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4일 화요일

[써보니] 새빨간 유튜브에 레드를 입히다. 유튜브 레드 & 뮤직 한달 사용기


유튜브는 원래 빨갛다. 아이콘부터 웹페이지의 배경까지. 그런 유튜브가 레드라는 이름을 품었다. 마치 북극곰이 흰 털옷을 입는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느껴지는 이미지에는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일단 1개월 무료 이벤트에 참여를 해봤는데, 느껴지는 이미지에도 변화가 크지 않았던 만큼, 처음 만나봤던 유튜브 레드는 서비스 자체의 변화도 크지 않은 듯 했다. 



   

유튜브 레드라는 별도의 앱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유튜브 레드 멤버십에 가입했을 때 기존에 있던 유튜브 앱과 유튜브 뮤직 앱 내에서 몇 가지 인터페이스만 추가되도록 했기 때문. 그마저도 외관상으로는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다.

역시 가장 크게 와닿는 변화라면 역시 무료에서 유료로 바뀐 점이랄까.




이처럼, 유튜브 레드의 개인적인 첫인상은 말 그대로 ‘색다른’ 점이 없는, 익숙한 모습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분명 유튜브 레드는 그저 빨갛기만 한 유튜브와는 다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레드를 계속 이용하게 만들 만큼.

그렇다면 유튜브 레드는 무엇이 다를까?



유튜브 ’레드’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우선 유튜브에게 약방의 감초와도 같은 광고가 사라진다. 이전에는 영상의 흐름을 끊는 이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곤 했는데, 레드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 광고라는 것이 단순히 영상 재생 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광고, 하단 광고 등등 다양한 형식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광고가 사라진 유튜브는 이전과 비교가 힘들 만큼 편리하고 더 자유로워졌다.



또한 원하는 동영상을 오프라인 전용으로 미리 다운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동 중에 유튜브를 즐겨 시청하는 사람들이라면 요금제를 줄이고 그 돈으로 레드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앱을 사용하거나 화면이 꺼졌을 때도 사운드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는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고, 넷플릭스처럼 유튜브 레드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공한다.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국내에서는 등급 심사 문제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다소 제한적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마저도 손이 가지 않았다. 2017년에는 빅뱅이 출연하는 국내 콘텐츠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했었는데, 여기에 구미가 당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구글 플레이 뮤직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유튜브 뮤직으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는데, 사실 동영상 시청보다는 음악 감상을 더 즐겨하는 나로서는 유튜브 레드의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가 바로 유튜브 뮤직이었다.




유튜브 뮤직은 무료로 사용할 때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거기다 유튜브 레드를 입히게 되면, 오프라인 스테이션이라는 별도의 기능이 추가되게 되고, 마찬가지로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해지며, 광고 없이 음원을 마음껏 찾아 들을 수 있게 된다.

기존 유튜브 뮤직만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자유로워진 유튜브 뮤직의 매력을 유튜브 레드를 통해 200%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 빨개진 유튜브 레드, 직접 사용해보니
유튜브 레드는 사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프로그램들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다. 광고를 차단하고, 동영상을 다운받고, 음원을 추출하는 앱을 통해 백그라운드 재생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유튜브 레드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제외하자면, 대체할 수 없는 새로운 기술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모두 합법적은 방법은 아니지만. 다만, 여러 가지 앱들을 사용해야만 했던 이 모든 일들을 유튜브 레드라는 하나의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차별점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광고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스트레스 없이, 광고를 일일이 지우는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유튜브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고, 도중에 카톡을 해야할 때에도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해져서 동영상의 내용이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 역시 만족스러웠다.

또한, 유튜브 레드를 통해 알게 된 유튜브 뮤직의 장점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정규 음원만이 아니라 라이브 영상의 음원도 들어볼 수 있었고,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데, 그동안 내가 들었던 음악 정보들을 기반으로 추천해주다 보니 다른 음원서비스에 비해 추천 목록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음악은 비추천 아이콘을 누르면 사라지는 점도 좋았다.

마치, 취향의 집사처럼 내가 원하는 취향을 센스 있게 골라주고, 또 원치 않으면 직접 지울 수도 있어서 쓰면 쓸수록 나만의 뮤직 라이브러리가 완성되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요즘은 모르는 노래보다는 원래 알던 노래만 골라서 듣곤 했는데, 유튜브 뮤직에서 음악을 검색하고 재생했을 때 다음 트랙으로 자동 등록되는 노래들은 모르는 노래였는데도 검색한 노래와 음악적 색깔이 비슷해서 계속 듣게 될 정도로,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들을 들려줘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다만, 기존 음원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Top100과 같은 익숙한 테마가 별도로 없다는 점은 아쉬울 수도 있다. 물론 원한다면 유튜브 뮤직 내에서 유사한 서비스는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유튜브 레드를 한달동안 직접 사용해보고 느낀 가장 좋은 장점이라면, 기존에 사용하던 유튜브와 내부 UI를 비롯해 구성이 동일한 상태에서 유튜브 레드만의 컨텐츠를 더한 점이었다.

이미지 상으로는 달라진 점이 없다는게 마이너스 요인일지 모르지만, 사용자 경험에서는 상당한 장점이 되어주었다.

구글도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 원래 빨간 유튜브에 레드라는 색깔을 입혔던 것일까, 덕분에 기존 유튜브 이용자들은 1개월 무료 서비스만으로도 유튜브 레드의 장점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절대다수의 무료 소비자들, 유튜브 레드를 선택할까?
유튜브 레드는 장점이 많은 서비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멜론과 같은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액으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으니 상당히 메리트 있는 서비스라 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유튜브 레드를 체험해봤던 사람들에게 계속 사용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은 일단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지 모르겠다. 유튜브 레드가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너무나 많고, 또한 기존의 무료 서비스만 하더라도 충분히 괜찮기 때문이다. 



   

결국, 유튜브 레드의 선택을 가로막는 가장 큰 관문은 유튜브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당장은 유튜브 레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개월 무료체험으로 유튜브 레드의 편리함을 맛봤다면, 그리고 다시 이전의 패턴으로 돌아와 유튜브 레드만의 그리움을 느낀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다시 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당연히 유튜브를 더 자주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더 유튜브 레드를 이용하기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구글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유튜브 레드의 소비자층이 유튜브를 더 즐겁게 이용할 만한, 그래서 유튜브 레드를 더 그리워하게 할 만한 콘텐츠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구글이 무료 유튜브의 서비스를 더 제한시키고 불편하게 만들어서, 소비자들을 유튜브 레드로 유도하는 전략만은 내세우지 않기를 바라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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