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처음 4.3인치의 대화면을 장착한 PMP를 접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4.3인치라는 크기는 ‘거대함’이었고, 2인치를 밑돌았던 대다수의 피쳐폰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동시에, 4.3인치의 대화면 PMP는 주머니에 넣기에 과도할 정도로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고 배터리 역시 아쉬움이 가득한 그야말로 화면을 위해 다른 것을 모두 포기한 제품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현재, 한손 조작을 내세우던 아이폰의 현주소는 4.7형과 5.5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한 아이폰7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이다. 그 언젠가 너무나 큰 화면이라고만 생각했던 4.3형은 지금에 와서 보자면 작다 못해 다시는 사용하기 힘들 정도의 작은 크기일 뿐이다.
사람이 간사한 것인지, 아니면 기술이 발전하며 적응하게 된 것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더이상 4인치 화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5인치 스마트폰은 어떠할까?
그러니까, 6인치에 가까운 5.7인치 스마트폰이라면?
당연하겠지만 한손으로 잡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한손 조작은 힘들지 않을까 싶은 것이 바로 2016년까지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G6의 출시로 인해서 이러한 불편함도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절대적인 화면의 면적으로 보자면 예전의 5.7형 보다는 작겠지만, 18:9 비율로 다듬어진 G6는 한손 조작이 충분한 대화면 스마트폰이 되어줬다.
G6를 만져본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이제서야 제대로 G6의 장단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지금, G6의 놀라움과 아쉬움을 가감 없이 적어보려 한다.
출시 이전에 우려했던 점들은 실제 어떠한 경험을 던져줬을지, 반대로 기대했던 점들은 충실히 채워졌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G6의 놀라움, 18:9 디스플레이를 만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G6의 디자인 자체 보다는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라 부를 수 있다. 무려 18:9 비율, 누군가는 2:1 비율로 부르는 정사각형 2개가 꼭 맞게 들어갈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물론,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G6의 디자인 자체 보다는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라 부를 수 있다. 무려 18:9 비율, 누군가는 2:1 비율로 부르는 정사각형 2개가 꼭 맞게 들어갈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물론,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한참이나 이어져온 16:9 비율에 최적화된 앱들은 어떻게 할 것이며, 또한 이미 16:9 비율의 동영상이 대세인 상황에서 남은 화면의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단순히 새로움만을 위한 화면 비율의 변화가 아닐까 우려가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사용해보고 만져본 G6의 18:9 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알고 있던 16:9 비율의 디스플레이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시원한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키패드를 열어보게 되면 바로 알 수 있는 시원한 비율의 화면은 키패드가 화면의 대부분을 덮었던 과거 스마트폰과의 안녕을 고하기라도 한다는 듯 큰 장점이 되어줬는데, 웹서핑을 하거나 수많은 앱을 실행해봤을 경우에도 시원하게 길어진 디스플레이는 분명 G6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 싶었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UI, 완성도를 높이다.
다음으로는 UI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엘지는 테마를 통해서 기본적으로도 5가지의 옵션을 주고 있다.
물론, 처음 폰을 설정할 때 테마를 메인에 띄워두고는 선택하게 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아무튼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개인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하게 된다.
실제로 살펴본 G6의 UI는 V20보다 한층 더 진화하며 쫀득쫀득한 느낌을 전달해줬는데, 아이스 플래티넘에 맞춰서 실버 톤의 테마를 사용한 결과 더욱 일체감이 높아졌고, 아쉬웠던 ‘통통 튀는’ 색감을 줄여서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깊이감이 느껴지는 블랙 테마 역시 애용하는 테마 가운데 하나다.
이외에도 전화부터 메시지, 다양한 폴더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다듬고 움직이는 효과까지 더하며 깔끔하면서도 매력적인 느낌을 전달했던 G6의 UI는 이제서야 제 길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는 점에서도 만족도를 높여줬다.
여기에 더해서, 더욱 줄어든 베젤 및 이너베젤은 깔끔한 맛을 전달해줬고,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화면을 오터치하지 않을 만큼의 여유 공간을 주면서도 화면을 가득 차게 만들어줘서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더욱 밝게 설정이 가능한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는 낮에도 충분히 보일 정도로 밝은 시간 표시를 가능하게 해줬고, 한손 조작 역시 더욱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줬던 후면 글라스 마감은 G6가 손에 안정적으로 붙은 상태에서 한손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폰이라는 장점까지 더하게 만들어줬다.
쓸수록 마음에 들었던 G6의 변화들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라면 단연 G6 디스플레이의 둥근 모서리 마감이 있다.
애플 역시 다양한 앱에서 매우 작은 요소일지는 몰라도 모서리 끝 부분을 둥글게 처리해서 보는 맛을 더욱 높여줬는데, G6는 한층 더 나아가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디스플레이의 각 모서리 끝을 둥글게 잘라 놓았다.
즉, 화면이 약간 잘려 보이며 둥근 느낌을 전달하는 것인데, 호불호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진 디자인의 마감 대비 훨씬 더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디자인적으로 둥글게 보인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변화 가운데 하나였다.
몰입도를 높여줬을 뿐만 아니라 신선한 느낌을 전달해서 엣지 못지 않은 날렵함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용량을 3,300mAh로 높였고, 거기에 더해서 기존 엘지 스마트폰 대비 배터리 효율을 30% 더 끌어올리며 하루 종일 사용해도 크게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달받지 못했는데, 이러한 변화들은 분명 외부적인 디자인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심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최초로 히트 파이프를 내장한 G6는 발열까지도 줄이려는 노력을 보였고, 카메라 역시 1300만 화소로 동일해진 일반각과 광각 카메라로 더욱 멋진 장면들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직접 들어본 새로운 쿼드 댁의 사운드는 V20와 구분은 힘들었지만 아이폰이나 갤럭시와는 차원이 다른 사운드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을 정도였다.
탈착식 배터리를 포기한 것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지만, 자꾸만 손이 가는 놀라운 마감과 디자인 및 내부 UI의 변화들은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엘지가 무엇을 고심했고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게 만들어줬다.
2% 부족한 퍼포먼스, 남겨진 아쉬움들
그렇다고 G6가 놀라움만 남긴 것은 아니다.
우선 출시 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칩셋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엘지는 지난해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었던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를 G6에 그대로 탑재하면서도 램에 있어서의 용량 변화 혹은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눈에 띄는 개선을 선보이지 않은 결과 벤치마크 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시의 퍼포먼스에서도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실제 사용해본 웹서핑은 쫀득한 느낌 보다는 다소 밀리는 느낌이 1~2% 정도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고, 퍼포먼스 역시 이를테면 카메라를 실행했는데 모든 기능이 준비되기까지 1~2초를 기다려야 한다거나 광각과 일반각을 바꾸는데 소요되는 딜레이가 여전하다거나, 줌이 부드럽지 않게 움직인다던가 하는 등의 아쉬움이 남은 것이다.
동영상 역시 아쉬움이 있었다.
기본으로 설치된 유튜브를 통해 18:9 비율의 동영상을 재생해도 최적화의 문제 때문인지 레터박스가 만들어지며 동영상이 18:9 비율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가득 채우지 못하면서 대화면을 제대로 활용하려 했던 계획은 차후 업데이트를 기다려야만 할 것 같았고, 번들 이어폰은 오히려 V20와 함께 제공되었던 B&O 이어폰에서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도 왜 엘지가 번들 이어폰을 강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삼성의 하만 인수 및 경쟁 회사의 음향 집중 전략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플랜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지 몰라도, V20에서는 아래에 있었던 이어폰 단자가 G6에서 다시 위로 올라가며 사용 편의상의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200% 개인적 의견이지만,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한 체급 변화, 자꾸만 손이 가는 G6
총정리를 하자면, G6는 100% 완벽한 폰은 아니었지만 자꾸만 손이 가는 볼매 제품이 되어주었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자꾸만 손이 가는 제품들이 있었는데, 과거 아이리버 MP3가 그랬고, 아이팟 터치가 그랬었다.
물론 아이폰6의 곡면 역시 자꾸만 손이 갔고, 비운의 폰이 되었지만 갤럭시노트7 역시 그 특유의 손맛을 잊을 수가 없다.
G6 역시 다른 의미로 그러한데, 측면이 각진 디자인을 갖추고 있지만 후면의 엣지 디자인 및 글라스 처리를 통해 자꾸만 손이 가는 디자인 및 재질을 완성시켰고, 특히나 손맛에 더해서 보는 맛까지 더하며 18:9 비율의 시원시원한 디스플레이는 분명 G6가 이전의 엘지 스마트폰과는 다름을 드러내는 듯했다.
이제 최대 경쟁작인 갤럭시S8의 출시까지 남은 기간은 길어야 한달, 짧게는 3주에 그칠지 몰라도 엘지는 이 기간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최대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G6를 선택하게 만들어야만 하고, 소비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G6의 매력을 200% 느낄 수 있게 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다.
샤오미가 매주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는 업데이트를 내놓듯, 삼성이 별도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서 삼성폰에 바라는 점과 아쉬운 목소리를 듣고는 빅데이터를 모아서 다음 스마트폰에 반영하듯, 엘지 역시 단기간이지만 G6에 쏟아지는 칭찬과 아쉬움의 목소리를 모두 열린 마음으로 듣고는 빠른 업데이트를 지원해야 한다.
V10과 G4에서 불거진 아쉬운 업데이트 논란 역시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이제는 더이상 불통이 아닌 소통의 엘지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주일간 사용해본 G6는 소비자들의 의견에 엘지가 귀를 열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더욱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엘지가 얼마나 더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지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