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4일 금요일

스펙도 디자인도 ‘판박이’ 정체성 잃어가는 스마트폰


스마트폰 시장에 때아닌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의 디자인을 다시 꺼내어 드는가 하면,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물려받은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사실상 전면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인해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독창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아이덴티티가 뚜렷했던 초창기 스마트폰과 같은 과감하면서도 도전적인 디자인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기업이 새로운 디자인과 색상을 내놓더라도 뚜렷한 기술적인 차이와 달리 디자인은 따라 하기 쉽다는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서 다른 기업에 쉽게 넘어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독창적인 디자인이라 평가를 받는 아이폰의 경우도 중국의 이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에 디자인 특허 소송을 당할 정도로 닮은 디자인이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다.



스펙도 디자인도 ‘판박이’
최근의 스마트폰은 차별점을 찾기가 힘들다.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모두 닮아 있기 때문. 그래서 신형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처음 들리는 이야기는 어떤 디자인을 따라 했다거나 다른 제품의 디자인 표절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들이다.

가장 최근의 디자인 논란으로는 팬택이 야심 차게 내놓은 중저가형 스카이 IM-100이 있다. 아이리버의 아스텔엔 컨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인데,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이미 존재하는 디자인을 그대로 훔쳐왔다는 의견부터, 이미 팬택의 휠 키 디자인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서 다른 제품들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실제 후면 휠 키 디자인은 아스텔엔 컨 이전에도 등장했던 디자인이기도 하다.

시선을 내부로 돌리더라도 이러한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애플이 3D 터치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들리기 무섭게 중국 업체들도 3D 터치 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비슷한 UI를 품는 경우도 상당했다.


   


디자인 표절을 비롯해 콘셉트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 시장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자연스레 비슷한 스펙이 당연시되고 있다.

예전에는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스펙을 지닌 스마트폰이 존재했고, 저마다 독창적인 기술들을 내세웠다면, 이제는 한 업체가 내놓은 기술을 다른 업체들도 어렵지 않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가 된 것이다.



레드오션이 불러온 기술적 퇴보
이러한 하나의 흐름은 당연하겠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것에 안주하려는 성향을 보이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새인가 로즈 골드 컬러는 스마트폰에 있어서 대세 컬러가 되었고, 외장 메모리 슬롯을 비롯해 기업들이 내세우는 특장점들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그대로 따라 하는 방향성을 가진 것이다.



   

한 기업이 특정 기술로 인기를 끌게 되면 다른 기업이 그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어느새 시장에서 그 기술은 차별화가 아닌 하나의 표준이 되어 버리는 이상한 발전 방향성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정체된 느낌마저 들고 있다.

결과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으며, 신제품이 등장하더라도 관심이 급히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신제품이 전혀 새롭지 않은 것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어디선가 존재하는 스펙과 디자인을 짜깁기했다는 시선까지 나오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소니를 그대로 따라한 중국 스마트폰 ▼

아이폰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 스마트폰 ▼

엑스페리아를 닮은 오포 스마트폰 ▼

아이폰과 닮은 로즈 골드 컬러를 더하고, 홈 버튼은 삼성이 생각나게 만든 오포의 신형 스마트폰 ▼

아이폰과 닮았다는 평을 받은 갤럭시 시리즈 ▼

아이폰과 비슷한 삼성 스마트폰 ▼

매우 비슷한 스마트폰 디자인들 ▼

당연하지 않은 스마트폰의 필요성
삼성이나 엘지, 애플이라 하더라도 새롭게 내놓을 신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사실상 거의 모든 스펙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과 디자인의 조합이 될 것이 당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방수 기능을 더하더라도 그 기술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며, 삼성이 3D 터치를 도입하더라도 새로울 것은 없을지 모른다. 소비자들도 추리가 가능한 것을 새롭다며 출시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당연한 흐름을 깨는 기업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의 주인이 될지 모르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지 모른다. 모든 기업들이 당연시 여기는 알루미늄 프레임이나 기존의 스펙을 넘어설 새로움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알루미늄을 대체할 새로운 재질의 스마트폰으로 떨어뜨려도 흠집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더욱 가벼우면서도 더욱 튼튼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 태양 아래서도 더욱 잘 보이는 화면을 내놓는 것.

너무나 당연해진 스마트폰 스펙 가운데서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술과 디자인을 내놓는 기업은 그것 자체로도 차별화가 될지 모른다. 올가을에는 당연하지 않은 스마트폰의 등장을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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