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7일 수요일

‘적어도 지구에서는 최고’라는 아이패드 프로 10.5, 작정하고 따져본 5가지


애플의 자신감이 만만치 않다. 우선 한동안 신제품이 뜸하던 아이패드 프로의 새로운 2세대 버전을 내놓음과 동시에, 기존 9.7형 아이패드 프로를 밀어내고는 당당히 메인의 자리에 올라선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까지 선보였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아이패드가 아닌 전혀 다른 얼굴의 아이패드였기 때문인데, 그 이유라는 것이 단순히 베젤이 줄어든 아이패드 프로의 새로운 얼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잠시 정신을 차리고 돌아본 아이패드 프로 10.5 및 2세대 아이패드 프로 12.9형 모델은 iOS 11에 의지하는 부분도 적잖이 많았다. 즉, 1세대 아이패드 프로 12.9형 및 아이패드 프로 9.7형 모델에서도 ‘대다수는’ 구현이 가능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새로워 보이던 기술들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iOS 11과 만날 경우’라는 단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구에서는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아이패드 프로와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는 하드웨어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작정하고’ 따져보기로 했다.



#1. 512기가의 등장, 그리고 NVMe의 탑재
처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용량이다. 우선, 아이패드 프로 1세대 격인 아이패드 프로 12.9형 모델은 처음 출시 당시 32기가 및 128기가 모델로 등장했다.

적어도 ‘프로’ 모델인데 ‘겨우’ 32기가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던 아이패드 프로는 128기가 모델 기준, 무려 1,079달러의 가격을 가졌었고, 한국에서는 135만원에 판매되었다.



이후, 아이패드 프로 9.7형의 등장과 함께 256기가 모델도 추가되었는데, 12.9형 모델 기준 한국에서는 155만원에 판매되며 비싼 가격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번 2세대 아이패드 프로는 512기가 모델이 처음 등장했고, 기본 용량도 64기가로 늘어나면서 나름 선택지가 넉넉해졌다.



이제는 ‘클라우드’를 제법 활용한다면 64기가 모델도 메인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가격적인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256기가 모델의 가격이 1,029달러로 내려왔고, 512기가 모델도 1,229달러이기 때문에 이전 256기가 모델보다 더 합리적이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용량만으로는 눈치채기 힘든 NVMe의 탑재가 있는데, (알려진 정보가 맞다면) 아이폰6s 이후로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되던 NVMe를 아이패드에서는 최초로 탑재하며 더욱 빠른 데이터 쓰기 및 읽기가 가능해졌다.



이 속도는 ‘이론적으로’ 삼성이 주력으로 내세운 UFS 2.0과 비교해서 몇 배나 더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데, 체감 속도는 그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가 가진 약점과 단점을 새로운 컨트롤러인 NVMe를 통해 해결하면서 단순히 용량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체감 속도까지 빨라졌기 때문에, 그리고 메모리의 특성상 용량이 클수록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512기가 모델은 이전 모델의 낮은 용량과 비교해서 훨씬 더 빠른 체감 속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2. 아이패드 프로 10.5형, 정말 작아졌나?

애플의 발표 이전까지 떠돌던 루머 가운데 하나는 아이패드 프로 10.5형이 아이패드 프로 9.7형과 ‘동일한’ 크기를 지녔을 것이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공개된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은 이전 9.7형과 비교해서 ‘조금’ 더 커졌다.



   

아이패드 프로 9.7형은 240 x 169.5 x 6.1mm의 크기를 지녔다면, 아이패드 프로 10.5형은 250.6 x 174.1 x 6.1mm의 크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아주 조금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기기의 크기 자체는 더 커졌다.

하지만 전체 크기의 차이보다 화면의 차이가 더 크다.

실질적인 화면의 면적이 최대 20% 가까이 더 커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즉, 기기는 ‘조금’ 커졌지만, 화면은 ‘조금 더’ 커졌으니, 전체적으로는 작아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12.9형 모델은 0.1mm의 차이도 없이 크기나 두께가 동일하다.



   

주목할 점은 무게인데, 아이패드 프로 10.5형의 크기가 커진 만큼 셀룰러 모델 기준  444g이던 아이패드 프로 9.7형의 무게와 달리 아이패드 프로 10.5형은 477g으로 다소 묵직해졌다. 역시나 ‘조금’의 차이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또 반대로 놀라운 것은 셀룰러 모델 기준 723g에 달하던 아이패드 프로 12.9형은 2세대로 오면서 크기와 두께는 동일하지만 무게를 692g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면서 매력이 더욱 커졌다.



#3. 디스플레이, 정말 지구에서는 최고일까?
아이패드 프로 10.5형 및 아이패드 프로 12.9형 2세대 모델은 사실상 ‘같은 스펙, 다른 크기’를 지닌 모델이라 부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패드 프로 9.7형에서만 탑재한 추가 기술들을 이번 2세대 아이패드 프로 12.9형과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 10.5형에서 모두 탑재하면서도 동시에 더욱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트루 톤 디스플레이로 주변의 색감과 일체화하는 기술을 더했고, 와이드 컬러 P3 디스플레이로 본연의 색을 더욱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프로모션(ProMotion) 기술로 최대 120Hz까지 지원하게 되었는데, 가변형으로 24Hz 혹은 48Hz 등 다른 주파수를 활용하며 배터리를 절약하는 영특함도 가졌다.

즉, 빠른 속도가 중요한 게임이나 동영상에서는 빠른 주파수로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정적인 웹서핑 등에서는 낮은 주파수로 배터리를 절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장점이 하나 더 늘었는데, 애플 펜슬을 활용할 때 주파수가 최대 120Hz까지 지원되면서 펜의 스케치가 더욱 정교하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아니, 보여진다는 것이다.

애플 펜슬은 이미 자체적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구현이 되었기 때문인데,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애플 펜슬은 ‘애플 펜슬2’라고 불리지는 않지만 지연 속도를 개선했다고 하니, 새로 구입할 예정이라면 ‘생산 일자’를 꼭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최대 600니트에 이르는 화면 밝기와 1.8%에 불과한 낮은 반사율로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

여기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600니트의 밝기인데, 화면이 큰 아이패드의 특성상 그동안 화면 밝기를 자유롭게 늘릴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과감하게 밝기를 더욱 키운 것이다.



아이패드 프로 9.7형에서 화면 밝기로 놀라움을 주더니 이번에는 2기기 모두 더욱 밝은 화면과 더욱 낮은 반사율로 콘텐츠가 더욱 생생하게 살아날 것으로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놓고 보자면 단연 모바일 기기 가운데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특히나 태블릿 가운데서는 더욱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디스플레이라는 것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4. A10X 퓨전 프로세서, 정말 강력할까?
다음으로는 A10X 퓨전 프로세서의 차례다. 이 프로세서는 지난 프로세서가 선보인 ‘듀얼 코어’를 퀀텀 점프로 뛰어 넘는 빅리틀 방식의 6코어를 탑재하면서 차별화를 선보였다.

표면적인 성능의 차이는 CPU가 30%, GPU가 40%인데,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빅코어와 제피르로 불리는 리틀코어가 더해지면서 저전력과 고성능을 자유자재로 오고간다고 한다.



거기다 최초로 12코어에 이르는 GPU를 통해 놀라운 그래픽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기존 1세대 모델에 탑재된 칩셋의 성능에 있다.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아이패드 프로 12.9형 1세대에 탑재되었던 A9X 칩셋은 모바일 AP 가운데 최초로 싱글코어 벤치마크에서 3,000점을 넘어선 모델이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파워풀한 성능에서 퍼포먼스가 무려 30% 가량 더 높아졌고, 그래픽은 40% 가량 높아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앞서 살펴봤듯 NVMe 규격의 512기가 메모리까지 선택 옵션으로 있기 때문에 최상의 조합을 만든다면 말 그대로 놀라운 성능과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기도 했다.



#5. 1,200만 화소 카메라, 정말 최고일까?
마지막으로는 카메라가 있다. 사실 태블릿에서 카메라는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자주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일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 아이패드에서 카메라를 실행해본 역사는 ‘손에 꼽을 정도’

그러나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이 좋다고, 아이패드 프로의 카메라는 아이폰7의 카메라와 ‘동일하다.’



이것만으로도 사실 설명은 끝일지 모른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에 F1.8로 매우 밝아졌고, 전면 카메라 역시 120만 화소에서 700만 화소로 퀀텀 점프를 하면서 놀랍게 다듬어졌다.

세세하게 들어가보자면 이전 모델이 꼴뚜기로 보일 수도 있으니 굳이 비교하지는 않겠지만, 아이폰7이 없는 소비자가 아이패드 프로 2세대 및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을 구입한다면 스마트폰 대신 아이패드 프로를 가지고 촬영할 것을 추천할 정도로 놀라운 카메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거기다 OIS까지 탑재되었는데, 이 역시 아이패드 시리즈 가운데서는 최초로 탑재된 기술이다.

놀라운 화질과 선예도와 함께 OIS 손떨림 보정까지 들어갔으니, 이제는 아이패드 프로에서 카메라 기능을 써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촬영 시간이 길어질수록 손목은 저려오고, OIS도 어쩔 수 없는 극심한 손떨림은 더욱 심해지겠지만.



운영체제로 끝내는 마침표. 구매해도 좋을까?
드디어 대장정의 끝이다. 앞서 언급하지 않은 차이가 있다면 2세대 터치ID가 탑재되었다는 점과 아이패드 프로 12.9형 2세대 모델에는 여전히 로즈 골드 컬러 선택지가 없다는 것. 그리고 로즈 골드는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에서만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있다.

물론, 더 세밀하게 들어가보자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램 용량 및 램의 성능, 그리고 소소한 성능상의 차이 및 내부 디자인의 차이, 와이파이 및 셀룰러 대역폭의 차이 등이 있다.



처음 자료 조사를 시작할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패드 프로의 차이점을 보고 나니 더욱 혼란이 오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 12.9형 1세대 모델의 등장과 동시에 128기가 셀룰러 모델을 구입한 나로서는 256기가 모델의 등장에, 그리고 아이패드 프로 9.7형 모델의 뒤늦은 등장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가 꼴뚜기로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여정의 끝은 운영체제다. 아이패드 프로 12.9형 1세대 모델은 iOS 9을 베이스로 출시되었고, 아직 iOS 11의 정식 버전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아이패드 프로 2세대 및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 역시 iOS 10.3버전을 베이스로 출시된다.

하드웨어적인 차이가 구매에 있어서, 그리고 사용상에 있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불러올지는 향후 정식 버전이 릴리즈되고 설치된 이후에서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는 진정한 모델은 역시나 ‘2세대가 진리’라는 말과 함께 아이패드 프로 12.9형 2세대와 화면이 20% 가까이 더 커진 아이패드 프로 10.5형 모델이 아닐까 싶다.

아직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중이지 않고, 이전 모델의 아이패드나 다른 태블릿을 사용중이라면, 혹은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고민 없이 아이패드 프로 2세대 및 10.5형 모델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혹시라도 나처럼 아이패드 프로 12.9형 1세대 모델이나 아이패드 프로 9.7형 모델을 가진 분들이라면 우선 운영체제 업데이트부터 해볼 것을 추천한다.

결국 경험의 완성은 운영체제에 있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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