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태블릿의 정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태블릿은 도대체 어떤 기기를 일컫는 말일까? 그저 화면을 터치할 수 있으면 태블릿일까? 그러나 노트북 가운데서도 화면 터치가 가능한 기기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 이유만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화면 크기는 어디서부터 태블릿이라 부를 수 있을까? 7인치 이상? 6인치 이상? 사실 전자기기의 기준에서 보자면 태블릿은 모호하다. 그 기준 자체가 애매한데, 키보드가 없어야 태블릿인 것인지 단순히 터치만 가능하면 태블릿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정의는 없기 때문이다.
전자기기 자체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경계선 자체가 모호해진 부면도 있지만, 사실 태블릿은 컴퓨터와 노트북, 그리고 스마트폰의 경계선 어딘가에 존재하는 제품이다.
전화가 가능한 태블릿도 이미 존재하며, 20인치를 넘는 태블릿도 존재한다. 심지어 7인치 ‘스마트폰’도 있고, ‘태블릿’도 있다. 결국 태블릿의 정의는 다양한 화면 크기를 가진, 멀티 터치로 조작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라는 선에서 합의를 봐야만 할 것 같다.
태블릿의 시작
태블릿의 정의에서처럼, 태블릿은 그 자체적으로 애매한 시작을 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아이패드를 태블릿의 원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사실 태블릿의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P에서 내놓은 터치스크린을 갖춘 컴퓨터는 HP-150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지만 운영체제는 DOS였고, 터치에 맞춰진 프로그램도 거의 없어서 있으나 마나 한 상징적인 제품으로 남아 있다.
이후 태블릿은 몇몇 기업들에서 시험적으로 내놓았거나, 차별화를 위해서, 혹은 몇몇 기업 시장을 위해서 내놓았을 뿐 대중을 위한 기기는 아니었다. 또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윈도우 XP 운영체제 역시 ‘태블릿 PC 에디션’이 존재하기도 했다.
태블릿의 정의에서처럼, 태블릿은 그 자체적으로 애매한 시작을 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아이패드를 태블릿의 원형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사실 태블릿의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P에서 내놓은 터치스크린을 갖춘 컴퓨터는 HP-150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지만 운영체제는 DOS였고, 터치에 맞춰진 프로그램도 거의 없어서 있으나 마나 한 상징적인 제품으로 남아 있다.
이후 태블릿은 몇몇 기업들에서 시험적으로 내놓았거나, 차별화를 위해서, 혹은 몇몇 기업 시장을 위해서 내놓았을 뿐 대중을 위한 기기는 아니었다. 또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윈도우 XP 운영체제 역시 ‘태블릿 PC 에디션’이 존재하기도 했다.
태블릿을 위한 운영체제라는 거창한 이름을 지니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 모태는 PC용 운영체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며, 지금처럼 정확한 터치 입력도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UI가 기존의 PC 버전과 흡사해서 진정한 태블릿 버전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이외에도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을 더하고, 회전식 액정을 탑재해서 원한다면 화면만 보이도록 해서 지금의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존재했지만, 역시나 근본적인 사용자 경험에서의 문제는 남아 있었다.
아이패드의 등장
죽어가던 태블릿 시장은 돌연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인해서 다시 태동기를 맞이했다. 마치, 태블릿을 재발명이라도 한다는 듯 화면으로 가득 찬 거대한 아이패드의 등장은 태블릿의 대중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가 차별화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모바일 기기로서 최적화된 UI를 빼놓을 수 없고, 심플하고 간결한 디자인, 10시간으로 오래가는 배터리, 수많은 전용 앱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태블릿은 윈도 운영체제를 그대로 이식한 듯한 UI로 인해서 만족도가 떨어졌고 배터리 타임은 극도로 부족했고, 최적화된 앱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처음부터 휴대하는 대화면 태블릿 기기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을 위해 개발되었다.
사실, 잡스는 아이패드를 먼저 개발하기 위해 기술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때 확보한 멀티 터치 기술을 아이폰에 먼저 도입하면서 아이패드는 잠정 보류가 되었고, 이후 2010년에 다시 선보이면서 아이패드는 빛을 보게 되었다.
아이폰의 생태계를 그대로 이식한 아이패드의 등장은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화면만 큰 아이팟 터치’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아이패드는 분명 태블릿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태블릿의 용도
그렇다면 아이패드 이후, 태블릿은 어떠한 기기로서 사용되고 있었을까? 출시 초기에는 궁금증과 호기심에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이후로의 아이패드는 컨텐츠 소비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생산 도구가 되었다.
보다 초창기의 아이패드 시리즈는 최적화된 컨텐츠 소비 도구로서 적합했는데, 아이폰은 여전히 3.5인치에 불과했고 다른 스마트폰 역시 4인치대라는 점으로 인해서 화면 크기에서 오는 차이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또한 두께는 더욱 얇아지고, 화면은 더욱 선명해진 기술을 더하면서 아이패드의 판매는 더욱 날개를 달았는데,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연히 소비 도구가 아닌 생산 도구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며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태블릿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대화면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서 휴대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간단한 문서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상업 활동에 활용하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태블릿을 메뉴판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다른 기업들에서는 전시를 위해서 태블릿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는 교육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사용했던 태블릿은 아이패드 1세대, 뉴 아이패드,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에어2, 아이패드 미니1,2,4,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가 있는데 저마다 다른 용도가 있었다.
9.7형 아이패드는 PDF나 epub 파일을 통해 업무를 보거나 공부를 하기도 했고, 간단히 웹서핑을 하거나 게임과 영상 등의 컨텐츠를 즐겼다. 7.9형 아이패드 미니는 휴대하며 사용했고, 당시로서는 작은 3.5~4인치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좋은 기기가 되었다.
지금의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는 12.9형 대화면으로 화면 분할 기능을 적극 활용하며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공부를 하는데 활용하며, 9.7형 아이패드 프로는 휴대하며 애플 펜슬을 통한 활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아이패드가 스마트폰과 맥북의 부족함을 채워주고는 있지만, 앞으로 2~3년 이내에는 또 어떠한 변화가 있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태블릿의 본질
태블릿은 그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서 한계에 부딪힌 것이 사실이다.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태블릿 시장의 역성장은 아이패드 시리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무려 9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은 잡스가 직접 소개를 했듯, 아이폰과 맥의 중간에 위치한 제품으로서 등장했다. 태생 자체가 노트북도 아니면서 스마트폰도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은 이미 ‘스마트폰 + 태블릿’의 합성어인 ‘패블릿’으로 불리며 태블릿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 있고, 노트북 또한 ‘울트라북’의 등장으로 더 얇고 휴대성이 높아진 기기가 되었다.
즉, 스마트폰은 태블릿만큼 화면이 커지고 빨라지면서 태블릿이 수행했던 소소한 업무를 가져와버렸고, 노트북은 휴대성을 높이면서 기존의 높은 생산성을 그대로 품은 채 ‘휴대성까지 높아진’ 기기가 된 것이다.
태블릿이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기기였다면, 반대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또한 태블릿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태블릿이 이도 저도 아닌 기기가 되고 만 것이다.
사실 태블릿으로 생산적인 업무를 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별도의 키보드가 필요하며 거치대 또한 필요할지 모른다. 때로는 윈도 태블릿에서 마우스를 활용해야 하기도 하고, 또한 와이파이를 찾아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것들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보다는 그저 1kg도 안되는 울트라북 하나면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심지어 가벼운 작업이라면 스마트폰으로도 무리가 없어진 것이다.
태블릿의 본질 자체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였지만, 바로 이 본질이 태블릿을 위협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태블릿은 점점 더 시장에서 외면받는 제품이 되어서 넷북과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태블릿의 존재 이유
그렇다면, 여전히 존재하는 태블릿은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 혹시나 있을지 모를 몇몇 소비자들을 위해서 기업들이 친절하게 태블릿을 내놓는 것일까?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무작정 제품을 찍어내기만 하는 것일까?
최근의 태블릿 시장의 이슈를 살펴보자면, 절대다수의 대중이 아닌, 특화된 시장을 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의료 분야, 교육 분야, 기업 분야에 최적화해서 프로페셔널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이유는 당연하다. 단가를 낮추지 않아도 프리미엄 시장은 구매가 이뤄지고 그것이 유용하기만 하다면 그것 자체로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 지금의 노트북이 차지한 자리를 태블릿이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MS는 서피스 프로4와 서피스 북을 내놓았고, 애플도 처음으로 12.9형 아이패드 프로와 최근에는 휴대성까지 더한 9.7형 아이패드 프로까지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태블릿이 점점 더 프리미엄을 강조할수록, 일반 대중들은 태블릿으로부터 멀어질지 모른다. 단순히 즐기는 용도의 기기라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고, 생산성은 여전히 노트북이 태블릿의 위에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을 외치는 태블릿은 하나같이 고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기존의 태블릿은 굳이 돈을 들여서 구매를 할 정도의 매력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태블릿에 대한 외면은 앞으로도 지속될지 모른다.
2016년의 태블릿은 생산성을 위한 기기로 거듭나고 있으며, 애플조차도 아이패드를 ‘컴퓨터를 넘어선 컴퓨터’라고 부를 정도로 아이패드가 더 이상 태블릿이 아닌 컴퓨터로 불리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태블릿과 노트북이 별도로 분리되는 과도기에 살고 있는 지금에서의 태블릿의 존재 이유는 그저 ‘노트북보다 조금 더 높은 휴대성’에 그칠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 생산성을 더하자면 차라리 노트북이 더 쾌적하고 편리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울트라북도 태블릿도 아닌 또 다른 기기가 지금의 노트북과 태블릿의 자리를 대체할지 모르며, 그 기기는 태블릿과 노트북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줄 것만 같다. 그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야겠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