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3일 금요일

우주를 건너,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갤럭시노트7 ‘불량’ 사태


너와 나 사이, 우주를 건너다.
과학적으로 갤럭시, 즉 은하계는 지구에서 볼 때 은하수라고 부르며, 태양계를 포함한 수많은 항성들을 주체로 하는 집단을 일컫는 표현이다. 즉, 우주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집단적인 규모를 지닌 거대한 무리를 은하수 혹은 은하계, 즉 갤럭시라 부르는 것.

바로 이 원대한 ‘갤럭시’를 이름으로 품은 기기인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삼성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했고, 또한 안드로이드폰의 절대적인 일인자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브랜드이기도 했다.



   

이러한 갤럭시가 최근 가장 심각한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어가는 성장통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국내 여론만 보자면 갤럭시는 산소 호흡기마저 스스로 떼어버리고 말았다는 시선을 받는 상황이다.

기기 자체는 매우 놀라운 점들이 많았지만, 그보다도 더 깜짝 놀라게 만든 배터리 폭발 사태. 그리고 이어진 리콜과 리콜 이후에 이어진 잡음은 갤럭시노트7이 결국 안드로메다로, 저 먼 은하계로 날아가게 만들고 말았다.



배터리 이슈와 리콜 결정
갤럭시노트7은 사실 기대도 엄청났지만, 그 기대를 가뿐히 넘어선 엄청난 판매량이 더욱 놀라움을 던져준 제품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갤럭시S 시리즈 대비 부족한 판매량을 보이던 것과 달리 직각에 가까운 판매 상승 곡선을 그렸기 때문.

물속에서도 터치가 가능한 S펜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장점을 선보였고, 여기에 더해 5.7인치 스마트폰으로서 매우 작은 사이즈로 한 손에 잡히는 매력을 더했고 외장 메모리와 빠른 내장 UFS 메모리, 한층 개선된 UI와 수많은 추가 기능들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한때 아저씨 폰으로도 불리던 갤럭시노트7을 찾는 여성 소비자들도 늘어났고, 시장에서는 없어서 못 구하는 폰이 될 정도로 파급력은 상당했다. 그러나 그런 갤럭시노트7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기 폭발이 아니라, 진짜 폭발.

결국 삼성도 부랴부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정밀 진단을 내린 결과 배터리 결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사태가 더욱 커지기 전에 전수 리콜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결과 부정적으로 흐르던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이슈는 리콜로 잠잠해지는 듯했다.



리콜 결정, 그러나 사용은 계속?
가장 큰 문제는 리콜을 발표한 직후에도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갤럭시노트7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러시안 룰렛과도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 누구의 갤럭시노트7이 다시금 폭발할지 몰랐지만 사용 금지 조치는 없었다.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보다 확실한 대비책을 찾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을 사용했었고, 결과 여기저기서 추가 폭발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추가 폭발 사고는 90건을 넘어섰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계속해서 폭발 사태가 이어지며 재산 피해에 더해 실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각국들은 공식 리콜을 명령하고 비행기 내에서의 사용 금지까지 이어지며 사태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

리콜 결정은 빨랐지만, 이후 제품에 대한 빠른 임대폰 교환 및 사용 금지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대중은 갤럭시노트7을 계속 사용했고, 이로 인해 시한폭탄이 되어서 문제가 점점 더 커지게 된 것이다.



리콜 시작, 배터리 초광탈 증상
그러나 시간은 흘러 리콜을 시작하기로 한 9월 19일이 되었고, 빠르게 리콜 물량을 준비한 삼성은 많은 소비자들이 빠르게 제품을 리콜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그러나 예상한 대로, 빠른 물량 생산은 의도치 않은 다른 불량을 불러오고 말았다.

우선은 화면의 색감이나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졌고, 이외에도 기기의 발열이 더욱 심해지는가 하면 심지어 배터리가 충전을 하더라도 오히려 방전되는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불량 논란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갤럭시노트7을 리콜 받은 고객이 자신의 폰을 찍은 영상을 올렸는데, 그 영상에 의하면 거의 1초마다 배터리가 1%씩 줄어드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며 배터리 초광탈 증상 이후 충전을 해도 10%밖에 충전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제보가 이어진 가운데, 삼성은 기기상의 결함이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언급 이외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무한 상황이다. 결과 갤럭시노트7에 대해 대중이 가졌던 ‘불확실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극히 제한적인 일? 제조상의 결함?
갤럭시노트7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크다. 폭발이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리콜 받은 제품은 괜찮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리콜은 순조롭게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 문제는 너무나 많은 곳에 산재해 있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작은 대리점에서는 물량이 없어서 리콜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고, 또한 리콜 받은 제품의 불량에 대한 글도 메인 뉴스를 타는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 소식에 대한 여론을 보자면 회생 불가라고 말하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갤럭시노트7의 환불이 아닌 교체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환불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를 두고서 어느 제품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부 제품의 불량이라는 의견부터 빠르게 제조하면서 나타난 제조상의 결함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

결국 갤럭시노트7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라는 우주를 건너면서 있던 장점마저 희석되고, 대대적인 광고를 할 수도, 재출시를 당당하게 알릴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회생 불가라는 시선이 늘어나고 말았다.



다시 우주를 건너. 갤럭시를 되찾으려면.
그렇다면 다시 시작해보자. 현재의 사태라면 제아무리 삼성이 ‘문제가 없다’고 한들 대중은 그것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지 모른다. 그리고 이미 연이어 벌어진 사태의 근본 원인에는 삼성답지 않은 ‘빨리빨리’와 ‘속도전’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은 기술의 삼성이었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폭발 사태로 무너진 근본 원인이 중국 배터리 때문이 아닌 삼성 SDI라는 점에서 충격을 줬고, 이제는 다시금 속도전으로 인해 불량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그러면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까? 우선은 현재 사태에 관해 소비자들보다 더 상세히 문제의 상황을 알려주고 그 원인과 대책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을 걷어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겸손한 자세로 다시 시작하듯 노트 시리즈뿐만 아니라 갤럭시 시리즈에 대해서도 광고부터 마케팅 접근 방법에 대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시작할 필요도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현재는 매우 작은 이슈도 삼성에게는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건너 멀리 날아간 갤럭시를 다시 우주를 건너 대중의 품으로 안기게 하기 위해서는 2배 3배의 노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과연 현재의 불량 사태가 단지 일부 기기만의 증상일지, 아니면 정말 제조상의 결함인지를 밝히고 대중에게 솔직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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