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애플워치 시리즈 2를 착용하고서 외출했다.
손에는 언제나 무언가가 들려 있거나, 여유가 없다 보니 알림을 진동과 소리로 알려주는 애플워치는 그 자체로도 분명 좋은 파트너가 되어준다. 개인 비서라고 할까.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오면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고, 거기다 손을 내리면 바로 원래 하던 일로 돌아올 수 있으니 그 자체로 놀라운 편의성을 주는 것이다.
애플워치는 어느새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패션 스타일에 따라, 그날그날의 패션 코디에 따라 다른 밴드와 다른 워치 페이스를 하고서 마치 새로운 시계를 착용하는 듯한 만족감으로 즐겁게 사용하는 것이다. 거기다, 음악을 들을 때면 음악 앱을 띄워두고는 바로바로 음악을 바꾸고, 재생하고 일시정지하는 일도 간편하다.
최근에는 에어팟까지 더하니 애플워치는 없어서는 안될 좋은 친구가 되어줬다. 어쩌면 에어팟에서 조작이 힘든 탓도 있겠지만, 아이폰을 들지 않도고 조작이 가능한 음악 앱은 분명 편리함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잠시 다르게 생각해보자면 애플워치를 집에 두고 외출했다고 해서 큰 불편함이 있다거나 꼭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애플워치가 ‘꼭’ 필요한 제품인지에 대해서는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원래 운동은 그리 즐겨 하는 편도 아닌데다, 굳이 기록을 할 만큼 챙겨서 하지도 않으니 애플워치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운동 영역이 생기를 잃으면서 애플워치는 나에게 알림 및 리모컨이 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시간을 확인하는데 주로 사용하고 있고, 이외의 시간은 애플워치 자체가 패션 액세서리로서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까지 부정할 생각은 없다.
시계가 시간만 보여주는 기본적인 역할에만 충실해도 되는 존재였다면, 애초에 수백에서 수천만원대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은 모두 허영심이 가득하고 돈을 쓸 곳이 없어서 비싼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이라 불렸겠지만, 그렇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했던 스마트워치는?
스마트워치가 등장하기 이전에 상상하던 스마트워치는 꿈의 디바이스였다. 화면을 허공에 띄워서 영상 통화를 하거나 다양한 운동에 활용하고, 즐겁게 생활하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기로서 꼭 갖고 싶은 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본 스마트워치는 결국 업무의 연장선일 뿐이었고, 그 자체로 이미 이 기기는 ‘업무를 보조하는 기기’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스마트워치가 등장하기 이전에 상상하던 스마트워치는 꿈의 디바이스였다. 화면을 허공에 띄워서 영상 통화를 하거나 다양한 운동에 활용하고, 즐겁게 생활하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기기로서 꼭 갖고 싶은 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본 스마트워치는 결국 업무의 연장선일 뿐이었고, 그 자체로 이미 이 기기는 ‘업무를 보조하는 기기’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어릴 적 공상 과학 영화와 같이 미래를 상상하면,
여유롭게 들판에 앉아서 스마트워치나 스마트기기로 무언가를 ‘즐기는’ 것이었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워치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의 환경이 과거에 꿈꾸던 그런 미래가 아니다 보니, 팍팍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스마트워치는 어쩔 수 없이 업무를 위한 기기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제조사에서는 연인과 함께 서로 심장 박동을 전송하고, 문자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기기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이 기기로 업무를 위한 문자를 주고받으며 다시금 일을 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생각했던, 어쩌면 우리가 꿈꿔왔던 스마트워치는 그것을 누릴 만한 여유와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꿈에 그리던 스마트워치가 될 수 없었다는 태생적인 한계 아래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스마트워치가 보여준 현실은?
그럼에도 현재의 스마트워치가 아쉬운 이유는, 스마트폰은 동일한 조건 속에서도 문화를 창조하고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지만, 스마트워치는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는 사람의 삶을 바꿀 정도의 파급력이 없었고, 우리의 주머니에는 언제나 화면이 더 커진, 그리고 더욱 강력해진 스펙의 스마트폰이 위치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했다.
잠시 서서 스마트워치로 무언가를 입력하고 답장을 하는 것보다는, 재빨리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스마트폰을 꺼낸 다음,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능률적임을 이미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스마트워치는 여전히 하루에 한 번, 적어도 3일에 한 번은 충전을 해줘야 하며 매일매일 기록한다는 하루의 기록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배터리의 부족과 태생적인 스펙의 한계는 스마트워치로 할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스마트폰보다 더 느려지게 만들었고, 자체적인 LTE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라 하더라도 결국은 업무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한계와 활용상의 한계는 뚜렷했다.
무엇보다, 절대다수의 대중은
50만 원 전후의 시계를 구입하던 소비자들이 아니었기에, 그들을 움직일만한 매력의 부재는 결국 스마트워치 시장이 싹트기도 전에 저물어 버리게 만든 원인이 되고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어떤 스마트워치일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어떤 스마트워치라 부를 수 있을까? 간단히 말해서 더 매력적이 된 스마트워치이지만 여전히 절대다수의 대중은 구매의 이유를 콕 집어서 말하기 힘든 제품이라는 것이다.
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을 대신하고서라도 구입할 이유를 적어도 몇 가지는 언급할 수 있겠지만, 애플워치는 그 부분에서의 연결고리가 다소 빈약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애플워치2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모두 애플워치1도 할 수 있고, 다른 스마트워치에서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결국 애플이 내세우는 것은 더욱 잘 다듬어진 UI와 사용자 경험, 애플이라는 생태계를 활용한 소비자들을 묶는 효과뿐일지 모른다.
애플워치2는 여전히 하루에 한 번은 충전해줘야 하고, 아이폰이 없으면 첫 부팅조차 할 수 없는 아이폰에 의존하는 성격이 강한 제품이다.
아이폰으로부터 멀어지면
조금 더 예쁘고 더 똑똑한 디지털시계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애플워치2. 분명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과 생활 패턴에 적합한 사용자 경험은 애플워치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이유를 제공해줬지만, 분명 그 매력이라는 것이 아이폰 정도의 파급력이 있지는 않았기에 애플워치2 역시 우리가 꿈에 그리던 스마트워치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차세대 애플워치2가 오는 가을에 출시를 앞둔 가운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두께를 줄이고 배터리를 개선하며 성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비슷한 성능의 향상에만 집중한다면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의 다름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큰 만큼,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 것을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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