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잘 떠오르질 않는다. 적게 쳐서 10배를 해도 200원으로는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아니, 할 만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겨우 사탕 하나 구입하는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이 돈이면 한 달 내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아니, 사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돈도 필요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우체국 알뜰폰 이야기다. 지난 1월에 등장한 이후 사실상 국내 알뜰폰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한 제로 요금제 말이다.
그동안에도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해왔었다. 기본료 1500원에 쓰는 만큼 나오는 알뜰폰을 통해서 나름 엄청나게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불변의 진리는 없나 보다.
2016년이 되기 무섭게 등장한 우체국 알뜰폰의 제로 요금제는 1500원마저도 비싸다고 느껴질 만큼 매우 저렴하게 등장했고, 결국 대대적인 알뜰폰으로의 이동을 이끌어 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저렴한 것일까?
사진 인용 : Flickr / Vernon Chan
기본료 0원에 무료 통화 50분이 그 골자다. 그러니까 한 달에 통화를 50분 미만으로 ‘발신’ 하면 사실상 통신사에 내야 하는 요금 자체가 제로라는 이야기. 문자나 데이터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지만 아무튼 이렇다.
지금까지 LTE 요금제는 하나같이 2만원 이상이었고, 최소한으로 잡아도 2만원 후반대였다. 결국 세금까지 더해서 3만원대란 이야기. 그러나 기본료 자체가 없는 알뜰폰은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세금을 더할 기본료 자체가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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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혹자는 이렇게 물어볼지 모른다. 아니, 데이터 하나 안 쓰고 문자 하나 안 쓰면 그게 어떻게 스마트폰이냐고. 하지만 필자는 다르다. 개인용 폰과 업무용 폰을 가지고 사용 중인 상황이니까.
쉽게 말해서 서브 폰으로 우체국 알뜰폰을 사용한다는 이야기. 필자의 경우는 개인용 폰으로는 KT의 광대역 안심 무한 51 요금제 + 20% 약정 할인을 적용해서 세금 포함 44,000원 정도의 요금을 낸다.
해당 요금제의 혜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통화 100분에 문자 100건, 데이터 15기가를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의 경우는 15기가 소진 이후 속도 제한으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상품이다. 굳이 무제한 통화는 필요가 없어서 해당 요금제로 데이터 위주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용 및 대외용 폰으로서 개인적인 친분이 아닌 일을 위해서 연락을 해야 하거나 업무용으로 알려줘야 하는 번호로서 서브 폰을 사용한다. 바로 이 번호로 우체국 알뜰폰을 이용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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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이렇게 사용해도 불편함은 전혀 없다. 업무용이라고는 하지만 실시간 붙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연락은 문자로 오거나 전화가 오게 된다. 그리고 주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데이터 걱정도 없다.
그러니까, 이동하면서는 개인용 폰으로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하고, 업무용 서브 폰으로 50분 무료 통화 혜택을 보는 것. 결국 정말 중요한 문자 답신을 제외하자면 카톡이나 라인으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통화료가 사실상 나오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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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국 메인 폰은 될 수 없나?
그렇다면 결국 서브 폰에 그치지 않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알뜰폰 자체가 모든 대중에게 맞는 요금제라기보다는 기존의 스마트폰 요금제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고 거품을 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서 사용자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메인 폰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기본료 0원에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도 되거나 사용할 줄 모르는 분들에게 꼭 알맞은 폰이 되기도 한다. 주로 걸려 오는 전화를 받으면 되고 또한 거는 전화도 50분간 무료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
그리고 사용 환경상 와이파이가 언제나 사용이 가능해서 굳이 데이터가 거의 필요치 않은 경우에도 메인 폰으로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합하다기보다는 더욱 많은 선택지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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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이터 요금 폭탄?
제로 요금제의 경우 다른 요금제 대비 데이터 요금이 다소 비싸게 책정되어 있다. 쉽게 말해서 2.5배 수준. 그러니까 다른 폰으로 100MB를 사용하면 2,000원 정도가 나오지만 제로 요금제로 같은 용량을 사용하면 5,000원 정도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기본료 6,000원 요금제도 있다. 통화는 무려 230분에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분들도 상당히 많아서 이 요금제의 인기도 제법 높은 편이다.
결국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잘 파악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에 따라서 비용이 과다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데이터 소모에 대한 기본 상식과 와이파이 연결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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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통화 품질은 괜찮나?
통화 품질은 사실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냥 통신 3사의 망을 사용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우체국 알뜰폰이든 다른 알뜰폰이든, 그냥 기존의 통신사가 가진 망을 가지고 통신을 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KT와 SK, LG까지 3개의 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통화 품질이나 속도, 문자 전송에도 문제는 사실상 없는 상태. 다만 몇몇 인터넷 서비스에서 스마트폰 번호 인증 등이 안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서비스 개선의 문제라서 점점 해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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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체국 알뜰폰이 적합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2년 약정이 끝났거나 중고폰을 구입해서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 적합하다.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주로 생활하고 업무를 보는 경우라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추천한다.
다만, 문자와 데이터는 사용하는 만큼 소모가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통신사별로 최근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통화 패턴과 사용량을 알려주기 때문에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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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용량은 확인이 가능한가?
알뜰폰 회사별로 별도의 앱이나 사이트를 통해, 혹은 전화를 통해서 사용량을 체크할 수도 있고 아직은 미흡한 곳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통신 3사의 망을 빌려서 사용하는 만큼 기본적인 문자로 확인이 가능하다.
소모량에 따라서 잔여량을 알려주는 문자가 자주 오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알뜰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가입하려는 알뜰폰 제조사에 대한 후기나 평가 등을 잘 참고해서 가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진 인용 : Flickr / Maurizio Pesce
#6. 우체국 알뜰폰이란?
사실 우체국 알뜰폰이란, 우체국에서 판매를 대행하는 것일 뿐 우체국에서 직접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내놓은 서비스는 아니다. 즉,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인프라와 지점을 가진 우체국을 활용한 알뜰폰 서비스라는 이야기.
영세한 알뜰폰 업체가 전국 곳곳에 지점을 열 수는 없으니 우체국을 통해서 판매 대행을 활용하는 것인데, 결국 우체국 알뜰폰은 판매 대행이며 이 속에 다양한 알뜰폰 업체가 입점해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백화점 안에 있는 각각의 매장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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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알뜰폰 요금제 주의사항은?
알뜰폰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위약금이나 요금, 및 사용 패턴을 알아봐야 한다. 저렴하다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 데이터 하나 사용하지 못하고, 혹은 마음껏 문자 하나 보내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는 데이터 무제한인데 몇 MB로 제한된 제공량을 주는 요금제를 가입했다면 상당히 답답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알뜰폰 요금제를 몇 가지 정도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제로 요금제를 선택하라는 것이 아닌, 39,900원에 음성/문자/데이터 무제한 알뜰폰 요금제도 있는 만큼 그 사이에서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찾으면 가장 합리적인 스마트폰 사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달 요금 20원의 기적, 아니 사실 정말 0원이 될 수도 있는 알뜰폰 요금제의 기적은 누구나 가능하다. 그것이 서브 폰이든 메인 폰이든, 집 전화로 사용하든 말이다. 2016년에는 알뜰폰을 통해 온 가족 통신비를 제로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