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은 흔히 강력한 울림의 중저음을 잘 표현하면 좋은 이어폰이라고 느낍니다. 둥둥거리는 이어폰을 좋아하는 것이죠. 제조사들 역시 그러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알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어폰들이 ‘중저음’을 강조하는데요.
또 시장에 중저음 이어폰만 있으니 소비자들도 점점 더 그러한 중저음 이어폰에 귀가 익숙해지고 틀 잡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짠 음식을 먹다 보면 짠맛에 둔해지고 조금씩 더 짠 음식을 원하는 것처럼, 어느새 중저음의 맛에 길들여진 것입니다.
하지만, 짠 음식을 먹다 삼삼한 음식을 먹으면 싱겁게 느껴지는 반면, 중저음의 사운드를 즐겨듣다가 균형감 있는 사운드를 들어보니 또 그 나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삼삼한 음식이 아니라 단 음식을 먹은 기분이랄까요.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이어폰은 영국 트리니티 오디오의 이카루스3 이어폰인데요.
트리니티 오디오는 리시버를 사랑한 영국인 괴짜 창업자가 자신처럼 리시버를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해 모든 구성품을 아낌없이 퍼주는, 고객만족도를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의 일반적인 이어폰보다는 고가의 가격을 품고 있지만, 가성비 이어폰이라고 불리는데요. 이 이카루스3 고음질 이어폰의 특징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봐야겠죠?
최고의 재료로 만들어진 이어폰
식사 중에도 5천원이 아까운 식사가 있는 반면, 3만원이 아깝지 않은 식사도 있죠. 똑같이 배는 부르지만 그 식사가 제공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가치의 차이는 아마 ‘재료’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처럼 이카루스3 하이파이 이어폰은 비싼 가격이지만 그에 걸맞은, 아니 그보다 조금 더 높은 가치를 품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 이어폰이라고도 불리는 것 같습니다.
이카루스3는 쉽게 들어보지 못했던 재료들로 만들어졌는데요. 우선 드라이버는 하이브리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트리니티 오디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11mm 듀얼 코일 일렉트로 어쿠스틱 트랜스듀서 드라이버와 트리니티 2세대 와이드밴드 BA드라이버가 사용된 것입니다.
3D로 설계된 이어폰 유닛은 대부분의 귀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고, 아연 합금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갖가지 구성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전혀 다른 음색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12세트의 필터와, 나사로 쉽게 바꿀 수 있는 3가지 컬러 플레이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이어팁은 기본이고, 6.3mm 어댑터와 추가 케이블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카루스3 이어폰은 중간에 분기점이 있어서 하단의 케이블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플레이트는 함께 동봉된 드라이버가 필요해서 손이 가지 잘 가지 않았지만, 12세트의 필터는 그저 돌리기만 하면 분리하고 장착할 수 있어서 전혀 귀찮지 않았습니다. 마치 한 번에 12개의 하이엔드 이어폰을 얻게 된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카루스3 하이엔드 이어폰의 특색은?
중저음에 익숙해져 있던 귀가 이 이어폰에도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단순히 균형감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저음, 중음, 고음 모든 음을 제대로 살리면서 균형을 유지했기 때문인데요.
필터를 사용해 12가지의 다른 성향의 사운드를 낼 수 있으니, 정확하게 ‘이러한 음색이다’ 하고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음 하나하나가 꽉 잡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불필요하게 세어 나가지 않고 자신이 잘 낼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죠.
3D 설계된 인이어 이어폰인 만큼 차음성이 우수했고, 소리의 왜곡을 줄였기 때문에 투명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말로 사운드를 표현하기란 쉽지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엘지의 번들 이어폰인 B&O 이어폰과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래는 G6+ 하이파이 모드로 감상을 했는데요.
B&O 이어폰은 G6의 사운드에 알맞게 튜닝되어 있는 번들 이어폰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고음질 이어폰이기 때문에, G6로 음악을 재생한다면, 이카루스3 이어폰과 비교할만 할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B&O도 사운드의 특색이 있긴 하지만, 쉬운 비교를 위해 각 요소들을 모두 80점으로 기준 잡았고, 이카루스3 이어폰은 중음과 고음에 초점이 맞춰진 보라색 필터를 사용했으며, 필터의 존재를 모르는 지인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음악대장 - 백만송이 장미
B&O의 사운드는 굳이 80점 기준을 잡지 않더라도 모두 80점과 비슷한 점수를 얻을 정도로 균형 잡혀있었는데요. 반면 중고음 필터를 장착한 이카루스3는 자신만의 특색이 분명했습니다.
음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들렸고, 특히 음악대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투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울림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었는데, B&O 번들 이어폰은 음이 살짝씩 퍼지는 느낌이라면 이카루스3는 음이 새나가지 않도록 꽉 붙잡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그로 인해 공간감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고, 배경음악 안에 보컬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배경음악 살짝 위에 목소리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화로움에서는 다소 아쉽기도 했습니다.
백지영 - 새벽 가로수길
B&O 번들 이어폰은 마치 콘서트홀에 있는 것처럼 웅장한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중저음 베이스가 특히 좋았는데요. 백지영의 목소리가 다소 퍼지는 듯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반면 이카루스3는 보컬의 목소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명확하게 받을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백지영의 목소리가 더욱 깨끗하고 호소력 있게 느껴졌고, 가사 전달력도 좋았습니다.
Ed sheeran - Shape of you
이 노래는 반주의 맑은 타격음이 생명인 노래인데요. 두 이어폰의 편차가 가장 적게 느껴진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B&O 이어폰의 80점은 80점이 아니게 되어버렸는데요.
B&O 이어폰은 앞의 노래들보다 사운드의 선명도가 더 높게 느껴지기도 했고, 중저음 부분의 울림과 타격감, 공간감 역시 탁월했습니다. 반면 보컬은 거의 소리가 묻히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이카루스 역시 기존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마치 그동안 중저음을 못 냈던 게 아니라 안 냈던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음악의 특색에 맞게 단단한 중저음을 들려주었습니다.
타격음은 오히려 B&O 이어폰보다 앞섰는데요. B&O 이어폰이 소프트볼을 던지는 느낌이라면 이카루스는 하드볼을 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공간감 역시 절제되어 있을 뿐 결고 작은 것은 아니었고, 기존과 마찬가지로 보컬의 목소리도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화’ 항목이 있었다면 97점을 줬을 것 같네요.
✎ 이카루스3의 구성품 입니다.
✎ 이카루스3와 함께 여러 기기로 다양한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 이카루스3의 착용샷 및 디테일
✎ G6와 함께 사용해본 이카루스3
1타 12피 이카루스3, 나에게 맞을까?
이카루스3 하이엔드 이어폰은 앵키하우스에서 295,000원 할인을 받아 295,000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앵키하우스는 이러한 숨은 보석 같은 이어폰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공급해주는 판매사이트인데요.
대부분 하이엔드 이어폰이다 보니 가격대가 무섭긴 하지만,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보석같은 이어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제품 증정 이벤트는 그러한 앵키하우스의 이어폰 중 ROCKJAW CLARITO라는 고음질 이어폰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카루스3는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12색의 다른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도 모두 하나하나 고음질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졌는데요.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착용감은 좋았지만 착용 방식이 다소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차라리 이어가이드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또, 커스텀 할 수 있는 플레이트의 마감이 손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더 둥글둥글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이카루스3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확실한 ‘가치’를 제공해주었고,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가성비 이어폰이라는 말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중저음에만 익숙해져 있던 귀를 새로운 맛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다면, 이카루스3가 적합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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