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아이폰은 비싸다는 것이다. 아이폰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일 스마트폰인 것도 맞고, 완성도가 뛰어날 뿐 아니라 독자적인 OS 및 다른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까지 더하며 높은 만족도를 제공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애플이 그렇게 친절한 가격 정책을 내세운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음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 많다. 이번 아이폰X(텐)만 보더라도 그 점을 알 수 있는데, 국가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1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만에 아이폰X은 완판되었고 12월이나 내년까지 출고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즉, 없어서 못 사는 폰이 된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다. 특히나 스마트폰이 스펙적으로 보자면 사실상 차별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자면 더욱 그렇다.
아이폰X이라고 해서 아이폰8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해준다거나 비약적인 발전, 혹은 세대를 뛰어넘은 차별점이 있는 것도 아님에도 소비자들은 아이폰8이 아닌, 아이폰X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아이폰X은 1분 만에, 혹은 1시간 만에 완판된 것일까?
희소성에 대한 가치. 소비자들은 희소한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마치 올림픽 주화가 무한정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한정판으로 발매되어서 불과 몇 시간만에 완판이 되는 것처럼, 연일 들려왔던 아이폰X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들, 이를테면 생산 부족이나 물량 부족 소식들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기존에도 아이폰은 출시 이후 첫 3개월간 최대의 판매량을 보여왔지만, 이번 아이폰은 이례적으로 공개 이후 한 달이 넘어서야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판매량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자 소비자들은 지금이 아니면 구입하지 못하거나 한참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이 생겨났고, 이러한 심리가 초기 구매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높은 브랜드 신뢰도. 무엇보다,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가치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특정 제품이 엄청나게 저렴하다거나 평소에는 하지 않던 세일을 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가격이 구매를 결정짓는 제품들과 달리, 아이폰은 가격이 아닌 브랜드 신뢰도에 기인한 소비가 더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폰X의 가격은 역대 아이폰 가운데 최고점을 찍는 상황이다. 최대 150만원을 넘어서는 아이폰X의 가격표 앞에서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대신 열기에 바빴고, 이러한 상황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어쩌면 애플이 지금까지 보여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가치 때문일지 모른다.
완전히 달라진 아이폰. 누군가는 이번 아이폰이 기존 아이폰과, 심지어 안드로이드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를 할지 몰라도, 아이폰의 디자인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을 정도의 디자인 변화를 선보인 제품이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독특한 전면 디자인에 더해서 베젤리스 디자인을 선보인 첫번째 아이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공개된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점에서 아이폰 마니아들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교체 및 대기 수요. 아이폰은 높은 고객 충성도를 지니고 있는데, 실제 미국 청소년들 가운데서도 70% 이상이 다시 아이폰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할 정도로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는 다른 제품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리고 사상 최대의 판매를 보였던 아이폰6 및 아이폰6s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주기에 접어든 것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1년 반에서 2년 정도이기 때문에,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은 기존에 엄청난 사용자를 가지고 있었던 아이폰6, 아이폰6s 유저들을 기반으로 이미 성공이 예상되어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의 이목 집중. 아이폰은 첫 출시 국가가 제한적이며, 그마저도 없어서 구입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붐이 일어나고 있는 해외 직구 열풍은 아이폰의 1차 출시 국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이러한 해외 구매가 아이폰의 초기 수요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완판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실 소비자를 비롯해서 수집가들, 언론인 및 유투버들까지 포함되면서 물량이 부족하다는 아이폰X을 빠르게 받아보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아이폰X의 인기는 애플의 브랜드 가치와 누구나 가질 수 없다는 희소성, 독특해진 디자인과 대기 수요 및 세계적인 이슈가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X은 부정할 수 없는 현재 가장 핫한 스마트폰이다. 결과 가장 피해를 본 제품이 아이폰8이라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 아이폰8의 판매량은 지난해 아이폰7 시리즈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아이폰X이 전 세계 1차 출시국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한 시점에 국내에서는 뒤늦은 아이폰8의 예약이 시작되었는데, 결과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약 시간은 더욱 여유로워졌고 물량도 더욱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말해서 아이폰8의 실패라기 보다는 당연한 시장의 흐름일지 모른다. 단일 제품이었던 아이폰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로 나뉜 이후, 다시금 3가지 제품군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특히나 아이폰은 프리미엄에 대한 가치 소비가 많은 제품이기 때문에 아이폰X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아이폰8 및 아이폰X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미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이폰X을 실제로 만져보고 사용해보는 소비자들이 아이폰X을 어떻게 평가할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폰으로 생각할지, 아니면 아이폰8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할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아이폰X은 비싸다는 것이고 사전예약과 동시에 매진되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게 되었든, 아이폰을 한 번도 직접 만져보지 않은 전 세계의 수백만이 넘는 소비자들은 아이폰X을 구입했다. 이 사실 한 가지만 보더라도 아이폰X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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