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고 한다. 그만큼 한국은 속도에 민감하고,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빠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특정 분야에 관련해서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터넷이나 데이터, 와이파이와 같은 것들이 그러하다. 좁은 국토의 유일한 장점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의 속도는 심지어 일반 대중들의 필요를 넘어서기도 하는데, 요즘 와이파이만 보더라도 그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십 단위를 오가던 와이파이의 속도가 이제는 수백 단위로 올라갔으니까. 약 500Mbps의 속도라면 6MB 정도 되는 노래 10곡을 다운로드하는데 1초도 걸리지 않는 속도다.
이러한 무선 인터넷 속도는 기술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오는 긍정적인 발전이긴 하지만, 적당한 속도만 있으면 되는 누군가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물론 성능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좋긴 하지만, 그럴수록 당연히 ‘돈’이 필요하기 때문.
그래서 오늘은 무시무시한 성능을 품은 기업용 와이파이 공유기가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 부족하지 않은 속도를 품은 가성비 와이파이 공유기를 놓고 이야기해볼까 한다. 아이피타임의 A3 무선 공유기인데, 주먹만 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아이피타임 A3의 스펙은?
사실 아이피타임 A3의 성능은 밑밥을 깔았던 것처럼 그리 낮지는 않다. 802.11ac 규격을 지원하기 때문에, 5GHz 대역에서 867Mbps, 2.4GHz 대역에서 300Mbps 링크 속도를 낼 수 있다. 약 12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일인 가정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가구에서 사용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다.
이전에 리뷰를 다루었던 A704NS와 같은 속도인데, 사실 높은 부하가 걸릴 때는 아이피타임 A3가 그러한 공유기보다 못한 성능을 보여줄 수도 있다. 5GHz 대역과 2.4GHz 대역의 와이파이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 안테나와 한 프로세서에서 처리되기 때문.
그리고 580MHz CPU와 64MB DDR2 램을 탑재했기 때문에 고성능 아이피타임 공유기들보다 처리 속도가 다소 늦을 수는 있다.
물론 정작 사용자는 실감하지 못하는 수준일 수 있고, 이러한 비교는 어디까지나 비슷한 가격대의 와이파이 공유기가 아닌 3배 이상 금액 차이가 나는 제품과의 비교이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비교일 수 있다.
16MB 정도의 램이 사용되는 일반 저가 와이파이 공유기들보다는 훨씬 나은 처리 속도를 품고 있으니 속도가 느릴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뿐만 아니라 아이피타임 A3은 아이피타임의 공유기이기 때문에 ipTIME Mobile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 그 덕분에 802.1x를 비롯한 보안 시스템과 ipDISK 파일 공유 서버 활용, 공지/광고 기능 등 고급 옵션들을 활용해볼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가격은 2만5천원 정도다.
직접 사용해본 아이피타임 A3
아이피타임 A3는 저전압, 저발열을 지향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거기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앙증맞은 사이즈를 품고 있어서 케이블만 여유가 있다면 정말 어디든지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LED도 마음에 들었는데, LED가 동작 시에만 나타나서 침실에 두더라도 잠을 방해하지 않았다. 저전압과 수면을 둘 다 잡은 일거양득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USB 포트가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었다. 고성능 아이피타임 공유기에 탑재되어 있는 USB 포트는 여러모로 쓸 일이 많은데, 아이피타임 A3 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그 기능들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와이파이 속도에 대해서는 여러 기기를 사용할 때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 시간 외에 이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용했다는 점은 알아둬야겠지만.
아무튼 와이파이 속도 자체는 혼자 다 쓰기에 과한 데이터 속도가 아닐까 싶었다.
✎ 앙증맞은 사이즈로 어디든지 놓고 사용하기 좋았던 제품
✎ 저전압, 저발열을 지향하는 구조로 설계된 ipTIME A3 무선 공유기
✎ ipTIME Mobile을 이용해 보안 시스템, 파일 공유 서버 활용 등 고급 옵션 활용 가능
✎ 간편하게 설정이 가능한 아이피타임 전용 설정
✎ 직관적이면서 빠르게 설정이 가능했다.
✎ 다양한 설정이 눈에 띄는 곳에 있어서 편리했던 설정창
ipTIME A3 공유기, 누구에게 맞을까?
누구에게는 필요하고 누구에게는 필요 없는지 정답을 내리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두 명의 지인에게 도움을 구했는데,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A와, 2명의 자녀와 함께 4인 가정에서 살고 있는 주부 B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맥가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본인 C도 한번 참여해봤다.
Q. 아이피타임 A3를 선택해도 좋을까요?
A :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여러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까, 혼자 살아도 이 정도 속도의 와이파이 공유기는 필요해요. 11ac 규격을 지원하면서 이 정도 가격대라면 구입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물론 여러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일이 없다면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을 찾아볼 수도 있을 듯해요.
B : 일단 작아서 좋아요. 우리 가족은 굳이 초고속 와이파이 공유기가 필요하지는 않아서, 오히려 작은 사이즈가 더 매력 포인트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케이블은 여전히 정리가 필요하지만요. IoT 기기가 없는 지금 상태라면 이 공유기로 충분할 것 같네요.
C : 일반 가정집에 사용하기에는 괜찮을지 몰라고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USB 포트의 부재가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랜선 포트가 2개밖에 없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일반 데스크탑이 3개 이상인 방에 이 공유기를 설치했다가는 황당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유무선 공유기 구입을 고려 중이라면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현재 사용 중인 기기들뿐 아니라 앞으로 사용하게 될 수도 있는 기기들 역시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IoT 기기 같은 제품들 말이다. 물론 그때는 더 나은 와이파이 공유기가 출시될 테고, 그때 가서 공유기를 다시 바꿀 것을 계산한다면 아이피타임 A3처럼 저렴한 가격대의 와이파이 공유기가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피타임 공유기 라인업만 하더라도 ipTIME A3 외에 다양한 선택지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리뷰했던 다른 와이파이 공유기 리뷰들을 둘러본 후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