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스펙 과잉 시대를 맞아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날개를 펴고 있다. 상향 평준화가 된 중저가 스마트폰들은 1,2년 전 플래그십 모델 못지않은 사용성을 보여주면서 이처럼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적인 성능을 품은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중저가 제품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엘지의 중저가 모델 라인업만 보더라도 G5 이후로 출시된 모델만 10가지에 이른다.
가장 좋은 제품을 고르면 그만인 플래그십 스마트폰과는 달리, 중저가 스마트폰은 한 제품 안에서도 하나가 마음에 들어도 또 다른 하나가 마음에 안 들고, 또 여러 제품들을 비교해보면 서로의 장단점이 중첩되기도 할 뿐 아니라 선택지까지 너무 많다 보니 선택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대표적으로 엘지의 X400과 그 동생 격인 X300을 비교해보려 한다.
이 제품들을 선정한 이유는 이 모델들이 아주 어메이징 하면서도 핫한 최신형 스마트폰이어서가 아니다. 물론 합리적인 가성비와 장점들을 지닌 최신 제품인 것도 맞지만, 그보다는 요즘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가지고 있는 성능과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
X400과 X300을 기준 삼아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들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제대로 살펴볼 겸.
✎ 먼저, 동영상을 통해 X400과 X300의 디자인을 자세히 알아보자.
사춘기 소년이 된 중저가 스마트폰의 디자인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사춘기를 겪는 것인지는 몰라도,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신경을 쓴 만큼 실제로 달라지기도 했고. 물론 그렇다고 디자인이 소년틱하지는 않다. 정장 입은 중년 남성이 손에 들고 다니기에도 적합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 그럼 5.3인치의 화면을 가지고 있는 형 X400과 5.0인치의 화면을 지닌 동생 X300, 이 둘의 디자인적 요소들을 가볍게 살펴보자.
중저가 스마트폰들이 사춘기를 겪는 것인지는 몰라도,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신경을 쓴 만큼 실제로 달라지기도 했고. 물론 그렇다고 디자인이 소년틱하지는 않다. 정장 입은 중년 남성이 손에 들고 다니기에도 적합한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 그럼 5.3인치의 화면을 가지고 있는 형 X400과 5.0인치의 화면을 지닌 동생 X300, 이 둘의 디자인적 요소들을 가볍게 살펴보자.
우선 X400과 X300을 딱 보면, 전면에서는 스피커 위치와 엘지 로고, 후면에서는 중앙의 카메라와 후면 버튼, 그리고 스피커의 위치를 통해 형제 모델이라는 느낌을 바로 받게 된다.
먼저, X400의 전면부터 보자.
2,5D 곡면 글라스로 빛이 비칠 때 마치 화면이 흘러넘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준다. 덕분에 화면이 더 꽉 차 보이고 손맛도 일품인데, 일반 중저가 모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디자인이다.
그리고 측면을 보면 둥글둥글한 마감으로 그립감을 높이고, 블랙과 골드의 투톤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려 했으나, 개인적으로는 재질이 저렴해 보여서 골드 색상이 많은 하단부가 다소 아쉬웠다. 물론 가격대를 생각하자면 배부른 소리겠지만.
측면과 후면이 연결되는 경계에서는 탈착식 배터리 커버가 있음에도 꽤나 밀착감 있게 처리해서, 손에 걸리지 않게 잘 마감되었다.
마치 사춘기 소년이 어른을 흉내 내듯, X400은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처럼 단장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중저가 모델 치고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X300을 보자.
개인적으로는 X300의 디자인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되었는데, 청소년은 청소년 다울 때 가장 예뻐 보이듯, X300은 중저가 모델의 틀 내에서 고급스러움을 제대로 뽑아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엠보싱 처리된 후면은 손맛도 우수했고, 중앙 카메라와 함께 어우러져 보기에도 좋았다.
또한 다크블루 모델의 경우 위아래와 측면의 배색 처리, 그리고 베젤 부위 곡면이 전면의 고급스러움에도 일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5.0인치 화면과 둥글둥글한 모서리에서 오는 그립감인데, 손이 작은 편인데도 한 손에 잡기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
마치 이성의 눈에 띄기 위해 외모에 신경 쓰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과 소녀처럼 엘지의 X300과 X400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적으로 새 단장을 한 것 같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X300과 X400의 더 자세한 디자인 요소들은 본문에 포함된 동영상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제 역할에 충실한 X300과 X400의 성능
디자인 면에서는 X300이 X400에 비해서도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성능 면에서는 조금 다르다. 형만 한 아우 없다 하지 않았던가, 내부 스펙에서 그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선, 프로세서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X400은 미디어텍의 MT6750을, X300은 퀄컴의 스냅드래곤425를 품고 있는데, CPU만 보자면, 전자의 경우 1.5Ghz MP4와 1.0 MP4가 결합된 옥타코어이고, 후자는 1.4GHz 쿼드코어다.
램은 2GB로 동일하다.
직접 두 제품을 놓고 사용해보면, 일반적인 웹서핑이나 앱 실행, 그리고 카메라-동영상 전환에서는 서로 비슷하거나 X300이 더 빠릿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전반적으로 두 제품 모두 딜레이 없이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일부 앱, 그러니까 제법 큰 처리 속도를 요구하는 앱에서는 X400이 더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카메라 화면을 이동할 때 보이는 반응 속도는 X300이 다소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트워크 사양의 경우는 X400이 LTE Cat.6, X300이 LTE Cat.4인데, 이론상으로 Cat.6 버전은 업로드 최대 50Mbps, 다운로드 최대 300Mbps의 속도를 보여주는 반면, Cat.4버전은 업로드 최대 50Mbps, 다운로드 최대 150Mbps의 속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추가로, X400의 경우 2800mAh 탈착식 배터리와 32기가 내장 메모리를 가지고 있고, X300은 2500mAh 탈착식 배터리와 16기가 내장 메모리를 품고 있다. 다행히도 두 제품 모두 외장 메모리는 최대 2TB까지 지원한다고.
화면은 둘 다 1,280x720 해상도의 HD IPS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패턴을 고려하자면, 고성능 게임을 제외하고는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실용적인 사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X300과 X400의 카메라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가장 기대하는 기능은 아이러니하게도 카메라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마찬가지다. 성능은 안 좋아도 카메라는 좋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지 센서의 성능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카메라 렌즈를 사용한들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서인지 요즘 중저가 스마트폰들은 카메라 성능도 나쁘지 않다. 말 그대로 무난하다.
이 두 모델만 보더라도 접사에 능하고, 전면 500만 후면 1300만 화소로 충분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고, 최대 FHD 촬영까지 가능하다.
물론 야경이나 특정 상황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줄지 몰라도 일반적인 촬영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카메라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음성인식 촬영이라는 부가 기능까지 품고 있어서, 촬영 버튼을 누를 때 생길 수밖에 없는 떨림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두 제품 간의 차이를 보자면, 기본적인 스펙은 동일하지만 직접 촬영해본 결과 X300은 색상이 더 생생하면서도 다소 과한 느낌이었다면, X400은 색상이 차분한 대신 전반적으로 옅고 밝은, 본래 그대로의 색감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가장 큰 차이라면, X400은 전면 카메라에 120도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는 것인데, 이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필요한 +1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X400, 지문 인식에 핑거 터치까지 품다.
이전 중저가 스마트폰들은 기본적인 것들만 잘해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 두 모델에도 다양한 부가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는데, 누가 OS 전용 화면 분할 기능을 포함해서, 원터치로 블루 라이트를 줄여주는 리더 모드,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색상 반전 등의 기능도 품고 있다. 또한 소프트 키를 최대 5개까지 추가하는 기능, 노트온, 그리고 노크코드라 불리는 잠금 설정까지, V20에서 볼 수 있던 기능들을 X300과 X400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X400의 경우는 일명 ‘핑거터치’라는 후면 버튼을 활용한 기술까지 추가되었는데, 대표적으로 고가 스마트폰의 전유물이었던 지문인식이 가능해졌고, 후면 버튼을 가볍게 두 번 터치해서 스크린샷과 셀카 촬영 기능을 실행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셀카 촬영 기능은 전면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데, 차라리 음성 인식 기능이 더 유용했다.
반면 스크린샷의 경우는 한 손으로도 캡처할 수 있다는 점이 생각보다 편리했다.
기능의 편의성을 떠나서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점점 다양한 편의 기능들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있어서는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X300 & X400으로 들여다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이 두 제품은 각각의 성능과 사용성만 놓고 보자면, 아주 좋은 컨셉을 가지고 있다.
X300은 중저가 스마트폰이라는 틀 내에서 가성비를 내세우며 최대한의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X400은 중저가 스마트폰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방향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컨셉도 참 형과 동생 같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참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아쉽다.
서로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기에는 두 제품의 가격차이가 6~7만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X300은 253,000원, X400은 약 319,000원의 출고가를 가지고 있는 것.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디자인의 호불호를 제외하자면 X300 대신 X400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X300은 괜찮은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버리는 라인업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저가 모델은 X300과 X400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엘지의 중저가 라인업만 하더라도 10종이 넘고, 다른 브랜드까지 고려하자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그 속에서 경쟁력을 얻기를 원한다면, 차라리 두 모델 혹은 또 다른 라인업들을 통합해서, 공정비용을 절감하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사후 보장을 확실히 하는 것이 합리적인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처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고려하자면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직접 만져본 X300과 X400은 제품만 놓고 보자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사용성을 제공해준 모델들이었다.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과연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지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