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브이모다의 헤드폰 엠백을 리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격은 30만 원 초반대로 꽤나 고가이긴 했지만, 지금 당장 고음질 헤드폰을 하나 구입해야 한다면 고민 없이 이 헤드폰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30만 원대 헤드폰은 보통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성비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지만, 브이모다의 엠백은 달랐습니다.
30만 원대의 가격에 비해서도 상당히 뛰어난 성능과 품질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DJ와 음악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검증된 헤드폰은 비교적 믿고 사용해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처럼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어폰을 하나, 아니 세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ZERO BASS라는 네이밍을 한 ZB-01, ZB-02, ZB-03인데요. 이 세 유선 이어폰의 공통점은 단단한 중저음과 적절한 타격감이 자신들의 정체성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제로 베이스 이어폰에 관해 알아볼까요?
디자인까지 다잡다. 제로 베이스 ZB-01
제로 베이스 ZB-01의 음악적 특색은 절제되고 파워풀한 중저음입니다. 파워 튜닝 드라이버 덕분에 중저음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주는데요.
이러한 정보를 모른 채 음악을 들었을 때도, ‘아, 중저음이 이 이어폰의 특징이구나.’ 하고 알 수 있었습니다.
몇몇 지인들에게 제로 베이스 ZB-01로 음악을 들려줬을 때도 모두 하나같이 중저음이 좋은 것 같다는 평을 말해주었는데요. 일반 대중들이 즐기는 음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저음이 특색이긴 하지만 보컬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보컬의 사운드를 가장 잘 살려주는 이어폰이라 하기에는 조금이나마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배경음악의 타격음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로 베이스 이어폰들에 비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절삭 알루미늄 바디로 된 디자인이었는데요. 개인의 취향이긴 하지만,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제로 베이스 ZB-01가 상위 모델인 제로 베이스 ZB-03보다도 더 고급스럽지 않나 생각됩니다.
샤프한 베이스, 제로 베이스 ZB-02
제로 베이스 ZB-02는 앞서 소개한 제로 베이스 ZB-01과 사양과 가격대가 비슷합니다. 지인들의 이야기로는 두 이어폰 사이의 음질도 그 차이를 구분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중저음의 단단함에 있어서 제로 베이스 ZB-02가 제로 베이스 ZB-01 보다 아주 미세하게 더 앞선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로 베이스 ZB-01은 마치 야구 소프트볼처럼 겉에는 약간 무른 느낌이 있었다면, 제로 베이스 ZB-02는 하드볼처럼 아주 속이 꽉 찬 듯한 중저음을 들려주었는데요.
물론 비유가 과장되었을 뿐 실제로는 웬만한 금귀가 아니라면 두 이어폰의 음질에서 분명한 차이를 느끼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세한 차이는 아마 풀 알루미늄 바디에 있을 것 같은데, 이 메탈 소재가 불필요한 공명 진동을 억제해주기 때문에 더 선명한 중저음을 즐길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줄 꼬임에 있어서는 제로 베이스 ZB-01에 비해 제로 베이스 ZB-02가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생긴 것과 달리 실제 사용 시에 줄 꼬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하이 레졸루션을 품다. 제로 베이스 ZB-03
제로 베이스 ZB-03은 앞서 살펴본 두 이어폰들과 약 1만 원 이상의 금액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그만한 차별점이 있는데요. 바로 하이 레졸루션 마크가 붙은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이 마크는 보통 10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마크인데, 제로 베이스 ZB-03는 5만 원대의 가격임에도 이 마크를 품고 있습니다.
제로 베이스 ZB-03는 미세하게 튜닝된 드라이버를 통해 하이 레졸루션 음원을 웅장하게, 현장감 있게 재생해낼 수 있고, 파워 부스터 포트를 통해 파워풀하고 깊이 있는 중저음을 재현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점은 배경음악의 강렬한 비트를 두드러지게 표현하면서도 보컬의 사운드를 더욱 선명하게 들려주었다는 점입니다.
보컬의 영역과 배경음악의 영역이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고 함께 소리를 내면서도, 각자의 사운드가 묻히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부르노 마스의 Uptown Funk처럼 여러 가지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음악에서 각자의 소리를 조화로우면서도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제로 베이스 시리즈의 포장 박스와 구성품입니다.
✎ 제로 베이스 ZB-02를 G6와 함께 사용해봤습니다.
✎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어울리는 제로 베이스 ZB-03
✎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로 베이스 ZB-01입니다.
✎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해본 제로 베이스 시리즈
가성비 삼대장, 제로 베이스 이어폰
사실 제로 베이스 시리즈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일본의 국민 이어폰이고, 출시하는 제품마다 일본 AV 종합기기 어워드 VGP에서 수차례 수상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비단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에 더해 소비자들이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사운드를 품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요.
만약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저가 가성비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가성비는 만족하지만 사운드가 2% 아쉽다고 느낀다면 제로 베이스 시리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중저음 이어폰, 혹은 타격음이 좋은 이어폰을 찾고 있다면 더욱 추천할만합니다.
다만 같은 라인업끼리 서로 경쟁력이 있다 보니, 선택을 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 장애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이어폰 모두 일반적인 기준에서 고음질 이어폰이라 불리기에 부족하지 않고 가성비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만족스럽게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