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되었습니다. 그동안 11월 출시라는 것만 알려줬을 뿐, 구체적인 출시일을 알리지 않았던 애플은 조심스레 11월 11일 1차 출시국가 40곳에서 동시 출시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1차 출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단연 ‘전파인증’ 때문으로, 11월 11일 40개 국가에서 1차 출시로 아이패드 프로를 주문하는 바로 그 날에서야 한국에서 아이패드 프로 셀룰러 모델의 전파인증이 완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11월 11일 발매를 못한 이유에 ‘전파인증’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죠.
아무튼, 아이패드 프로는 출시되었고 이제 11월 13일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해집니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판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iOS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폰으로부터 시작된 iOS 운영체제는 아이패드를 비롯해 아이팟 터치, 애플 TV까지 이어지며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심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맥 시리즈에 사용되는 OS X과의 연계성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산성이라고 주장하는 아이패드 프로는 왜 여전히 iOS를 머금고 있는 것일까요? 애플은 MS의 임원을 키노트에 초대할 정도로 아이패드 프로의 ‘생산성’을 강조하는데 힘을 쏟고 있지만 정작 개방성과는 거리가 먼 iOS를 고집하는 태도는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상 비슷한 크기와 비슷한 가격대를 지닌 서피스 프로4와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완전히 컴퓨터로서 사용이 가능한 반면, 하나는 반쪽짜리로 불리는 모바일 운영체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상 비슷한 크기와 비슷한 가격대를 지닌 서피스 프로4와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완전히 컴퓨터로서 사용이 가능한 반면, 하나는 반쪽짜리로 불리는 모바일 운영체제이기 때문입니다.
#1. iOS의 시작과 역사, 그리고 현재
iOS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iOS 자체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애플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는 모두 iOS입니다. 애플의 주장에 의하면 가장 앞선 모바일 운영체제라고 주장하기도 하는 iOS.
시작은 역시나 아이폰을 위한 운영체제였습니다. OS X for iPhone이라는 첫 이름에서처럼 OS X과 태생이 비슷하지만 모바일 기기를 위한 다른 운영체제를 표방하며 등장했고, 이후로는 iPhone OS로 불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0년 4월부터 iOS로 줄여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맥 운영체제 역시 MAC OS에서 MAC을 빼고 OS X으로 통합하여 현재는 OS X으로만 불리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아무튼 아이폰을 위한 전용 운영체제이자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는 iOS는 아이팟 터치를 비롯해 아이패드에도 적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연동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초기 아이폰은 앱스토어마저 없었다면, 현재의 iOS 기기들은 서로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거의 모든 자료를 연동하고, 게임 기록도 이어서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진 스트림도 한 단계 더 발전해서 동영상까지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에어 드롭으로 원하는 자료도 어느 기기보다 빠르게 전송이 가능합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다가 아이패드를 집어들어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핸드 오프’ 기능을 비롯해 연동성이 강조되는 모바일 운영체제로서 단일 플랫폼이 가지는 장점을 제대로 녹여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별도의 백신이 필요하지도 않고, 별도로 기기별 호환을 위한 추가 설치가 필요하지도 않은 완전히 하나와 같은 iOS 운영체제를 통해서 애플의 모바일 기기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iOS 운영체제의 장점과 단점
iOS 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같은 플랫폼으로 구동되는 앱이라면 ‘유니버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앱을 통해서 모든 기기에 맞춰진 최적화된 앱을 구동합니다. 더구나 애플의 앱은 안드로이드처럼 파편화가 없어서 거의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합니다.
홈 버튼을 비롯해 거의 모든 동작을 터치로 진행하고, 16:9 및 4:3 비율로 맞춰진 환경과 3.5인치에서 5.5인치에 이르는 4개의 화면 크기 및 아이패드의 동일한 화면 비율로 인해서 앱 최적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도 최적화되고 원래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주는 기기로도 유명합니다. 최신 운영체제의 도입률 역시 타 회사에서 따라오기 힘들 정도이고, 몇 년이 지난 구형 제품까지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화면이 점차 커지고, 3.5인치에서 5.5인치로 나눠진 화면 크기 뿐만 아니라 달라진 화면 비율로 인해서 앱 최적화에 예전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놓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구형 제품에서 지원하지 않는 다양한 하드웨어적인 변화까지 수렴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앱 성능의 파편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완벽하다고 여겨졌던 보안 역시 악성코드 사건으로 오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iOS 운영체제 자체가 폐쇄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자유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며, 모바일 기기로서 직관적인 조작은 가능하지만 컴퓨터와 같은 자유로운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사진 인용 : arstechnica
#3. 아이패드와 iOS의 만남
이러한 iOS 운영체제는 아이패드가 공개되는 순간부터 비난의 연속이었습니다. 화면만 큰 아이팟 터치라거나, 큰 화면이 쓸모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비난은 아이패드 2세대가 등장하기까지, 심지어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iOS 운영체제의 장점을 고스란히 아이패드에 녹여내면서 그동안 PC의 휴대용 버전이라고만 여겨졌던 태블릿을 훌륭하게 +1 기기로서 우리 옆에 놓이게 만들었습니다. 터치 입력이 가능한 컴퓨터라기보다는 올인원 모바일 기기로서 시작점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로서는 화면이 더욱 작았던 3.5인치 아이폰이 해내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아이패드는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넓은 화면으로 타이핑을 하고, 동영상을 감상하며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그러면서 iOS의 연동성을 강화하여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아이패드로 확인하거나 아이패드로도 전화와 문자까지 가능하게 만들었고, 더욱 얇으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나날이 아이패드는 진정한 모바일 제품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4. 생산성을 위한 아이패드 프로와 iOS
하지만 태블릿은 당연하게도 침체기를 겪고 말았습니다. 잦은 교체가 특징인 스마트폰과는 달리 태블릿은 그 제품의 특성상 매번 교체하지도 않고 꼭 필요한 필수 제품도 아니기에 고장나면 그냥 포기하고 스마트폰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각 제조사들은 생산성을 위한 기기를 만들기에 집중했습니다. MS는 꾸준히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자의 가방 속으로 옮기기 위해서 모바일화에 집중하고 있고 그 결과물로서 성공적인 서피스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애플 역시 나날이 떨어지는 아이패드의 판매량과 태블릿 시장 자체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반 소비자를 벗어난 기업 시장과 +1 시장을 찾기 위해 생산성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iOS 운영체제를 가진 채로 말이죠.
어쩌면 기존에 ‘스마트폰’이라는 시작점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생각과 애플의 생각이 달랐듯, 아이패드 프로가 ‘컴퓨터용 운영체제’를 가져야 한다는 것 역시 소비자들의 생각일지 모릅니다.
스마트폰이 진짜 스마트해지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환경을 그대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했던 윈도우 모바일폰은 철저히 실패했고, 현재는 애플이 내세우는 모바일 중심의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태블릿 역시 그러했습니다. 화면만 크고 실용성은 없다며 비난했던 아이패드는 어느새인가 시장의 변화를 불러오는 촉매가 되면서 각 기업들과 앱 제조사들을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완벽한 모바일 중심의 앱을 개발하기 위한 각 제조사들의 전쟁이 치열합니다. 대작 게임들 역시 무조건 키보드와 마우스가 필요하다는 편견과는 달리 완전히 모바일에 맞춰 발전했고 결과 컴퓨터 게임을 넘어서는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편견은 여전히 액티브 엑스를 고집해야 한다는 한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경험에서 너무나 당연하게도 ‘생산성은 컴퓨터, 컴퓨터는 윈도우’라고만 생각했던 것이죠.
하지만 MS가 운영체제를 판매하는 전략에서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으로의 완벽한 변신을 꾀하듯, 시장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컴퓨터라는 것의 개념이 더욱 모호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모바일 운영체제와 컴퓨터용 운영체제의 벽도 허물어질 것이고, 결국 하나로 융합된 기기와 운영체제를 자연스럽게 사용할지 모릅니다. 더구나 해외의 컴퓨터 및 웹 환경은 한국과 달리 웹과 윈도우에 종속된 환경이 아니라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미 맥과 맥북만으로도 모든 작업을 해내고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불편함이 없는 생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어느새인가 모바일로 이식되어서 iOS 운영체제에서도 불편함 없이 오피스를 사용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한국에서 그것도 현재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자면 서피스 시리즈가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더욱 생산적인 업무에 더 맞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액티브 엑스를 비롯해 다양한 제한적인 웹 및 업무 환경이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바라보는 전세계적인 범위의 시장에서는, 한국에서만큼 윈도우 종속적인 환경도 아니며 iOS만으로도 크게 불편하다거나 생산 업무를 보기 힘든 환경이 아니라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한국의 환경에 맞춰야 하는 우리의 현실로서는 여전히 아이패드 프로는 무언가 2% 아쉽고, 완벽한 생산성 기기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는 몰라도 이미 iOS 운영체제 자체는 생산을 위한 대부분의 앱을 지원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생산성 기기로 부르고 있고, 생산성을 위한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까지 iOS 운영체제가 가진 한계도 분명히 있겠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로 아이패드 프로에도 여전히 iOS가 사용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