는 빔포밍 기술까지 품고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속도부터 알아보자. 텐다 AC9은 2.4GHz 대역에서 300Mbps, 5GHz 대역에서 867Mbps를 지원하며 약 1200Mbps의 속도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고성능 파워 증폭기와 외장 안테나로 와이파이 범위를 확장해준다고 하는데, 여기에 빔포밍 기술까지 더해서 보다 먼 곳에서도 보다 빠르게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다.
빔포밍 기술은 와이파이를 단순히 넓게 퍼뜨리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에 직접 연결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또한 이 가성비 와이파이 공유기는 브로드컴의 900MHz 고속 CPU와 128MB 램을 탑재해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다.
유선 공유기로써도 준수한 성능을 품고 있는데, 최대 867Mbps를 지원하는 4개의 랜포트와 USB 2.0 포트를 탑재하고 있다.
이 USB포트가 있기 때문에 NAS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의 사진을 바로 프린터에서 출력하는 것처럼 프린터 서버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
오랜만에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하려 하면 막상 당황할지 모른다. 텐다 AC9을 설치할 때도 당황하게 됐는데, 조금 다른 의미에서 당황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간단했기 때문.
먼저 공유기에 파워선과 WAN 선을 꽂고, 데스크탑이라면 LAN선을, 노트북이라면 Tenda라는 이름을 가진 와이파이를 연결한다.
그리고 브라우저를 열어서 주소창에 192.168.0.1을 입력하고, 위의 스크린샷 과정을 거치면 끝이다. 사실 과정이라고 할만한 것도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 밖에 없다. 공유기 설치 과정이 너무나 짧아서일까, 텐다 공유기 설치 가이드에는 남은 공간에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와이파이를 설정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적혀있다.
단순한 과정으로 설치의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던 텐다 AC9, 하지만 이 가성비 유무선 공유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하다고 할 수 없었는데, 텐다의 전용앱을 보면 그 점을 알 수 있다.
텐다 와이파이 앱의 첫 화면은 현재 텐다 AC9에 연결되어 있는 기기의 목록이 열거되어 있다. 빔포밍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니 당연한 기능일지 모른다.
그리고 원하는 기기를 클릭해서 ’Speed limit’ 항목에 들어가면 속도의 제한을 둘 수도 있고, 심지어 블랙리스트에 올려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부모라면 ‘parental control’ 항목에서 자녀의 스마트폰을 관리할 수 있는데, 와이파이 사용 시간을 설정하거나 와이파이 중에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가능하다.
그 화면을 나가서 ’Tools’로 화면을 옮겨보면 정말 많은 설정들을 볼 수 있는데, LED를 끌 수도 있고, 게스트용 와이파이를 설정할 수도 있고, 공유기의 전력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Tenda AC9의 또 다른 특징은 이 모바일 앱으로 와이파이 스케줄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인데,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설정해서 간편하게 전력 소모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리고 Storage 섹션에서는 USB 포트를 활용한 기능들을 사용해볼 수 있다.
직접 사용해본 텐다 와이파이 앱은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누구나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다. 세밀한 고급 기능이 없다는 점도 누군가에겐 아쉬운 부분일지 모르겠다.
물론 영어도 기본적인 단어 몇 가지만 안다면 어려움은 없었고, 그동안 고성능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일반적으로 어려운 고급 기능들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빔포밍 기술로 보다 빠르게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었던 Tenda AC9
✎ 900MHz 고속 CPU와 128MB 램을 탑재해 처리 속도를 끌어 올렸던 제품
✎ 누구나 편의 기능을 누릴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던 텐다 와이파이 앱
4만원대의 가격에 빔포밍 기술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도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앱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과, 공유기가 세로 거치만 가능하다는 점은 생각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세로 거치는 공간을 절약하고 발열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반면 특정 장소에서는 설치하기가 마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럼에도 단순한 설치방법과 직관적이고 편리한 전용앱, 그리고 빔포밍을 더한 고속 와이파이까지 품은 가성비 기가비트 와이파이 공유기 Tenda AC9은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분들에게 알맞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