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기대감을 조금이나마 가져보려 했던 갤럭시노트9의 실제 후면 디자인은 루머와 완전히 일치했다.
물론, 역대 노트 가운데 가장 다양한 기능과 큰 화면, 쓰임새 많은 폰이 된 것은 맞다. 다른 폰에서는 대부분 지원하지 않는 스타일러스 펜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갤럭시S9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대로 답습했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아쉬움까지 더하면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1) 옆그레이드 : 갤럭시노트8 사용자들은 이번 갤럭시노트9을 보면서 자신이 사용하는 갤럭시노트8의 생명이 연장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연히 속도가 더 빨라지고, 화면이 더 커졌지만 동시에 폰도 더 커지고 두꺼워졌을 뿐 아니라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갤럭시노트9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모두 갤럭시노트8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서다.
2) 후면 디자인 : 전면 디자인에서 상하단 베젤이 극적으로 줄어들기는 힘들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후면은 다르다. 루머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후면 카메라 및 지문 인식 센서의 디자인은 실제 공개된 갤럭시노트9과 그대로 일치하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통일성도 없고, 균형도 맞지 않으며, 심지어 중앙 정렬도 아닌 애매한 디자인을 메인 플래그십 폰에서 선보인 것이다.
명백히 기술적인 이유라 하더라도, 그 결과 디자인이 뒤로 밀려나는 것은 소비자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차라리 후면만 놓고 보자면 갤럭시노트7이나 갤럭시노트8이 훨씬 더 만족스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3) 블루투스 S펜 : 초대장에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블루투스 S펜 역시 의외의 복병이다.
블루투스를 통한 추가 기능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갤럭시노트9의 블루투스 S펜은 최대 200번의 버튼 인식 및 30분의 대기 시간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200번은 가볍게 넘어가더라도, 30분의 대기 시간은 이 제품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다양한 작업을 할 때 불편함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커스텀이 가능하며, 서드파티 앱까지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대기 시간을 더 늘릴 필요가 있었고, 이보다 더 새롭고 신선한 기능이 필요했다.
대기 시간이 30분이며 200번까지 버튼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실 사용 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길어야 20분 정도의 사용이 가능한 아쉬운 경험을 전달해줄 뿐이다.
여느 셀카봉에도 포함되어 있는 블루투스 리모트와 비교해서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하다는 점 이외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라리 극적으로 배터리를 늘려서 5시간 사용, 1000번의 버튼 인식, 2~3가지 버튼 탑재로 더욱 많은 기능을 선보였다면 또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4) 혁신의 부재 : 현재 삼성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화웨이의 급성장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판매량 증가는 고스란히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 하락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2위를 처음으로 차지한 화웨이를 두고서, 애플을 밀어낸 것이 아니라 삼성 스마트폰 유저들을 흡수했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이 순위에서 한 단계 하락한 것은 맞지만 애플의 판매량이 줄어든 결과는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역대 S펜 가운데서 가장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S펜인 것도 맞고,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노트 시리즈인 것도 맞다.
하지만 보는 순간 매혹적인 디자인인 것도 아니고, 블루투스 기능 하나로 노트8과 다르다고 하기에는 무언가 어설프다.
이미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에서 혁신을 찾기는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혁신이란 단어가 사용되는 것이 요즘이다.
내년 초에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10번째 갤럭시S10과 폴더블 갤럭시를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
최대 30분, 200번의 버튼 사용성을 제공하는 블루투스 S펜이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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