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2일 금요일

[Why] 최초부터 최고까지, 왜 엘지의 혁신은 공감을 얻지 못하나?


최초, 최고가 많은 엘지
엘지전자는 기술에 관한 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및 혁신으로 세계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사실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유명한 아이폰의 액정도 대부분 엘지 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것일 정도.

이외에도 MQS 음원 재생이 가능한 최초의 스마트폰 G2를 비롯, 음질에 관해서도 엘지는 유달리 많은 도전을 해왔었다. 와인 스마트폰으로 기존의 폴더폰에 스마트 기능을 접목시키기도 했던 엘지.



   

V10에서는 새로운 재질을 적용하며, 던져도 튼튼한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제대로 선보였고, 듀얼 렌즈로 차별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G5에서는 프렌즈를 통해 모듈 폰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고음질에서도 차별화가 되었다.

세계 최초로 24비트 원음을 그대로 전송하는 AptX HD를 접목시킨 G5와 톤플러스 1100의 조합은 유선에 그쳤던 하이파이 음질을 무선까지 확장한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술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체감하기 힘든 고음질 사운드
하지만 이러한 부품별 기술로 보자면 손색이 없는 엘지가 유달리 힘을 쓰지 못하는 부면은 바로 완성품인 스마트폰에 있다. 스마트폰에 이러한 획기적인 기술을 모두 접목하고는 있지만, 그 방향성이 대중보다는 기술 자체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삼성이 내놓은 방수 기능은 모든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장점이 되면서도 기존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준 획기적인 시도였다. 불편한 방수 방식을 캡리스로 만들어서 심플하게 다듬은 것이다.


하지만 음악은 조금 다른 문제다. 우선은 음원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24비트 원음도 구하기 힘들고, 구한다 하더라도 용량을 비롯해 구입 비용이 상당하다. 그런데 엘지는 32비트 원음 재생을 강조했다.

엘지 스스로도 32비트 원음은 사실상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을 내세운 결과, 이 기능은 단순히 ‘기술’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G5 자체적으로는 이것을 재생하지도 못 했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추가로 구입해야만 했는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음악을 위해 과도한 투자가 필요한 것. 고음질 음원 서비스 + 하이파이 플러스 + 하이파이 이어폰까지.

이러한 삼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는 고음질은 사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기술적으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과, 그것이 바로 ‘체감된다’고 하는 그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큰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소비자 경험
무엇보다 이해가 힘든 것은 왜 여태까지 LG의 UI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삼성의 경우 과도기를 거쳐서 현재는 삼성만의 색이 있는 UI를 다듬어서 제공하고 있다.

그것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신제품이 등장할 경우마다 편의성이 높아지고 더욱 아름답게 다듬어지고 있다. 하지만 엘지의 UI나 사용자 경험은 제품의 전체적인 느낌을 2년 전의 제품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무언가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엘지의 UI는 미래지향적인 것도 아니고, 특별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실험실에서나 볼 법한 UI라고 볼 수 있었다.

사실, G5의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크게 부족한 것은 아니다. 스펙만 놓고 보자면 갤럭시S7이나 G5나 비슷하기 때문. 하지만 사용자 경험이란 눈에 보이는 것, 만져지는 것, 드러나는 것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만들게 된다.



아이콘을 이동하는 방식 하나, 설정 메뉴에서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 하나, 다양한 앱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과정 하나, 아주 사소한 차이가 전체적인 경험을 결정짓기 때문에 현재의 소비자 경험은 분명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소프트키가 엘지만의 아이덴티티인 것도 맞고, 구글이 내놓는 레퍼런스인 것도 맞지만 대다수의 대중은 이 소프트키를 불편해하고 아쉬워한다. 그럼에도 소프트키에 대한 어떠한 개선이나 편의성에서의 변화도 없었다.



결국 소비자 경험은 늘 제자리인 상태에서 기기적인 스펙만 높이고, 체감하기 힘든 오디오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은 왜 엘지의 신제품이 다른 것인지를 느끼지 못하고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본기, 늘 부족한 기본기
엘지의 스마트폰은 출시 이후 벤치마크 결과에서 늘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배터리 벤치마크에서도 늘 하위권에 있었고, 전체적인 제품의 마감이나 재질에 대한 아쉬움, 발열 논란과 같은 문제에서 한시라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은데 그것을 탈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라면 접근 방법이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보다는 남들보다 더 좋은 배터리 효율을 가진 상태에서 교체도 가능한 것이 진짜 장점이다.



발열 관리 역시 다른 스마트폰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하고,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발열 역시 조율이 필요해 보일 정도였다. 결국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량에서 늘 하위권이라는 인식이 단점을 키우게 된 것이다.

당장 카메라만 사용해 보더라도 촬영 시 소요되는 딜레이, 듀얼 렌즈로 촬영할 경우의 느린 처리 속도, 전체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요소 하나하나들이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낮추는 부족한 기본기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 기본 모듈은 아무런 기능이 없었고, 캠플러스는 조작성이 떨어졌다.


✎ 특히나 캠플러스의 줌 키는 매우 헐거웠고, 그에 반해 실제 줌은 매우 버벅거렸다.


✎ 단순한 배터리 충전기인 줄로만 알았던 배터리팩은 사실..


✎ 보조배터리의 역할도 가능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마저도 알리지 않았다. 정말 겸손한걸까?


✎ 구매시 증정한 사은품이라기에는 도무지 쓰고 싶지 않은 조악한 완성도의 케이스


✎ 전체적인 시도는 좋았으나 세련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던 구성

혁신의 올바른 방향성
혁신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전지적 소비자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스펙이나 기능, 디자인을 소비자가 사용하고 받아들일 때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조건 소비자들의 의견만을 반영한 아이덴티티가 없는 스마트폰이 되라는 뜻과는 전혀 다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서도 얼마든지 자신만의 색이 있는 스마트폰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진 촬영 이후의 동작, 사진 촬영 시 각 버튼의 위치와 실제 사람의 손의 위치, 편의성, 최적화된 사용 동선, 화면 밝기 문제, 배터리 지속 시간, 교체 방식에서의 편의성, 화면 UI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은 S펜으로 무엇을 할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아쉬워하는지를 고민했고 그 결과 편리한 방수와 빠릿한 체감 속도, 촬영 시 빠른 처리 속도, 삼성 페이 및 삼성 패스 등 다양한 삼성만의 서비스 제공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애플 역시 애플 생태계를 통한 탄탄한 소비자 경험과 앱스토어의 만족도 높은 경험, 기기 자체의 탄탄한 완성도 및 소프트웨어와의 조화, 유려한 마감, 아이폰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디자인과 부족함 없는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이번 V20에서도 오디오에 집중한다는 엘지,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갖고 싶은 디자인이고 바로 경험할 수 있는 진짜 혁신이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초와 최고라는 타이틀을 벗어나서,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진짜로 달라지고 편리해진 것들, 개선되고 다듬어진 것들이 제대로 전달되는 진정한 혁신을 선보이기를 기대해본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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