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까보기] 아이폰7 플러스를 써보면 알게 되는 불편한 점 5가지


우선, 폰 하나를 놓고서 정답이니 오답이니 하는 이야기는 잠시 제쳐두기로 하자. 모든 스마트폰은, 아니 모든 기기는 발전하고 개선되며 새로운 기술을 품게 되기 때문에 지금은 최고라 부르는 기술들도 미래의 언젠가는 과거의 구형 제품이자 구식 기술이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선택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기꺼이 나의 지갑을 열고서 구매한 아이폰7 플러스에서 아쉽다고 생각되는 점들, 그리고 차세대 제품에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것들을 꼬집어보는 것이다. 먼저 단점을 꼬집기 전에 장점을 가볍게 언급하자면, 아이폰7 플러스를 사용하면서 방수 기능이 마음에 들었고 더욱 빨라지고 다듬어진 운영체제가 마음에 들었으며 손에 꽉 잡히는 그립감 역시 상당히 높은 만족도를 줬다.



   

특히나 인물 모드는 이번 iOS 10.2 업데이트를 통해서 더욱 다듬어졌는데, 기존의 스마트폰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새로운 사진 촬영의 맛을 더해줬고, 2배 광학줌 역시 화질을 1:1로 비교하자면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기존의 전자식 줌을 광학식으로 선보였다는 것 자체가 놀랍기도 했다. 실제로도 아이폰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줌 기능과 인물 모드이기도 했을 정도.

평소에는 케이스 없이 생폰으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이폰 특유의 꼼꼼한 마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특히나 이번 아이폰7 플러스에서는 더욱더 만족스러운 손맛을 전해줘서 자꾸만 만지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면서 카메라를 다듬은 방수 아이폰으로서 아이폰7 플러스는 손색이 없는 듯했다. 다만, 단점을 지적하기 전까지는.



사라진 이어폰 잭, 블루투스 음질은 어떡하지?
최근 논란이 된 것 가운데는 아이폰7 플러스 제품 가운데서 일부 제품들이 블루투스 연결에서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고, 또한 블루투스가 자주 끊기거나 잡음이 들린다는 것이 있었다. 특히 아이폰7 플러스에서 더 자주 그러한 모습을 보여서 결함이 아닐까 했지만, 애플은 이번 iOS 10.2를 통해 개선에 대한 힌트를 던져준 만큼,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음질을 개선하기 위한 APT-X와 같은 기술을 접목하지 않으면서 아이폰의 블루투스 음질은 ‘가능하다’는 수준이지 ‘준수하다’고 평가하기는 힘들었다. 더구나 이어폰 잭을 제거해버린 치명적인 단점은 2016년을 살아가고 있는 소비자들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기존의 이어폰을 사용하려면 젠더가 필수이고 라이트닝 이어팟은 다른 기기와 연결할 방법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어폰 잭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을 여러 차례 겪어야만 했는데, 이러한 아쉬움들은 미래의 기술을 너무나 빨리 가져온 나머지 지금 겪어야 하는 불편함일지도 모르겠다. 3~4년 뒤 미래의 언젠가는 이어폰 잭이 없어도 편리하게 사용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어폰 잭이 너무나도 간절하다. 그렇다고 이어폰 잭 전용 젠더를 늘 휴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방수는 되지만 물빠짐은 안된다?
아이폰7 플러스는 기본적으로 방수를 지원한다. 그러나 방수가 된다는 것이 꼭 물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꼭 물에 넣기 때문에 방수 기능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데, 물이 튀거나 실수로 물에 빠지는 등의 상황에서 방수는 요긴하게 사용되는 기능이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침수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폰을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수가 되는 것과 물빠짐이 잘 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그러니까 세탁기를 구입했는데 세탁은 잘 되지만 탈수가 잘 안되서 옷을 꺼내보면 물이 줄줄 흐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번 사용해본 아이폰7 플러스의 방수는 기본적으로 물에 빠지는 경우나 물이 튀는 경우 모두 잘 견뎌줬지만, 정작 물에 빠진 이후로 스피커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에서 꺼낸 이후로 한동안은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스피커로 인해서 통화시 음이 찢어지거나 상당한 잡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래쪽에 위치한 스피커는 구멍이 커서 그런지 강하게 치면 물이 제법 빠져나왔지만, 수화기 부분의 촘촘한 망 사이로 물이 잘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한동안은, 심각하면 몇 시간 동안은 전화 통화시 찢어지는 소리를 감수해야만 했다. 분명히 불편하다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쓰임새가 낮은, 불안정한 가로 모드
아이폰7 플러스에는 아이폰7에는 없는 또 다른 기능이 추가되어 있는데, 대다수의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접해보기 힘든 ‘가로 모드’가 그 주인공이다. 가로 모드를 통해서 보다 직관적인 사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 가로 모드가 존재한다는 것은 장점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7 플러스는 아직까지도 기본적인 전화 앱에서조차 가로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결국 가로 모드는 있으나, 사용자 경험의 단절이 발생하게 되면서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보는 등의 작업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잠금 화면 상태에서 화면을 켜서 왼쪽으로 슬라이드하면 카메라를 실행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역시 아이폰을 세로로 똑바로 들고 있는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가로로 눕힌 상태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거나 사용자의 의도대로 카메라가 실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외에도 불안정한 가로 모드는 화면 전환 잠금을 하더라도 의도치 않게 가로로 바뀌어 있거나, 혹은 다양한 앱을 실행할 경우에도 폰을 분명히 세로로 들고 있음에도 가로라고 인식하고는 화면이 잘려 보이거나 이상하게 보이고, 또 뒤늦게 화면이 세로로 바뀌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부분 역시 차기 업데이트에서 수정되고 보완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사진 촬영에서의 아쉬운 퍼포먼스
아이폰7 플러스는 카메라를 더욱 개선했고 듀얼 렌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퍼포먼스가 훨씬 더 좋아졌다. 하지만 사진 촬영 시 10번에 한 번 정도는 하얀 화면이 나오면서 사진 촬영이 되지 않거나, 흐릿한 화면이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증상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 답지 않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실제 사진 촬영 시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테면 사진을 촬영하다가 동영상으로 스와이프를 하면 먹통이 되거나 혹은 촬영 이후 사진을 보려는 경우에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앞에서 언급한 가로 모드의 불안정한 작동으로 인해 가로로 들고 촬영했지만 세로 촬영으로 인식하고 사진이 세로로 저장되는 등의 불편함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앱 역시 전체적인 디자인이 깔끔해졌고 더욱 다듬어져서 원하는 사진대로 분류하는 것이 더 쉬워졌지만, 퍼포먼스의 문제인지 최적화의 문제인지 사진을 보는 경험이 이전과 달리 유기적이지 못하고 끊기는 경우가 간헐적으로 발견되었다. 성능도 좋아졌고 운영체제도 다듬어졌지만 아직 버그가 남아 있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간헐적인 먹통 증상, 불안한 아이폰?
아이폰7 플러스는 앞서 언급된 아쉬움들에 더해, 사파리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간헐적으로 먹통이 되거나 화면은 떠 있지만 스크롤도 되지 않고, 홈 버튼도 먹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실제 사용 시 쾌적하다는 느낌보다는 아직은 다듬어져야 하는 운영체제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 iOS 버전마다 소수점 업그레이드 이후에 안정화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자면 당연해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iOS 10이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를 위해 가장 많이 다듬어지고 개선된 운영체제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이러한 아쉬운 최적화나 먹통 증상을 보이는 것은 분명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구형 아이폰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한 것이 아님에도 100% 만족스럽지 못한 퍼포먼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이폰7 플러스의 아쉬움, 차기 모델에서 개선될까?
아이폰7 플러스가 지닌 태생적인 아쉬움이라면 역시나 이어폰 단자의 제거와 방수 이후에 물빠짐이 빠르지 않다는 것인데, 이어폰 단자의 경우는 다시 돌아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서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는 물빠짐을 개선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차기 아이폰에서 방수 성능을 높이면서 애플워치에 적용한 것과 비슷한 기술로 자체적인 물빠짐 기능을 넣는 것이다.

또한 가로 모드에서의 쓰임새를 더욱 높이고, 사진 촬영 시의 딜레이나 아쉬운 퍼포먼스 및 기기 전체적인 퍼포먼스의 문제는 역시나 새로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 융합하고 다듬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또다시 아쉬움은 차기 제품에서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걸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폰7 플러스를 사용하며 베젤이 크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기기 자체의 여백이 크다고는 느낄 수 있었는데, 같은 화면 크기를 가진 갤럭시S7 엣지 대비 전체적으로 큰 사이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차기 아이폰은 지금과 같은 크기에서 5.8형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키우고 여백을 줄이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이 나오는 것도 같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위의 아쉬움들을 제외하자면 전체적인 만족도에서는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높은 편이었고, 특히나 5.5형의 큰 화면으로 즐기는 수많은 아이폰 앱들은 이제 생산성 작업에도 충분할 정도의 퍼포먼스와 서드파티 앱들의 조화가 가능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지금 최고라 불리는 제품들도 정확히 1년만 지나면 구형으로 불리기 때문.


지금의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이러한 아쉬움들을 모른 체 하지는 말자. 애플 역시 차기 아이폰을 발표하며 ‘놀랍게 개선된’ ‘2배 더 빨라진’ ‘방수 성능을 끌어올린’과 같은 말과 함께 기존의 아이폰7을 가볍게 넘어서는 제품을 선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칭찬하고, 아쉬운 것은 비난하는 것이 올바른 소비의 첫걸음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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