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특히나 그 대상이 스마트폰이라면 더더욱 그러한데요. 갤럭시노트FE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7과 동일한 디자인을 가졌기 때문에 그 점에서 갤럭시노트8이 공개되기 전에 살펴보는 것과 공개된 이후에 살펴보는 것은 조금 다른 느낌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급 디자인이라고 생각되었던 갤럭시노트7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물려받은 갤럭시노트FE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요. 안정감 있는 16: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서 파워풀한 성능과 단단한 기본기, 새롭게 더해진 UI와 S펜의 매력은 그 자체로 장점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갤럭시노트8의 공개 시점이 바로 오늘 밤 자정으로 알려진 만큼, 현역으로서 마지막 하루를 보내고 있을 갤럭시노트FE가 구형 모델이 되기 이전에 과연 어떠한 제품이었는지, 어떠한 의미가 있는 폰인지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삼성이 추구해 오던 물리 홈 버튼이나 전면 지문 인식, 16:9 비율 등등 많은 것들이 바뀌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 달 동안 마음껏 사용해본 갤럭시노트FE는 어떠한 스마트폰이었을까요?
다시 돌아온 클래식 노트
지난해 노트 사태 이후, 갤럭시노트의 최신작은 갤럭시노트5였습니다. 방수도 지원되지 않았고, 플랫한 화면이었으며 디자인도 달랐는데요.
어떻게 보자면 호불호가 나뉠지는 몰라도, 갤럭시노트5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바로 플랫한 디자인 때문입니다.
갤럭시노트7 및 갤럭시노트FE는 엣지 디자인으로 끝이 휘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과하지 않은 엣지일 뿐 아니라 측면 디자인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어서 그립감이 좋아졌다는 점에서도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매우 좁아진 베젤과 달리 끝부분이 네모난 디자인 그대로 마감이 되면서 다소 어색한 부분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충분히 서드파티 앱으로 해결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러한 아쉬움은 직접 DIY로 해결해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둥근 모서리 만드는 방법 바로가기)
시기 상으로 볼 때, 갤럭시S8의 출시 이후에 다시 등장한 갤럭시노트FE는 다시 돌아온 클래식이라 부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방수를 지원할 뿐 아니라 홍채 인식이나 물속 터치, S펜을 활용한 추가 기능까지 품었기 때문에 퍼포먼스에서는 다소 밀리더라도 갤럭시노트FE를 선택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갤럭시노트FE의 손맛
갤럭시노트FE는 보는 맛과 함께 손맛을 더해줬습니다. 아날로그 느낌이 물씬 들었던 S펜을 활용한 스케치는 더욱 세밀해졌고 섬세해졌으며 빠릿해졌습니다. 그래서 딜레이 없이 바로바로 스케치를 하고 원하는 아이디어를 남겨둘 수 있었는데요.
갤럭시S8 시리즈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16:9 비율의 디스플레이와 만족도 높은 화면 품질은 보는 맛도 선사해줬기 때문에 손맛을 보조하는 수단으로서 디스플레이 역시 출중했습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안정성의 문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최대 밝기가 줄어든 느낌이었고 생생하다고 하기에는 무언가 색상의 균형이 맞지 않는 부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S펜을 통한 추가 기능, 16:9 비율의 안정감 있는 사용자 경험, 물리적인 홈 버튼과 전면 지문 인식 및 화면을 가리지 않는 네비게이션 바를 통한 시원한 사용이 갤럭시노트FE의 장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갤럭시노트FE의 아쉬움
우선, 몇 가지 아쉬움이 앞서 언급되었지만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 부분으로는 스피커의 사운드가 있었습니다. 스피커는 기본기는 출중했고 사운드의 균형감도 있었지만 소리가 특별히 크다거나 놀랍다고 평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다음 모델에서의 개선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번들 이어폰 역시 특별할 것이 없었고, 놀라운 사운드를 들려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차기 모델에서 AKG를 비롯해 놀라운 번들 이어폰을 함께 제공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후면 카메라 부분은 엄청난 카툭튀는 아니더라도 분명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었기 때문에 벌써부터 까짐 및 찍힘 증상이 나오고 있었는데요. 갤럭시S8에서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얇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번 갤럭시노트8에서도 플랫한 카메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카툭튀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불편한 부분이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이기 때문에 플랫한 디자인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를 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쪽짜리 빅스비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명백하게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반쪽짜리를 탑재한 것인지, 아니면 갤럭시S8을 밀어주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기대했던 빅스비를 모두 지원하지 않은 점은 사용하면서 빅스비를 켜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홍채 인식 역시 정확한 거리에 두고서 앞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기기를 들어야 하기도 했고, 위치를 맞추기도 힘들어서 자주 사용하기 힘들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물놀이를 하거나 손이 젖은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선책으로는 합격점이었지만 일상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기능이기도 했습니다.
✎ S펜을 활용한 세심한 스케치와 16:9 비율의 디스플레이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 방수를 지원할 뿐 아니라 물속 터치 등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갤럭시노트FE
갤럭시노트FE, 어떤 폰으로 기억될까?
희대의 명작이 될 수 있었던 갤럭시노트7을 화끈하게 태워버린 삼성은 보란 듯이 같은 부품을 재조립해서 만든 갤럭시노트FE를 내놓았습니다. 어느 기업도 쉽게 할 수 없는 대단한 성과라고 부를 수 있는데요.
물론 삼성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의 실수로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고 판매점들 역시 손해를 입은 부분도 있습니다. 액세서리 업체들 역시 삼성을 믿고서 수많은 액세서리를 생산했지만 모두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국내외에서의 신뢰도 하락 역시 100% 회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오랜 노트 팬들 역시 아이폰이나 다른 폰으로 넘어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삼성은 갤럭시S8을 출시하며 다시금 대중의 신뢰를 얻었고, 북미에서 아이폰을 제치고 2분기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발화 이슈를 겪은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놀랍게 문제를 극복한 것입니다.
동시에 갤럭시노트7을 그대로 이식한 갤럭시노트FE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완판했다는 점 역시 놀라움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갤럭시노트7의 향기가 남아 있는 갤럭시노트FE를 통해서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저력이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분명 갤럭시노트FE는 삼성에게 있어서 위기의 근원지이면서도 위기를 극복하게 된 사례로 남게 될지 모릅니다.
소비자들이 삼성을 얼마나 찾고 신뢰하는지를 보여준 것이죠. 그리고 동시에 삼성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홈 버튼을 화면 속으로 옮길 예정이며 화면 비율의 변화를 비롯해 디자인적 아이덴티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죠.
과연 삼성의 새로운 도전이 올가을 스마트폰 대전에서 어떠한 성적표를 거두게 될지, 갤럭시노트FE와 갤럭시노트8은 어떤 부분이 같고 또 다를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