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던 사이, 어느새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미 중국 빅3의 판매량이 애플과 삼성을 넘어섰을 정도로 엄청난 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제조사들이 관심을 둔 제품은 중저가폰이 아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었고, 결국 중저가폰 시장은 완전히 중국 기업들에게 넘어가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통신 시장의 갈라파고스라고 해야 할지는 몰라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 제조사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삼성과 엘지가 여전히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유일무이한 애플을 제외하자면 외산 스마트폰은 여전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알뜰폰이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토종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중이다.
하지만 엘지 스마트폰은 아쉬움이 남기도 했었는데, 중저가폰은 뚜렷한 컬러가 없었고 종류도 너무나 많았으며 그 자체로 특별한 ‘무언가’를 전달해주지 못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무언가를
덜어내기만 했을 뿐, 더할 생각을 하지 않다 보니 확실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2017년의 엘지 중저가폰은 어땠을까? 오늘은 엘지가 새롭게 출시한 X 시리즈의 최신작인 X400을 통해 2017년의 엘지 중저가폰의 전략을 살펴보고 소비자로서 과연 구입할만한 매력 포인트가 있는지를 짚어볼 예정이다.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사용하던 시선을 잠시 낮춰서 중저가, 초저가에 맞춰서 X400의 매력을 톺아보려 한다.
특화 기능을 품다. 핑거 터치를 품다.
X400은 특화된 기능으로 무장했는데, 중무장한 수준은 아니고 상당히 애교 있는 수준으로 다듬은 기술을 뽐내고 있다.
즉, 단순히 지문 인식의 역할에만 그쳤던 후면 전원 버튼에 추가 기능을 심어서 총 3가지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X400은 특화된 기능으로 무장했는데, 중무장한 수준은 아니고 상당히 애교 있는 수준으로 다듬은 기술을 뽐내고 있다.
즉, 단순히 지문 인식의 역할에만 그쳤던 후면 전원 버튼에 추가 기능을 심어서 총 3가지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테면, 가장 기본적인 잠금을
해제하고 잠그는 일, 셀카 모드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일, 어떤 작업에서든 두 번 터치한 채 손을 올려두면 화면을 캡쳐하는 일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갔던 기술이라면 단연 두번의 핑거 터치를 통한 스크린샷 촬영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은근히 불편했던 사용자 경험을 다듬어서 가볍게 손을 두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스크린샷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셀카 모드에서 후면 전원 버튼에 손을 올리는 것보다는 그저 화면 속의 셔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전체적인 스펙으로 보자면 외장 메모리의 탑재가 가능한데, 이론상으로는 무려 2테라에 이르는 마이크로 SD까지 장착할 수 있어서 2027년에 출시될 외장 메모리까지도 거뜬하게 인식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스펙을 품고 있었다.
또한 미디어텍의 MT6750 옥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는데, 성능면에서 큰 기대는 하기 힘들지만 지난해에 출시되었던 엘지 중저가폰보다는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기가 램과 32기가 내장 메모리를 탑재해서 중저가폰이라는 것을 확실시했던 X400은 다행히도 구글 안드로이드 7.0 누가 운영체제를 탑재하며 화면 분할을 비롯해 최신 기술을 고루 탑재하는 등 소프트웨어적으로 기본기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는 5.3인치의 HD 해상도로 큰 아쉬움이 없었고, 전면 광각 촬영을 비롯해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로 카메라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HD DMB를 탑재했고, 2.5D의 곡면 글래스로 마감된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 그립감을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메탈 디자인을 비롯해 고급스러운 느낌의 골드 컬러로 둘러진 사이드 디자인 포인트가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다. 2,800mAh의 착탈식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고, 중저가폰으로서 319,000원이라는 나름 착한 가격을 형성한 제품이다.
직접 만나본 X400, 매력 포인트는?
직접 만나보고 만져본 X400의 매력 포인트라면 단연 디자인과 그립감이 있는데, 마치 아이폰7의 제트 블랙을 연상시키는 깊은 블랙 컬러와 디스플레이까지 이어지는 블랙 컬러는 그 자체로 제품의 디자인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서 화면이 꺼져 있을 경우 화면이 더욱 커 보이기도 했고, 또한 전면 하단의 엘지 로고 역시 크게 거슬리지 않게 매치시켜서 디자인적인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었다.
물론, 전면 로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X400의 전면 디자인에서 만일 엘지 로고까지 없었다면 너무 심심하고 밋밋해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엘지 로고가 있는 편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측면을 보게 되면 우측면은 완전히 심플한 디자인을, 좌측면은 볼륨 버튼으로 기능적인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아이폰과 달리 이어폰 단자를 유지했던 X400은, 엘지의 2017년 중저가폰 정책을 알 수 있게 해줬던 마이크로 USB 단자가 자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바로, 가장 대중적인 단자를 통해서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는 이미 USB-C 타입 단자가 점점 도입되고 있지만, X400의 주요 소비층이라 부를 수 있는 젊은 세대나 4050 세대를 고려하자면 이러한 선택도 당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만나볼 수 있는 단자를 채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후면 디자인을 보자면 특유의 가로 스트라이프 패턴이 위치했는데, 예전과 달리 저렴해 보이는 대신 고급스러운 골드 컬러와 어우러지며 나름의 멋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중간 부분에 위치한 통신사 로고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 여전히 뒤를 바라보며 소리를 내고 있었던 스피커의 위치도 바뀌었으면 했지만 크게 모나지도, 튀지도 않는 유선형의 디자인이라는 점에서는 나름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하나의 카메라, 하나의 플래시, 그리고 하나의 후면 지문 버튼을 나름의 스타일로 믹스 매치하면서 실제로 보게 되면 나름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이 드는 X400의 후면 디자인은 역시나 엣지 있게 마무리가 되면서 손으로 잡았을 때 그립감이 상당히 좋다는 것을 바로 인지할 수 있었다.
디자인적으로는 딱히 흠잡을 것이 없는,
그러나 딱히 기억에 남는 것도 많치 않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은 정체성이었다.
아이폰7 제트 블랙을 연상시키는 X400
화면을 꺼둔 X400의 디자인은 흡사 제트 블랙 컬러의 아이폰7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유려하게 이어지는 전면의 라인이 그대로 측면까지 이어질 뿐 아니라 유광 컬러를 통해 빛을 멋지게 반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폰7의 제트 블랙과 대등한 정도의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조금은 더 가벼워 보이는 제트 블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유광 블랙 컬러를 드러냈던 X400은 후면이 위로 오도록 뒤집어두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전달했기 때문에 나름의 개성을 잃지도 않았는데, 실제로 사용해본 내부 UI와 사용자 경험, 속도, 카메라에 있어서는 딱 기대한 정도의 경험을 전달해줬고 특정 부분에서는 기대를 넘어서는 모습도, 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를테면, 카메라가 매우 빨리 실행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기대 이상의 화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한 기본 탑재 앱의 경우 반응 속도와 실행 속도, 작업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상당한 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웹서핑을 하거나 고사양의 게임을 하게 되면 바로 드러나는 X400의 속도는 이 제품이 중저가폰임을 바로 알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 되기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웹페이지에서의 로딩은
바로 조금 전 사용했던 V20과 확연히 다름이 느껴지면서 여전한 중저가폰으로서의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나름의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또한 그립감의 향상과 핑거 터치의 탑재, 추가 기능을 넣어둔 점들은 분명 X400이 이전에 알고 있던 엘지의 중저가폰과는 다름 또한 알 수 있었다.
이제, 이어지는 리뷰를 통해 먼저 공개되고 출시된 X300과의 비교부터, 카메라 사용기 등등 다양한 부면들을 짚어볼 예정이다.
언제나 100만원을 호가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만이 정답은 아니기에, 중저가폰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기대치를 충족시켜줬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