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수 없는 그 이름
어쩌다가 국내 최고의 기업,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최고 제품이 부를 수도 없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지금 갤럭시노트7을 가지고서 공항을 찾아가면 거의 테러리스트 수준의 대우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국내 항공사들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사실상 모든 비행기 내에서 갤럭시노트7을 가지고 타는 것도, 그 이름을 꺼내는 것도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각 회사들과 기업들이 조처를 취하는 동안 삼성은 무엇을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한 기업의 최고 제품을 판매했고, 그 제품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 똑같은 비행기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문제 해결에서 VIP나 VVIP에 대한 대우는 전혀 다른 것과 같다. 그들과 일반 소비자들을 똑같이 대우하는 순간 그들은 다른 기업의 VIP로 넘어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삼성은 여전히 문제를 수습하기보다는 그저 빨리 문제가 해결되고, 차기작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모든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필수재가 되었지만 삼성만큼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다양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오지도 않은 벌레가 나왔다며 과자 회사와 씨름을 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은, 미국으로 이미 여행을 떠났든 출장을 떠났든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경우 사실상 갤럭시노트7은 현지에 ‘버리고’ 와야 하는 폰이 되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미국발 비행기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갤럭시노트7을 가지고 탈 수도 없으며, 만일 가지고 탄다면 최대 2억원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오지도 않은 벌레가 나왔다며 과자 회사와 씨름을 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은, 미국으로 이미 여행을 떠났든 출장을 떠났든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경우 사실상 갤럭시노트7은 현지에 ‘버리고’ 와야 하는 폰이 되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미국발 비행기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갤럭시노트7을 가지고 탈 수도 없으며, 만일 가지고 탄다면 최대 2억원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든 사진이나 개인 자료, 업무 자료들을 알아서 처리하고는 폰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때까지 그저 손을 놓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유심 칩만 가지고 와도 교환이 가능한 정책을 부랴부랴 내놓았다.
뿐만 아니다. 최고 모델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다운사이징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그동안 최고라 자부하던 폰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이전 제품으로 다시금 눈길을 돌려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삼성은 그저 이전 제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판매할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일 뿐,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만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여전히 자신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줄이려고만 하는 상황이다.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보상 프로그램?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자 삼성은 부랴부랴 차기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꺼내 들었다. 아직까지 확실히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갤럭시노트7 대신 갤럭시S7 시리즈를 선택할 경우에는 12개월 할부 조건으로 차기 제품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삼성은 손해가 없다. 단지 소비자는 이전 제품에 대한 할부금을 지불한 이후 잔여 할부금 대신 폰을 반납하고 차기 제품을 받은 갤럭시클럽이나 통신사 할부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이러한 정책을 내놓는다면, 이것은 소비자들은 기만하는 것일지 모른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고 기존에도 존재하던 교환 프로그램으로 그럴듯하게 기존의 소비자들을 묶어두려 하는 것이기 때문.
삼성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인가 절차 이후에 며칠 내로 최종적인 보상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하는 만큼 우선은 비난이나 호응보다는 그저 지켜보면서 삼성이 정말 소비자들이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보상안을 꺼내들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을 떠난 소비자들
남은 불씨도 있다. 이미 삼성을 떠난 소비자들은 정말 갤럭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우선은 다른 폰을 사용한 다음, 다시 갤럭시를 선택하려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리콜 발표 초기에 환불을 받았거나, 이번 단종 사태로 환불한 다음 다른 스마트폰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을 뒤로한 채 삼성이 보상 프로그램을 뒤늦게 내놓는다면 이 또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체계적인 리콜 정책을 내놓지 않은 채 부랴부랴 등 떠밀리듯 보상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갤럭시노트7을 환불한 소비자들까지 삼성이 모두 챙길 수는 없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삼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갤럭시노트7을 구입한 이력만 있다면 차기 제품에 대한 구매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갤럭시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갤럭시노트7 구매로 인해서 불편을 겪은 모든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의 뒤늦은 정책 발표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손발이 맞지 않았던 리콜 절차
사실상 처음 리콜을 발표하던 순간부터 삼성의 대응은 중구난방이었다. 애초에 배터리만의 문제라고 발표를 했던 것 역시 지금으로서는 ‘거짓’이 된 상황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은 소비자들만 연신 헛걸음을 하는 상황이다.
폰을 계속 써야 하는 것인지, 임대폰을 쓰다가 교체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삼성의 말대로 교체폰을 받느라 시간을 허비했고, 다시금 거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더했다. 그런데도 또다시 단종이라는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초기 구매자들이 가장 고생하고 가장 힘들어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은 미리 다양한 시나리오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내놓았어야 했다. 항공사들보다도 더 빨리 교환 프로그램을 내놓고,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으로 마음을 달랬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갤럭시노트7은 부를 수도 없는 이름이 되었고, 오는 12월 말까지로 또다시 유예가 된 갤럭시노트7은 남은 불씨가 되어서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은 그 사이 각종 광고와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교체하며 갤럭시노트를 지우기에만 급급하다.
현시점, 최고의 대안은?
현재 갤럭시노트7의 교체를 최대한 미루겠다는 소비자들은 물론 갤럭시노트7 자체의 만족도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독이 들어간 음식을 계속 먹어서는 안된다. 문제의 본질은 맛 보다도 안전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삼성은 여전히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대안이나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상황이다. 기존 소비자들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은 당장의 손해보다도 ‘삼성 다운’ 대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24개월 할부 가운데 6개월의 할부금을 내고 갤럭시S7을 사용한 고객들은 잔여 할부금 없이 갤럭시S8로 갈아탈 수 있도록, 또 다시 갤럭시S8을 6개월간 사용하다가 교체를 원한다면 갤럭시노트8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작게는 200만에서 많게는 300만 정도의 삼성 충성 고객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문제를 완전히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 역시 삼성이 쥐고 있다. 갤럭시노트라는 브랜드를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면, 또한 부를 수도 없는 이름이 된 노트7의 실수를 만회하려면 당장의 손해에 집중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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