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걸이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아니 대부분의 남자들로서는 에어팟을 착용한 채 거울을 보기가 두려울지도 모르겠다. 이게 웬 귀걸이인가 싶기 때문.
분명 개인적으로 평하기에 음질도 준수하고 편의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액세서리를 착용한 것처럼 너무나도 난해한 느낌이 든 것이다. 마치 패션 2025라고 할까?
지금까지 에어팟에 대한 개봉기와 사용기 및 이어팟과의 비교를 살펴봤었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에어팟의 아쉬움에 대해 톺아보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기 때문에, 그리고 당연히 2세대 모델이 등장하면 개선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현재의 제품을 까보는 것은 필수적일지 모른다.
그전에 잠시, 에어팟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장점에 대해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연결과 좌우 밸런스가 잘 맞는 사운드 및 베이스가 풍부하고 해상력이 높은 시원하고 깔끔한 음질 및 생각보다 귀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착용감이 있었다.
하지만 에어팟도 단점이 없는 제품은 아니었는데, 모든 제품들이 그렇겠지만 에어팟 역시 아쉬운 점이 발견되었고 몇몇 아쉬움들은 사용상에 불편을 주기도 했다.
과연 에어팟은 어떠한 아쉬움을 지니고 있었고, 무엇이 더 채워질 필요가 었을까?
적응하기 힘든 정면 착용샷
어쩌면 나의 얼굴 탓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원빈이나 강동원이 착용했다면 뭐라도 소화를 했겠지만, 아무튼 일반인인 나로서는 에어팟을 착용한 정면샷을 보기가 힘들다.
살짝만 고개를 돌려도 나름 봐줄 만은 하지만, 정면은 그야말로 나에게 맞지 않는 귀걸이를 한 것처럼, 표현을 빌리자면 귀에 담배를 꽂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
어쩌면 나의 얼굴 탓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원빈이나 강동원이 착용했다면 뭐라도 소화를 했겠지만, 아무튼 일반인인 나로서는 에어팟을 착용한 정면샷을 보기가 힘들다.
살짝만 고개를 돌려도 나름 봐줄 만은 하지만, 정면은 그야말로 나에게 맞지 않는 귀걸이를 한 것처럼, 표현을 빌리자면 귀에 담배를 꽂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
그래서 거울을 보기 전엔 에어팟을 빼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에어팟은 기존의 이어팟에서 선만 잘라버린 것과 비슷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선이 사라지니 마치 벌거벗은 것처럼 민낯이 드러나버린 것.
귀에 달랑 매달려 있는 에어팟은 마치 요상한 귀걸이처럼 보였고, 하얗게 반짝이는 몸체와 끝부분의 스테인리스 마감은 더욱 귀걸이라는 확신(?)이 들게 만들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난해한 디자인이다.
요즘 애플의 디자인이 애플답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것도 그런 것 같았다.
그러니까 애플의 디자인이 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보다는 실용주의라는 이야기가 많은 것. 에어팟의 디자인 역시 착용감을 위해 수백 명의 귀를 정밀 스캔하고 모두의 귀에 맞는 높은 착용감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에어팟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분명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기 때문이다.
비가 무서운 에어팟, 방수 기능의 부재
아이폰7과 함께 사용하라면서, 에어팟은 아이폰7과 함께 비를 맞으며 걷지는 못하는 친구가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비가 오는 날이면 에어팟은 잠시 보관함 속에 넣어둬야 하는 것이다. 물론, 충전 케이스 역시 방수가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결과 에어팟은 가벼운 운동으로 인한 땀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비가 오면 사용하기 힘든 이어폰이 되어버렸다.
휴대성이 높은 제품으로서 비가 올 때 기본적인 흐르는 물에 대한 방수만 지원이 되었더라도 큰 불편함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에어팟은 아쉽게도 다른 제품들에서는 지원하는 방수 기능을 제외하면서 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이제, 비가 오면 아이폰7의 볼륨을 높이거나, 전화하듯이 아이폰7의 스피커를 귀에 대고는 음악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2% 부족한 핸즈프리 음질
사실, 에어팟을 사용하면서 이렇게 짧고, 귀에 붙어 있는 마이크가 나의 목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고 크게 전달할지에 대한 의문이 든 것은 사실이었다. 빔포밍 기술을 통해 소리를 잡아내는 능력을 더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들었기 때문.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서 이동하면서 통화를 한 결과 상대방이 자꾸만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 일이 많았다. 결국 아이폰으로 전환해서 직접 전화를 들고서 통화를 했는데, 그제서야 목소리가 잘 들린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물론, 위치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스마트폰과 에어팟을 1:1로 비교할 생각은 없지만, 아직은 2% 부족한 핸즈프리 음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조금은 더 사운드를 잡아내고 분석하는 기술이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이런 난해한 디자인으로 만든 것에 통화 품질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하려면,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간헐적인 연결 끊김, 음악 감상을 방해하다.
지금까지 에어팟의 연결 끊김은 많아야 하루에 한 번, 그것도 1초 내외로 매우 짧은 편이었다. 좌우 음악의 밸런스가 깨지는 일도 없었고, 소리가 한쪽이 더 크다거나 다르게 들리는 일도 없었는데, 유달리 연결이 자꾸만 끊기는 경우가 발생되었다.
그러니까, 버스로 이동하며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심하면 10초 단위로 자꾸만 연결이 끊기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폰의 제어센터를 열어보면 에어팟은 여전히 목록에 떠 있었는데, 아마도 연결 불량으로 자꾸만 아이폰으로 바뀌었다가 에어팟으로 바뀌는 과정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끊김은 10여 차례나 이어진 이후에서야 안정화가 되었고, 이후로는 그러한 일이 없었다.
그럼에도 연결에서의 불안정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느낀 사례로 남았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태생적으로 근거리 무선 통신이라는 한계 내에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연결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되는데, 초소형 이어폰인 에어팟과 같은 제품에서는 크기의 한계와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있게 된다.
물론, 사용하면서 전체적으로는 큰 불편함이 없었지만 장기적으로 이 부분에서의 문제가 없는지는 지속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한정적인 기능만 남겨둔 조작의 불편함
에어팟은 단 하나의 조작 명령만 가능하다. ‘두 번 터치’를 통해서 시리를 불러오거나, 음악을 재생하고 멈추는 것이다.
물론, 근접 센서를 통해서 한쪽의 에어팟만 귀에서 빼면 자동으로 음악이 멈추는 기능으로 편의성을 더한 부분은 좋았다. 처음 에어팟을 귀에 꽂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고 페어링이 되는 것까지도.
그러나 이후, 직접적인 조작은 아쉬움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폰을 2개 사용하는데, 비가 올 때 우산을 들고는 다른 폰으로 전화를 받으려니 에어팟을 빼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시리’로 설정해둔 탓에 음악을 멈추려면 시리를 실행해서 음악을 멈춰줘라고 해야 했기 때문.
결국 매우 불안하게 에어팟을 빼고 전화를 받았는데, 조작 방식에 있어서의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어팟은 설정을 통해 두 번 터치할 경우 ‘시리’를 실행하거나 ‘재생/멈춤’을 설정할 수 있는데, 시리를 실행할 경우에는 많은 기능을 목소리로 실행할 수 있지만 직관적이지 않고 시간이 소요되며, 사실상 야외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길을 걷다가 ‘음악 꺼줘’라고 말하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반대로, 재생/멈춤을 설정하면 다른 조작이 불가능해진다. 음량 설정도 안되고, 다음 곡 이전 곡도 명령할 수가 없다.
결국 아이폰으로 손이 가게 되고, 애플워치를 활용하거나 다른 기기를 이용해서 직접적으로 음량을 조절하거나 음악을 건너뛰어야 하는 것이다.
3번 터치를 비롯해 추가적인 기능을 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에어팟은 조작에서의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고 말았다.
에어팟은 나에게 어떤 제품일까?
에어팟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그만큼 애정이 많고 (물론 비싸기에) 그만큼 단점도 더 눈에 띈다.
그럼에도 에어팟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가 편의성이고, 그에 못지 않은 이유로 균형 잡힌 사운드도 있다. 정말이지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논하기 힘든 에어팟의 사운드는 이렇게 작은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어떻게 5시간 동안 이런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애플 생태계 내에서의 혁신이라 했던가, 완벽히 나를 위한 표현이다.
아이폰으로는 음악을, 아이패드로는 게임과 동영상을, 맥북 프로로는 파이널 컷 프로로 동영상 편집을 하기에 에어팟 하나만 있으면 불편한 페어링의 과정도, 이어폰을 꽂았다 빼는 번거로움도 필요치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에어팟이 잘 맞다.
물론, 아이폰 하나만 사용하거나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한다면 에어팟은 비싼 장난감이 될지도 모르겠다.
에어팟은 많은 애플 기기를 사용하며 그동안 불편함을 느껴왔던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아이템이다.
물론,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 고음질의 유선 이어폰도 나름의 장점이 있고, 타격감이 뛰어난 고음질의 블루투스 헤드셋까지 있기 때문. 20만 원을 들고서 선택할 수 있는 음향 기기의 폭은 너무나도 넓다.
그러나 나로서는 에어팟이 제공하는 가치에 20만 원을 지불하는 것은 모험이 아닌 나름 신선한 시도였다.
쓰면 쓸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에어팟은 분명 완벽한 제품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쉬움이 많은 제품이 된다.
그러나 남들의 시선이나 비난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그만이고,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이기 때문.
에어팟을 구입하려고 고려하는 분들이라면 위에서 제대로 까본 내용들을 꼭 알아두고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에어팟은 바로 이런 제품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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