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5일 금요일

삼성-엘지가 휩쓰는 iF-레드닷 디자인상의 진실


제품에 있어서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력은 몇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 감히 따져보자면 거의 100에 수렴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영향은 제품의 완성도가 적정 수준에 다다를수록 더욱 커지게 되는데,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은 무시 못 할 정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 디자인이라는 차별점이 없다면 특정 제품을 다른 제품과 구별짓거나, 기존의 제품 대비 새로운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테면, 새 옷을 구입하는데 매번 같은 디자인이면 소비가 증가하게 될까?


   

소비자들은 새로움이 절실하고 새로움을 소비한다. 심지어 기존에 가진 것과 똑같은 기능을 구현하거나, 오히려 기능적인 면에서 더 부족하더라도 눈에 예쁜 것을 찾는 것이 소비자의 심리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더 비싼 고가의 전자제품이라면 디자인의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깊게 들어가지 않더라도 무시 못 할 정도라는 것은 쉽게 인지가 가능할 것 같다. 바로 이것이 디자인의 힘이고,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다.



돈 주고 받아오는 디자인상?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라면, 기업들이 너도나도 이러한 ‘디자인’에 있어서 인정을 받고서 그것을 마케팅에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적인 기관을 통해 받는 상이라면 그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디자인상을 받기 위해 등록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고, 심지어 수상하게 되면 수상비를 별도로 내야 한다면 어떠할까?

어디가 더 절실한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권위를 가진 디자인 어워드라고 하더라도 그들은 이렇게 디자인 시상식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수상작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상비를 부여하며, 그 금액은 수백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한 건을 등록하더라도 등록비만 수십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등록부터 수상까지를 고려하자면 만만찮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iF-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에 있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에서 수여하는 상으로서, 미국의 유명한 IDEA나, 또 다른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공신력을 인정받는 시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를 비롯, 조명이나 가구, 가전과 같은 10개의 분야를 통해 심사를 진행하는데 심사 역시 10개의 항목이 포함된다. 우선 안전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 하며 인체공학적이며 독창성이 있을 것 등등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경우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디자인 공모전인데, 1955년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의 공모전으로서 여기에서 수상하게 될 경우,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에 전시되는 영예를 누린다고 한다.

iF 디자인 어워드와는 달리 3개의 분야로 나뉘는데, 제품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및 컨셉 디자인 3가지 분야에서 별도의 심사가 이뤄지며, 수상작 가운데 최고의 제품에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을 시상한다고.



수상 국가는 대부분 ‘아시아’
이러한 디자인상은 독일이나 미국에 있지만, 정작 수상되는 제품의 국가는 아시아권이라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그만큼 많은 작품을 출품하고 있으며 상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실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경우 지난해 수상 기업 가운데 절반 정도가 국내 기업이었고, 나머지도 대만이나 중국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아시아권에 편중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유명한 다른 기업들의 제품은 이들 디자인 어워드에서 만나볼 수 없었는데,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그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브랜드 가치가 있고, 자체적인 디자인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자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서 이러한 시상식에 기대어 있다는 시선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공정하지만 의지하지는 말아야
이러한 권위 있는 시상식이나 공모전 자체를 깎아내릴 의도는 없다. 이미 공신력으로는 타 공모전을 넘어설 수준이기 때문.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공모전 수상 기업이나 국가가 몇몇 기업과 국가에 편중된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다.

기업들이 더욱 절실하기에 이러한 시상식에 기대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삼으려 한다는 것. 물론 출품작이 수상을 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준에 맞춰야겠지만 그 노력을 다른 곳에 들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이유다.

디자인적 완성도가 높은 기업들은 홀로서기를 통해 독보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디자인 어워드나 수상 경력이 아니라 판매량이 그들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으며, 탁월한 품질로 꾸준히 사랑을 받기도 한다.

최근 삼성과 엘지에서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두 다양한 이슈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예쁘기만 한 제품이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 제품이 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당장 눈에 좋은 디자인은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효과는 가져다주겠지만, 지갑을 열고 꾸준히 그 제품을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은 결국 사용자 경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브랜드 가치를 상당히 높인 국내 기업들은, 겉으로 보이는 이러한 시상식 대신, 보다 내실 있고 다시 찾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데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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