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의 연속이란 이러한 행사를 두고서 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더 멀리 보자면 향후 적어도 5년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밑그림을 이번 WWDC 2017에서 제대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 2시부터 시작된 WWDC 2017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기들에 대한 소개를 했으며, 처음 선보인 기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전 세계의 개발자들과 애플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무려 5,300명에 이르는 참석자들과 함께 진행된 애플의 최대 개발자 잔치인 WWDC 2017은 누구나 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 및 새로운 기기에 대한 소개들을 연이어 소개했다.
그렇다면, WWDC 2017에서 선보인 새로운 것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조금씩 알아보도록 하자.
OS,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다.
애플은 새로운 tvOS를 통해 그동안 루머로 떠돌았던 아마존과의 연합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2017년 하반기부터 아마존을 tvOS를 통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WatchOS 4를 통해 토이 스토리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워치 페이스로 만나볼 수도 있고, 시리를 더한 통합 워치 페이스 및 매월 새로운 도전, 운동과 관련된 ‘탭’ 한 번으로 끝내는 UX, 더욱 정교해진 수영 기록 및 편리한 음악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즐겨 듣는 음악이 애플워치에 저장되어 아이폰 없이도 음악을 즐길 수 있음을 강조했다.
맥은 시에라 버전에 이은 ‘하이 시에라’를 선보였는데, High Sierra는 기본적으로 시에라의 모든 기능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사진 앱을 더욱 개선했을 뿐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프로파일의 변화를 통해 파일 시스템을 iOS 10.3과 마찬가지로 APFS로 바꾸면서 더욱 빠른 반응 속도를 제공하며, 비디오 역시 40% 더 높은 압축률을 가진 H.265를 적용하도록 바꾸었다.
이외에도 메탈2를 통해 더욱 빠른 그래픽 처리가 가능하며 사진, 메일, 사파리 등의 기능이 더욱 정교해지고 똑똑해졌다.
이를테면, 사파리에서 바로 읽기 도구를 불러오거나, 처리 속도를 높이거나, 메일이 저장 공간을 덜 차지하는 등의 장점들이 더해졌다. 사진 앱은 더욱 프로페셔널한 편집 기능과 똑똑한 자동 분류 기능으로 유용해졌다고 한다.
맥북, 맥북 프로, 아이맥 프로.
다음으로는 맥북과 맥북 프로, 아이맥 및 아이맥 프로의 새로운 버전이 소개되었는데, 아이맥은 지난해 출시된 맥북 프로와 마찬가지로 화면 밝기를 500니트로 높이며 동시에 P3의 색영역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7세대의 카비레이크를 탑재했으며, 50%까지 빨라진 SSD와 더욱 빨라진 그래픽카드를 통해 성능면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맥북은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최대 20~30% 가까이 향상되었고, 특히나 SSD 속도가 50%까지 향상되며 가벼운 작업에서는 더욱 체감하는 차이가 클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새로운 프로세서를 탑재했지만 여전히 M 프로세서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기 힘들지 몰라도 가벼운 맥북을 원했던 분들에게는 더욱 합리적인 선택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맥북 프로는 새로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를 더욱 개선한 모델을 선보였고, 최대 2TB에 이르는 SSD 구성이 가능해서 프로페셔널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었다.
또한 7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다양한 이점을 얻었으며, 10비트에 이르는 HEVC 하드웨어 가속화 기능을 자체적으로 탑재하며 새로운 macOS인 High Sierra와 잘 어울리는 한쌍이 되었다.
iOS 11. 다수의 기기, 하나의 운영체제
다음으로 소개된 iOS 11은 다양한 기기에서의 통합성을 강조하는 단 하나의 운영체제라는 점을 크게 부각했는데, 우선 이미 iOS 10이 86%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드로이드 대비 훨씬 높은 점유율로 많은 애플 사용자들이 96% 이상 만족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iOS 11은 메시지 기능을 새롭게 다듬고 기기간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편리한 사용성을 소개했고, 애플페이는 이제 사용자간 바로 송금 기능을 통해 아이메시지를 통해서도 돈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며, 시리즌 딥 러닝 기술로 최근 뜨고 있는 AI를 품은 더욱 똑똑해진 모습을 선보였다.
이를테면, 시리는 이제 번역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문맥이나 이야기에 따라서 목소리의 톤을 바꾸는 것도 가능해졌다. 물론, 한국어 번역은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앨범 역시 머신 러닝으로 더욱 똑똑한 분류가 가능해졌고, 카메라 역시 H.265 코덱의 사용으로 최대 절반 정도로 용량을 줄여서 저장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라이브 포토 기능이 강화되어서 루프 기능으로 반복하거나, 혹은 되감기 기능 등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화질 또한 더욱 개선되었다.
컨트롤 센터는 UX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고 개인 커스텀이 가능해졌으며 한 페이지로 줄었다.
잠금 화면에서의 UI를 비롯해 전반적인 UI 및 UX가 살짝 바뀌었고, 미국의 몇몇 도시를 중심으로 실내 지도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의 지리적인 위치와 공간적인 모습까지 함께 살펴볼 수도 있다.
이제 내비게이션 기능을 더욱 강화하며 운전에 도움이 되는 애플 지도는 운전 중이라면 자동으로 방해 금지 모드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애플 뮤직의 목록을 공유할 수도 있고, ARkit을 통해서 이제 전 세계에 있는 10억대 이상의 애플 기기에서 AR 서비스를 더욱 유연하고 부드럽게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마찬가지로 메탈2를 지원하기 때문에 맥과 비슷하게 더 낮은 자원으로 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그래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기대되는 기능으로, 홈킷에서 스피커를 다양하게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에어 플레이 2’를 통한 멀티 룸 오디오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즉, 하나의 iOS 기기로 여러 대의 스피커를 조율하고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iPad Pro. 새로운 2가지 모델
iPad Pro는 루머로만 떠돌던 10.5형을 비롯해 기존에 출시되었던 1세대 12.9형 모델을 2세대로 바꾸면서 디스플레이 밝기는 600니트로 현존 아이패드 및 아이폰 가운데 가장 밝은 밝기가 되었고, 트루 톤 디스플레이가 모두 탑재되었으며 무려 120Hz로 재생이 가능해졌다.
가변형인 이러한 120Hz 지원은 콘텐츠에 따라 유기적이며 능동적으로 작동하며, 애플 펜슬 또한 지연 속도를 개선하며 조금의 개선이 이뤄졌다.
A10X 퓨전 칩셋을 통해 최초로 6코어 프로세서가 되었을 뿐 아니라 무려 12코어의 GPU를 탑재하며 놀라운 퍼포먼스 역시 가능해졌다.
여전히 10시간의 배터리 타임을 가졌고, 아이폰7과 마찬가지로 4개의 플래시를 탑재한 1200만 화소 카메라 및 700만 화소 페이스 타임용 전면 카메라가 탑재되었다.
최대 512GB 모델까지 구매가 가능하며, 로즈 골드 컬러는 10.5형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iPad만을 위한 새로운 iOS 11의 기능들도 대거 추가되었는데, 우선 Dock을 통해 맥북과 흡사한 편의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독에서 앱을 끌어서 바로 멀티태스킹을 실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앱 역시 스플릿 오버 혹은 스플릿 뷰 기능으로 좌, 우로 나눠서 볼 수도 있었고, 2가지 앱이 항상 실행되어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복사 붙여넣기 역시 가능해졌다.
키를 누른 상태에서 내려서 추가 키를 입력하는 퀵타입이 적용되었고, ‘파일’ 앱이 새롭게 만들어지며 다양한 파일을 하나의 앱으로, 그것도 ‘아이클라우드’로 모든 기기에서 활용이 가능해졌다.
스크린샷을 추가로 편집하는 기능, 잠금 화면을 애플 펜슬로 터치해서 퀵 메모를 하는 기능 등 아이패드만을 위한 추가 기능들이 대거 추가되었다.
HomePod, 새로운 가정용 기기
애플은 이미 애플TV와 같은 기기가 있지만, 최근의 대세를 따른 것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HomePod을 선보이며 ‘Pod’시리즈의 생명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을 연장했다.
HomePod은 우선 A8 칩셋을 통해 자체적인 처리가 가능하며, 공간을 분석해서 공간의 크기 뿐만 아니라 사물의 위치까지 감안한 최적의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한다. 즉, 쇼파나 TV 등을 파악해서 소리를 분석하고 들려주는 것이다.
무려 6개의 마이크를 통해 큰 소리로 음악을 듣더라도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도 정확하게 분석하고 반응한다. 가격은 349달러이며, 12월에 미국과 영국, 오스프레일리아에 출시될 예정이다.
WWDC 2017이 보여준 것과 보여주지 않은 것
애플은 이번 WWDC 2017를 통해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오던 ‘소프트웨어’ 잔치를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잔치로 바꿔 놓았고, 최대의 기대를 받고 있는 아이폰8 혹은 아이폰7s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놓았다. 새로운 UI 및 UX는 차세대 아이폰에서 완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이 선보이는 미래는 조금 더 많은 파편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통일성’을 강조하던 예전의 방식이 더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애플도 인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컨트롤 센터의 커스텀 기능이나, 기기별로 달라진 최적화된 기능들이 그렇다.
맥북 프로가 선보인 ‘터치바’는 여전히 맥북 프로 with TouchBar 모델에 한해서만 구동이 되기 때문에 경험 및 앱 개발자들에게 있어서도 아쉬운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3D 터치는 여전히 아이폰만의 전유물로 남아 있다.
새로운 아이패드에서도 여전히 3D 터치에 대한 소식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기기가 동일한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의 아쉬움에 그치는 것일지 모른다. 그 대신 WWDC 2017에서 보여준 것은 미래를 위한 밑그림이다.
시리가 인공지능 딥 러닝으로 더욱 똑똑해질 것이 예고되었고, 아이패드의 가능성이 더욱 커졌으며, 아이맥이 이제는 맥 프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홈팟을 통해 가정용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났으며, 가정용 AI 기기의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 또한 더욱 다양한 기능과 다채로운 맛을 더했고, 맥북은 여전히 얇고 가벼운 무게에 점점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심는 중이다.
애플의 전략은 더 가볍고 날렵하거나, 혹은 더 강력하고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애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애플 자체 디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어떠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줄지 오는 가을을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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