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애플 기기 내에서의 혁신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 혁신이라는 것을 선보였느냐 선보이지 않았느냐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애플의 방향성은 일견 맞는 것도 같다.
아이폰부터 아이패드, 애플워치와 맥북 프로까지 모두 사용하는 입장에서 에어팟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기 때문.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매번 페어링을 새로 해야만 한다는 불편함으로 페어링을 포기한 채 하나의 기기에서 음악이나 영상을 듣거나 봤다면, 새로운 에어팟은 그러한 불편함을 완전히 다른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다.
물론, 오늘 살펴볼 이어팟과 에어팟의 비교는 단순히 이어팟과의 1:1 비교라기보다는, 궁극적으로 무선 이어폰과 유선 이어폰의 차이를 알아보려는 것에 더 가깝다.
유선 이어폰의 장점인 고음질은 무선 이어폰의 편리함과 상응하는 혜택이라 여겨졌지만, 이번 이어팟과 에어팟의 차이는 그 간극을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었기 때문.
지금까지 사용하던 유선 이어폰은 고음질이라는 이유로 나름의 시장이 남아 있기도 했고, 또한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충전이라는 과정이 없다는 것 또한 유선 이어폰 시장이 남아 있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에어팟을 기점으로 새롭게 성장하게 될 초소형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은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왜일까?
줄꼬임과의 이별을 고하다. 에어팟의 등장
에어팟은 여러모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과 선을 긋고 있다.
초고속 충전, 5시간 배터리, 24시간 원데이 사용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블루투스 연결과 좌우 사운드의 높은 균형 및 편리한 페어링까지 더하자면 그야말로 '선이 없다. 간결하다. 경이롭다'는 애플의 광고 문구가 단순한 포장용은 아님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에어팟은 여러모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과 선을 긋고 있다.
초고속 충전, 5시간 배터리, 24시간 원데이 사용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블루투스 연결과 좌우 사운드의 높은 균형 및 편리한 페어링까지 더하자면 그야말로 '선이 없다. 간결하다. 경이롭다'는 애플의 광고 문구가 단순한 포장용은 아님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이어폰도 어쩔 수 없이 보관 케이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주머니 속에 이어폰만 넣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당연히도 이어폰 선이 주머니 속에서 제멋대로 꼬여버리며 불편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뿐이랴, 사용할 때의 불편한 경험은 어딘가에 이어폰 선이 걸려서 이어폰이 고장 나거나 귀가 당겨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100% 공감할 것 같다.
그러나 에어팟은 기존의 이어폰을 보관하는 보관 케이스보다 작으면 작았지, 더 크지 않기 때문에 보관에 대한 불편함도 없고 또한 보관이 곧 충전을 뜻하기 때문에 충전이라는 과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도 있었다.
실제 4시간가량 에어팟을 사용한 결과 볼륨을 높여서 그런지 몰라도 배터리 10% 알림음이 들려와서 충전을 했는데, 채 10분이 지나기도 전에 50%를 넘어선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즉,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가진 느린 충전 및 짧은 배터리 타임을 완전히 바꿔버림으로써 유선 이어폰에 준하는 지속적인 음악 및 동영상 감상에 적당한 제품이 되어준 것이다.
평소 음악을 크게 듣기 때문에 8~90%의 음량으로 사운드를 재생했음에도 이 정도로 오래가는 사운드는 분명 5시간이라는 배터리 사용 시간이 허울뿐인 것은 아님을 알게 해줬다.
자꾸만 사용하고 싶은 탄탄한 기본기
에어팟은 또 다른 의미로도 큰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기본기가 매우 훌륭했기 때문. 애플에서는 공식적으로 이어팟과 음질이 거의 같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여러 사용 후기에 의하면 베이스가 매우 탄탄하다는 이야기가 많고 해상력이 놀라울 정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실제로도 해상력과 베이스가 매우 풍부하고 탄탄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다른 저가의 블루투스 이어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안정적인 연결 역시 놀라웠는데, 좌우 음의 밸런스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완벽히 일치해서 음의 차이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없었고, 사운드가 매우 깔끔할 뿐 아니라 무선에 따르는 잡음도 없어서 유선 이어폰에서의 경험을 그대로 가져온 무선 이어폰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오늘 역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프로에서 자유롭게 에어팟의 연결을 변경하며 편리한 사용을 했는데, 평소에는 아이폰으로는 음악을, 아이패드로는 게임과 동영상을, 맥북 프로에서는 파이널 컷 프로를 통한 동영상 편집을 하기 때문에 페어링 변경이 잦은 편이었다.
유선에서도 이러한 변경은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었고, 무선에서는 잦은 페어링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였다면, 에어팟은 완전히 다른 경험을 준 것이다.
에어팟의 페어링은 에어팟 자체가 아닌, 동일한 아이클라우드 계정의 기기라면 근처에서 바로 변경이 가능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에어팟에서 버튼을 누르거나 페어링 변경 신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연결하려는 기기에서 '에어팟'을 선택하기만 하면 끝난다는 것이다.
마치 스피커나 이어폰 기능을 켜고 끄는 것처럼 간결했으며, 연동 시간 역시 채 10초가 걸리지 않았다. 아쉬움이라면 맥북 프로에서는 에어팟의 끼우고 빼는 센서를 연동하지 못하는 것인지 자동 일시정지가 되지 않는 것 정도.
다시 돌아가기 싫은 이어팟, 에어팟의 아쉬움은?
에어팟을 경험한 이상, 다시 이어팟과 같은 유선 이어폰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에어팟의 음질이 기대 이상으로 탄탄하고 균형이 잡혀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편의성 측면에서 보자면 이어팟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였기 때문.
음질은 차이가 없다고 평가를 하더라도 다른 모든 부면에서 에어팟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사악한 가격은 어쩔 수 없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것이다. 나는 20만 원대 헤드폰도 있고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도 있다. 에어팟은 다른 기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장점을 지닌 기기이고, 그래서 충분히 구매할만하다는 것.
과연 20만 원이라는 가격만으로 에어팟이 비난을 받을 제품인지, 그렇게 비난을 하는 분들 가운데 과연 20만 원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분들은 또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에어팟은 분명 모든 사람에게 권하는 제품이 될 수는 없다. 누구나 이어폰에 20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할 수는 없기 때문.
그러나 신기하게도 에어팟은 매진이 되었고 6주의 기다림을 선사하고 있다. 심지어 중고 가격이 10만 원이나 더 비싼 30만 원 선에서 거래가 될 정도로 공급보다 수요가 증가한 제품이다. 결국 에어팟은 애플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고 에어팟을 사용한 소비자들은 다시금 에어팟을 찾을지 모른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에어팟의 가격이 적당한가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에어팟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의문을 가진 분들에게, 또한 에어팟의 구매를 고려 중인 분들에게 솔직한 나의 경험을 전달하려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로서는 에어팟을 대체할 초소형 이어폰도 없을 뿐 아니라, 5시간의 배터리와 24시간의 충전 케이스 및 높은 완성도를 가진 제품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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