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학
공간은 매우 주관적이다. 누군가는 넓은 곳을 가게 되면 평소에는 느껴지지 않았던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는 혼자서 사색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누군가는 넓은 들판을 보면서 멋진 곳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작은 정원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 가운데는 ‘카페’가 있다.
카페는 사람들이 있고, 멋진 인테리어가 갖추어져 있으며, 카페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에 카페가 주는 공간의 미학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카페 특유의 느낌을 전달하기도 한다.
또한 확 트인 곳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나를 산으로 데려다 놓는다면 나는 그곳에 있는 수많은 나무들과 산의 굴곡에 감탄하겠지만, 누군가가 나를 바다로 데려다 놓는다면, 또 한없이 펼쳐진 드넓은 바다에 감탄하게 되기 때문이다.
공간을 담다.
공간을 담는다는 것은 사실 한계가 많은 일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선은 공간이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공간에 대한 왜곡은 시작된다. 어느 누구도 내가 본 그대로를 느끼기는 힘들기 때문.
예를 들어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과연 사진 한 장으로 바다의 넓은 느낌을 내가 보는 것과 동일하게 느낄 수 있을까? 혹은 카페에서 멋진 의자와 테이블을 찍었다고 생각해보자.
공간을 담는다는 것은 사실 한계가 많은 일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선은 공간이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공간에 대한 왜곡은 시작된다. 어느 누구도 내가 본 그대로를 느끼기는 힘들기 때문.
예를 들어 바다를 카메라에 담았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과연 사진 한 장으로 바다의 넓은 느낌을 내가 보는 것과 동일하게 느낄 수 있을까? 혹은 카페에서 멋진 의자와 테이블을 찍었다고 생각해보자.
의자와 테이블을 찍는 것은 자유지만, 이것을 보는 사람에게 내가 느낀 것을 그대로 전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간을 표현하는 것은 그 자리에 있어야만 가능한 냄새나 느낌, 사람들의 작은 속삭임까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간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네모난 사각 프레임 안에 공간을 가둬둔다는 것부터가 있는 그대로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 그렇기에 공간을 담는 일은 더욱 도전이 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공간을 담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이다. 카페에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 대상, 그 물체, 그 인물, 그 느낌을 내가 정해서 담으면 되기 때문. 그래서 한편으로 공간을 담는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 된다.
테이블 하나를 주제로 공간을 담을 수도 있고, 혹은 사람이 없는 수많은 테이블을 담는 것 역시 가능하다. 또는 공간이라 느끼기도 힘든 벽을 담아서 벽이 전달하는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좋다.
공간을 담는다는 것은 제약을 벗어버리고 자신이 표현하려는 그 대상에게만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구도나 빛의 밝기, 어울림 등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내가 표현하려는 그것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
캐논 EOS 80D로 담아본 공간.
캐논 EOS 80D로 담아본 공간은 사뭇 낯설면서도 매우 사실적이었다. 보고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나 풍경을 마치 시간을 멈춰 놓은 듯 자연스럽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분명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음에도 그 느낌은 사뭇 남달랐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깊이감이 첫 번째이고, 표현하려는 공간이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두 번째다. 그리고 공간을 담는데 DSLR을 가지고 갔다는 것 자체가 세 번째가 된다.
그래서 캐논 EOS 80D로 담는 공간은 순간을 추억하게 해주기에 적합했다. 함께 한 사람들을 담고, 함께 갔던 공간을 담고, 그 순간을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기억하게 해주는 것이다.
줌을 당겨서 원하는 부분만 크게 담아내거나, 보다 넓은 화각으로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캐논 EOS 80D로 담는 공간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재미를 준다.
DSLR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굳이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서 DSLR을 휴대해야 하는 것 또한 아니다. 누군가와 카페를 가더라도, 누군가와 산책을 하더라도 가볍게 휴대하며 소소한 추억을 모아보자.
굳이 셔터를 많이 누르지 않더라도, 어느새인가 DSLR 속에 담긴 추억은 쉽게 잊혀지고 마는 SNS 속 사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공간을 담는 기기로서 DSLR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MACGUYVER.
EOS 80D로 찍어본 몇 가지 사진들 (무보정, 리사이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