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해전술이라는 말이 있다. 공격 무기 혹은 전술보다는 수적으로 우세한 인력을 활용해서 적을 압도하는 전술을 일컫는 인해전술은 과거 중국이 자주 사용했던 전술로서,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에 엘지가 선보이는 전술 및 스마트폰 판매 전략이 바로 ‘인해전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공개되지도 않은 V30를 무려 500대나 증정하는 국민 체험단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시점 또한 묘한 느낌이 있다. 삼성이 갤럭시노트8을 공개하는 시점에 맞춰서 이벤트를 선보였기 때문. 삼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공식 출시까지 한참이나 남은 공백기를 활용해서 엘지가 관심을 끌려는 전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려 500대의 V30를 증정하는 엘지의 전략은 무엇이고 과연 어떠한 효과를 얻게 될지, 삼성은 과연 어떠한 카드를 꺼내게 될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인해전술, 엘지의 전략은?
공식적으로 V30가 어떠한 폰이 될지, 어떠한 디자인을 가지게 되고 어떠한 기능과 기술로 소비자들을 놀라게 만들지 와 관련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없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삼성이 이번 갤럭시노트8에서도 음질을 대대적으로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에 더해서 성능과 관련해서도 놀라운 개선점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 있다.
즉, 엘지로서는 스펙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던 G6 때와 달리, V30와 갤럭시노트8을 동일 선상에 놓고서 비교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에 더해서 풀비전 디스플레이 및 더 큰 대화면 및 엘지만의 고음질을 더해서 갤럭시노트8과 겨뤄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V30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주일이나 빨리 공개된 갤럭시노트8에 쏠린 대중의 눈을 ‘국민 체험단’이라는 이름으로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분산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무기나 전술이 아닌 인력의 수를 활용해서 압도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전술이 제대로 먹히기 위해서는 실제 제품이 뛰어날 필요도 있겠지만 그 수가 무려 50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려 500대의 V30, 효과는?
일반적으로 체험단이라고 하면 1명이나 3명, 많아도 5명 정도에게 제품을 대여해주고 미션 수행에 따라서 1명에게만 무상 증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엘지가 선택한 방법은 놀랍게도 500명 전원에게 미션을 수 행하기만 하면 V30를 증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규모 면에서나 혜택 면에서 다른 체험단을 압도하고 있다.
대략적인 출고 가격만 100만 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국민 체험단과 관련된 마케팅 비용만 5억이 넘어가는 수준으로,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수많은 V30 국민 체험단이 활동을 시작하는 9월 초순부터 10월 초까지 말 그대로 인터넷에는 수없이 많은 V30 사용기로 도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500명이 V30를 활용한 개봉기, 사용기, 후기, 소감 등을 수많은 채널과 SNS를 활용해서 퍼뜨리게 되기 때문에 V30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간단한 체험 후기 업로드만으로도 V30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면서도 많은 피드백이 생산되고 퍼질 가능성이 있다.
엘지는 이처럼 많은 소비자들의 후기가 퍼지도록 해서 V30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갤럭시노트8 및 아이폰8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으로 승부하는 삼성, 전략은?
반면, 제품 공개 이전까지 모든 정보를 철저하게 숨겨둔 삼성은 이번 갤럭시노트8을 통해서 제품으로 승부를 보려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물론, 지원금 상한액의 폐지와 25% 선택 약정 요금 할인 비율의 상향과 같은 변화로 인해서 공식 출시일을 변경하기도 했지만 제품에 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거기에 더해서, 한국 소비자들이 부담으로 느끼는 100만 원을 넘는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인해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8을 선택하도록 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즉, 기기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더하며 100만 원을 넘지 않는 출고가로 진입 장벽을 낮춤과 동시에 256기가 모델을 통해서 고사양 모델도 선보이는 것이다.
또한 제조사 자체적으로 AKG 블루투스 스피커 혹은 미니 프린터를 증정하거나, 용량에 따라서 10만 원 액세서리 할인 쿠폰 및 디스플레이 파손 50% 지원과 유튜브 레드 3개월 이용권까지 증정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 선택 약정 25% + 100만 원 미만 출고가 + 다양한 사은품 혜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역대급 체험존을 열어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보고 제품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서 알고, 혜택을 확인하고, 만져본 다음 바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속도전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올가을 스마트폰 대전, 승자는?
삼성은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 갤럭시노트8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상황이고, 엘지 역시 연이은 적자 행진을 탈피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애플 역시 10주년 아이폰을 통해 역시 애플이라는 것을 다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엘지는 상대적으로 약한 브랜드 가치 및 제품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기 위해서 국민 체험단을 열었고, 무려 500명에게 V30를 증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체험단이 끝난 이후 수많은 V30가 중고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발생하게 된다.
그 수에 따라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엘지는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V30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삼성 역시 비슷해진 스마트폰 스펙을 넘어선 가치를 다시금 증명해야 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의 눈을 갤럭시노트8과 갤럭시S8 시리즈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갤럭시노트8이 공식적으로 출시되는 시점에는 이미 아이폰8이 공개되어 대중의 마음을 다시금 뒤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출시일은 다소 늦어질지 몰라도,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갤럭시노트8과 V30 및 아이폰8의 공개 시점만 다를 뿐, 실제 출시일은 거의 같거나 겹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대중에게 가장 먼저 공개된 갤럭시노트8이 승자가 될지, 아니면 무려 500명의 국민 체험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V30가 기적의 반등을 보여줄지, 10주년이라는 애플의 아이폰8이 역대급이 되어서 다시 혁신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