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제품들의 성장을 보다 보면, 대기업의 외계인 고문설에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짧은 기간 안에 어떻게 이러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오늘은 이러한 감탄을 자아내는 스마트기기들 중에서 게이밍 노트북, 에이서의 프레데터 노트북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로 자리매김한 트리톤 700이라는 괴물 게이밍 노트북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짧게나마 트리톤 700 게이밍 노트북을 직접 만져볼 기회가 있었는데, 기존에 있던 노트북이라는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이 트리톤 700은 아마 모든 남성들의 로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레데터의 모든 것을 쏟아붓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느껴졌던 트리톤 700은 과연 어떤 게이밍 노트북인지 한번 알아보자.
후에 다루겠지만 트리톤 700은 한마디로 장난 아닌 성능을 자랑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1.89cm밖에 되지 않는다. 무게도 2.45kg으로 휴대용 노트북으로써 나쁘지 않은 무게다.
물론 휴대용 게이밍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는 어댑터의 무게도 생각해야만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트리톤 700의 프레데터 로고에는 최상위 라인업을 뜻하는 에메랄드 색상이 적용되었고, 프레데터 로고 대신 에이서 로고가 붙어 있었다면 프리미엄 사무용 노트북으로 착각할 것만 같은 디자인을 품고 있지만 측면에는 게이밍 노트북의 디자인 요소들을 절제된 정도로 품고 있기도 하다.
사용하기 전부터 호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던 트리톤 700의 겉모습은 상판을 열어보기 전에 흥미를 돋우는 애피타이저라고 할 수 있었다.
트리톤 700의 상판을 연 후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지만, 찬물에도 위아래가 있듯, 트리톤 700 게이밍 노트북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GPU부터 설명하는 것이 예의인 것 같다.
트리톤 700은 그 유명한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을 탑재했다.
GTX 라인업의 최상위에 있었던 타이탄 X 마저 가볍게 넘어선 GTX 1080은 파스칼 공정이 사용되었는데, 이 파스칼 공정이 바로 트리톤 700이 1.89cm라는 얇은 두께로 출시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파스칼 공정이 적용된 GTX 10 라인업은 소비전력 문제와 공간 제약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하는데, 덕분에 노트북에 적용되는 그래픽 칩셋이 데스크탑에 적용되는 그래픽 칩셋과 동일해질 수 있게 되었다. 즉 ‘M’이 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성능은 맥스웰 공정이 적용된 이전 세대보다 평균적으로 1.7배가량 향상되었다.
그리고 트리톤 700에 설치되어 있는 ‘프레데터 센스’ 기능을 사용하면 손쉽게 터보 모드, 즉 오버클럭을 즐겨볼 수 있는데, 3D 마크의 타임 스파이로 진행한 트리톤 700의 벤치마크 점수는 기본 상태에서 5481점, 터보 모드에서 5824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점수는 트리톤 700에 탑재된 인텔 i7-7700HQ CPU와 GTX 1080 조합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 게이밍 노트북 대비 2000점가량 높은 점수이고, 6733점인 4K 게이밍 데스크톱에 더 가까운 점수이기도 하다.
또한 GTX 1080의 게임 성능을 웹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직접 ‘니드 포 스피드’를 해보니 최고 단계 그래픽 모드로 플레이해도 버벅거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참고로 지포스 GTX 1080은 VR 기능도 즐겨볼 수 있게, 또 노트북에서도 120Hz 화면 주사율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
✎ 수준급 그래픽 처리 성능을 보여준 트리톤 700
✎ 프레데터 센스 기능으로 간편하게 터보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GPU는 120Hz 프레임까지 구현할 수 있고 그래픽 데이터양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모니터는 늘 일정한 프레임만을 유지한다. 그래서 게임 중에 화면이 잘리거나 순간적으로 그래픽이 튀는 현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다행히 트리톤 700의 모니터는 일반적인 모니터가 아니다.
트리톤 700은 일반 노트북 모니터의 응답속도의 약 2배 정도 되는 최대 120Hz의 프레임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엔비디아의 G 싱크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의 재생률을 그래픽 양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GPU와 동기화해서 부드러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게임을 위해선 GPU, CPU의 속도와 디스플레이의 성능뿐 아니라 인터넷 속도 역시 안정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그래서 트리톤 700에는 킬러 더블샷 프로라는 기술도 접목되었고, 덕분에 유선랜은 안정적인 게임을 위해 사용하고, 무선랜은 메신저나 보이스 채팅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즉 무선과 유선 인터넷을 동시에 서로 간섭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가정에 기가급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어야 활용 가능한 이야기다.
트리톤 700은 기계식 키보드를 품었다. 어쩌면 이 사실만으로 일부 게이머 꿈나무들의 군침을 돌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기계식 키보드가 탑재된 노트북은 처음 만져봤는데, 손맛이 일품이었다. 자꾸만 타이핑하게 만드는 키감이라고 할까, 여태껏 많은 노트북의 키보드를 눌러봤지만, 키보드의 근본이 달라서 그런지 키감의 차원도 달랐다.
특히나 준수한 키감과 딱 적절한 깊이감으로 손가락에 부담이 적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물론 기계식 키보드이다 보니 소음은 어느 정도 있다. 그리고 타이핑 소리가 그리 좋지만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또한 트리톤 700 키보드에는 안티 고스팅 기술을 적용해서, 키보드를 동시 입력할 때 키가 먹히는 현상을 해결했다고 한다. 현란한 컨트롤이 필요한 게이머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다.
✎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들었던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
별도의 마우스를 사용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트랙패드란 비상용 혹은 방해요소일 뿐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트랙패드는 손이 아주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트리톤 700은 트랙패드와 키보드의 위치를 바꿔버렸는데, 덕분에 게임 중에 오터치를 하거나, 타이핑 중에 마우스 커서가 튀는 일이 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게임 외의 용도로 트랙패드를 사용하게 될 때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키보드를 잘못 누르는 일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터치패드는 코닝 고릴라 글라스로 되어 있어서, 내부에 있는 듀얼 에어로 블레이드 3D 팬이 보이는데, 마치 고급 시계가 자신의 정교한 기어들을 보여주는 것처럼 프리미엄 노트북이라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그리고 코닝 코릴라 글라스다 보니 터치패드의 터치감도 기존의 터치패드와는 전혀 다르다. 단점이라면 딸칵 누를 수가 없다는 점인데, 드래그는 두번 터치한 상태에서 움직이는 제스처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키보드와 터치패드 안쪽의 에어로 블레이드 팬에는 백라이트가 들어온다. 그것도 그냥 백라이트가 아니고 RGB 백라이트라서 말 그대로 원하는 색상을 선택해볼 수 있다.
이 설정은 ‘프레데터 센스’에서 가능한데, 키보드 백라이트의 경우 모션의 선택지가 정말 다양하다. 부분적으로 색을 달리할 수도 있고, 색상이 현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 백라이트를 정말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었던 프레데터 센스 기능
✎ 강한 바람을 뿜어내던 에어로 블레이드의 쿨링 시스템
입출력 포트를 점점 최소화하는 맥북과 달리 트리톤 700은 포트를 좌우 측면뿐 아니라 뒤쪽에도 배치함으로 호환성을 극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썬더볼트 3와 디스플레이 포트, HDMI 2.0포트로 트리플 모니터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프레데터 트리톤 700은 사운드 역시 남달랐다.
노트북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공간감 형성에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음원에 따라 최고 출력에서는 다소 갈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고음에서도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이는 에이서의 트루하모니 기술과 돌비 애트모스가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혼자서 게임을 한다면, 굳이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SSD로는 512GB M.2 PCIe SSD가 RAID 0를 통해 듀얼로 연결되어 총 1TB의 용량을 품고 있고, 전송 속도는 약 3,200MB/s에 이른다.
✎ 최적화된 쿨링 시스템을 위해 포트를 3면에 배치했다.
프레데터 트리톤 700은 장점이 두드러지는 게이밍 노트북인 만큼 단점 역시 분명했는데, 우선 가격이 조금 낯설었다. 사양에 따라 350만원 혹은 400만원으로 나뉜다.
그리고 여느 게이밍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타임이 굉장히 짧았다. 약 2시간 정도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배터리를 품고 있어서 게임을 즐기기 이전에 게임을 설치하는 데에 배터리 절반을 사용해버렸다. 어댑터를 휴대하지 않았다면 그날은 게임을 즐기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또한 에이서 게이밍 노트북의 아이트래킹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물론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두께와 가격이 달라지겠지만, 그 기술까지 담았다면 정말 적수가 없는 게이밍 노트북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지문이 잘 묻어서 자주 닦아줘야 한다는 점도, 그리고 지문 인식 잠금해제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8세대 인텔 코어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특히나 컸다.
어쩌면 터무니없는 욕심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욕심을 떠올리게 만든 것은 바로 트리톤 700이다. 파격적인 진보를 보여줬던 에이서와 트리톤 700이 앞으로 에이서가 또 어떤 발전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대 했던 것 만큼의, 그리고 기대했던 것 이상의 놀라움을 보여주었던 트리톤 700은 게이머를 비롯한 대부분의 남자들의 로망이지 않을까 싶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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