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이다. 시간차를 두고 태어난 형제라면 또 몰라도, 엘지는 G6 플러스를 V30의 탄생에 맞춰서 내놓고 말았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일지는 몰라도 소비자로서는 난감하다.
우선, G6 플러스는 지난해 플래그십 칩셋을 달고 있는 반쪽짜리 최신 플래그십이라서다. 거기다 카메라 성능이다 화면 크기, LCD의 탑재 등등 세밀하게 들어가 보자면 G6 플러스의 경쟁력은 V30와 비교해서 부족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가격표를 놓고 보자면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G6 플러스의 가격은 957,000원으로, V30의 64기가 모델 가격인 949,000원보다 더 비싼 가격표를 선보인 것이다. 즉, G6 플러스가 결코 V30보다 아래급은 아니라는 엘지의 자부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과연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가 문제겠지만, 아무튼 엘지의 자기주장이 강한 가격표 선정은 V30 플러스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오직 128기가 용량으로 용량에서의 차이만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V30와 G6 플러스 가운데 나에게 맞는 제품은 무엇일까?
그립감, 묘한 차이를 지니다.
V30와 G6 플러스의 그립감은 수치상으로는 확인이 힘든 묘한 느낌이 있다. 그러니까, 수치상으로는 키가 더 큰데 직접 보면 키가 작아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우선, G6 플러스의 가로 너비는 71.9mm로, V30의 75.4mm와 비교하자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두께와 디자인을 더하게 되면 V30의 그립감이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데, 우선 V30의 두께는 7.3mm로 7.9mm의 G6 플러스보다 더 얇다.
결과적으로 볼 때 V30은 가로 폭은 수치상으로 더 넓은 것은 맞지만 두께와 유선형의 디자인이 만나게 되면서 체감되는 폭은 더욱 줄어들게 되고, 결과 그립감이 더 좋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각진’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 이를테면 아이폰6 시리즈보다는 아이폰5 시리즈가 더 좋았던 분들에게는 G6 플러스의 안정감 있는 디자인이 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6 및 아이폰7의 디자인이 좋았던 분들이라면 체감 그립감이 더 우수한 V30에 한 표를 던질지도 모르겠다.
디스플레이, 한 뼘을 넘어선 차이
이제 디스플레이로 넘어가 보자. V30의 디스플레이는 엘지가 처음으로 선보인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로, 18:9 비율로 만나보는 시원시원한 OLED 화면이다. 즉, 블랙을 완전한 ‘암흑’으로 꺼둘 수 있는 디스플레이인 셈이다.
이를 통한 장점이라면 AOD를 더욱 넓게 적용하면서도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있고, 암부를 제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명암비가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다. 즉, 색상 하나하나가 디테일하게 살아나는 것을 뜻한다.
반면 G6 플러스의 LCD 풀비전 디스플레이는 부드러운 색감과 은은한 느낌을 전달해줬다. G6 플러스만 놓고 보자면 충분히 뛰어난 디스플레이인 것은 맞지만, V30와 1:1로 비교를 하자면 V30는 쨍하고 화사한 반면, G6 플러스는 어딘가 모르게 칙칙하고 어둡다.
OLED의 장점이 밝고 선명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2년 정도를 벌려놓은 것처럼 극대화가 되면서, 아마도 디스플레이를 놓고서 제품을 선택한다면 100이면 100 모두 V30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었다.
사운드, 이미 완성에 가깝다.
사운드와 관련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두 제품 모두 완성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줬다. 오히려 V30와 G6 플러스의 스펙이 과하다고 할 정도로 음원 소스를 넘어서는 기본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왕복 8차선 도로를 완성했고 이제는 거기에 아스팔트까지 고급으로 새 단장을 했는데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는 여전히 중소형 차일뿐 아니라 차선을 하나씩 물고 다녀도 될 정도로 넉넉한 것이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V30는 사운드와 관련해서 세부적으로 더욱 다듬으면서 일명 ‘후보정’이라 불리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단순히 EQ 변경을 넘어서서 소리의 폭이나 울림, 떨림까지 섬세하게 조율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사실, 일반적으로는 노래마다 맞춰서 세밀하게 옵션을 조절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옵션의 선택지가 더 많아지고 늘어난 것이지, 그것 자체로 G6 플러스를 대체할 정도라는 평가는 힘들었다.
G6 플러스에서도 해당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한다면 동일한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기종에 따른 색상 고민은 있었지만, 사운드를 두고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V30와 G6 플러스입니다.
✎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의 V30과 LCD 풀비전 디스플레이의 G6 플러스
나에게 맞는 스마트폰은?
당연히도 V30가 더 좋은 선택지다. V30는 OLED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카메라 역시 F1.6의 매우 밝은 조리개 값을 적용했을 뿐 아니라 화면도 6인치도 더욱 커졌다. 사운드는 여전히 훌륭하며 거기에 디테일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그립감도 훌륭할 뿐 아니라 카툭튀라고는 하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고 매우 깔끔한 클린 백 디자인으로 만족도를 높여줬다.
개인적으로는 그립감 역시 전후면 라운딩 처리를 통해서 매우 부드럽고 손에 착 감긴다는 평가가 가능했는데, 그래서인지 V30는 계속해서 손에 올려두고 싶은 그런 손맛을 전달해줬다.
반면 G6 플러스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완전한 플랫 디자인이기도 하고, 각진 느낌과 부드러운 느낌을 동시에 전달해주기 때문에, 거기다 G6 플러스 모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색상 옵션이 많기 때문에 그 점에 포인트를 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지 모른다.
엘지는 V30 플러스에서는 색상 선택에 제한을 뒀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데, 어쩌면 차후에 추가 컬러의 출시로 다시금 차별화를 선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운드를 두고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V30와 G6 플러스, 다른 가치에 포인트를 둔다면 자신에게 맞는 폰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