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5일 월요일

7배 빨라진 아이패드 프로 충전 케이블, 직접 써보니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면서 놓친 것이 있다면 단연 ‘충전 속도’가 아닐까 싶다. 정말이지 답답함을 넘어서서 퇴보했다는 표현이 알맞을 정도로 느렸으니 말이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충전 케이블을 꽂아두면,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인 충전 속도를 가진 것은 맞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은 말 그대로 ‘희망 고문’과도 같았다.


   

마치 자동차의 연료 소모 시간보다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서 결국 자동차가 멈추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아이패드 프로에게 있어서 충전이란 느림의 미학과 같았다.

화면이 거의 2배로 커졌고,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기본 어댑터는 12W로 여느 아이패드와 동일하다. 일단, 여기서부터 애플이 잘못한 것 같다.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등장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했던가. 애플이 스리슬쩍 내놓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은 기존의 라이트닝 케이블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은 큰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라이트닝 케이블은 일반 USB로 되어 있어서 애플이 기본 제공하는 12W 어댑터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새로운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은 맥북까지 충전이 가능한 29W 어댑터에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블이 등장하자 일부 네티즌들은 급속 충전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도 가능했고 애플이 공식적으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에 대해 12.9형 아이패드 프로의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적어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은 얼마나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러니까 기존의 12W 케이블을 당장 버릴 정도의 매력이 있는 것인지 살펴보기로 했다.



100% 완충에 소요되는 시간
우선은 배터리를 소모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의 배터리를 급속도로 줄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화면 밝기 최대, 스트리밍 동영상 재생, 자체 스피커 최대 음량이면 된다.

몰아보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대작이라는 시그널을 티빙으로 보기 시작했고 (심지어 10화까지 무료) 드라마에 빠져들었을 즈음 배터리 20% 경고, 5% 경고를 만날 수 있었다.

   


기존에도 배터리가 60% 정도 남은 상황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배터리를 급속히 소모한 것이다. 아무튼, 1%까지 남기를 기다려보니 급기야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서 아이패드 프로의 전원이 꺼졌다.

준비된 29W 어댑터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아이패드 프로에 연결한 결과, 1분도 되지 않아서 2%가 되었고 20분도 되지 않아서 거의 20%가 충전되었다.

기대를 안고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충전 시간이 늘어지더니 결국 완충까지는 2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인터넷에 나오는 벤치마크보다는 느리지만, 분명 기존의 12W 어댑터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였다.



7배 빨라진 체감 충전 속도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7배나 빠른 체감 속도를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 비교를 진행한 맥스토리의 결과를 보게 되면, 80% 충전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29W 어댑터는 93분, 12W 어댑터는 213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차이는 화면을 켜둘 경우 더욱 심하게 벌어졌는데, 홈 화면을 100% 밝기로 켜둔 상태에서는 29W 어댑터는 107분이, 12W 어댑터로는 무려 732분이 소요되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외에도 게임을 하거나, 나이트 시프트 기능을 활성화하는 등의 사용 중 충전 속도를 테스트한 결과, 29W 어댑터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조합은 꾸준히 90~100분 정도가 소요된 반면, 12W 어댑터는 상당한 시간 편차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꽂은 채 사용하면서 아이패드 프로의 충전량을 살펴본 결과, 필자 역시 놀랄 정도로 빨리 충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발열은 조금 있었지만 사용하면서도 마치 꺼둔 것과 비슷한 충전 속도는 일품이었다.

즉, 그냥 충전만을 위해서 꽂아두는 경우에도 2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사용 중이라면 그 차이는 최대 7배까지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알 수 있는 것은,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면서 충전하려면 29W 어댑터는 필수라는 것이었다.



남은 과제는?
그러나 남은 과제도 있다. 당장 29W 어댑터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무려 1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가격은 길이 1m 기준 32,000원이다.

아이패드 프로에 포함된 기본 케이블과 같은 2m 제품은 무려 42,000원이다. 케이블의 가격만 4만원을 넘은 것. 여기에 29W USB-C 어댑터의 가격도 59,000원이다.

즉, 낮게 잡아도 91,000원이 필요하고, 2m로 구성하려면 101,000원이 필요한 셈이다. 2배에서 7배 빠른 급속 충전을 위해서 10만원을 더 들여야 하는 것인데,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기존의 아이패드 프로 소비자들은 더 느린 충전 방식을 기본으로 사용하며, 빠른 충전만을 위해서 별도로 10만원을 들이거나 아니면 여전히 느린 충전 속도에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까지 알려진 급속 충전은 12.9형 아이패드 프로 모델에만 해당되는 부분이다. 공식 스토어에 의하면, 9.7형 아이패드 프로는 급속 충전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설명을 보게 되면 급속 충전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

2가지 서로 다른 케이블의 이종 교배 ▼

이 케이블을 통해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

기존의 라이트닝 케이블과 비교하자면 코팅이 된 것처럼 보이고, 또한 약간 더 두껍고 큰 모습을 볼 수 있다. 급속 충전을 위한 변화로 보인다 ▼

1:21분에 시작된 급속 충전 ▼

케이블을 꽂은 이후 다시 전원이 들어온 아이패드 프로 ▼

1%에서 2%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20분이 소요된 결과 19%가 충전되었다 ▼

47분쯤 지난 결과 40% 충전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초반에 빨리 충전되는 모습 ▼

완충까지는 2시간 5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

자세한 비교 벤치마크에 의하면 29W 어댑터는 사용 환경에 따른 충전 시간의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12W 어댑터는 상당한 큰 변화를 선보였다 ▼
© 자료 인용 : MacStories

USB-C 라이트닝 케이블, 구매해도 될까?
그렇다면, 최대 7배 빠른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구매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우선, 뉴 맥북을 사용한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뉴 맥북의 기본 어댑터가 다름 아닌 29W 어댑터이기 때문.

그래서 별도로 USB-C 라이트닝 케이블만 구매하면 아이패드 프로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맥북도 없고, 29W 어댑터도 없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평소에 충전 속도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라면 구매가 고려되기 때문.

10만원의 비용보다도 충전 시간에 따른 차익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면 USB-C 라이트닝 케이블과 29W 어댑터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다른 대안으로는 타 제조사의 29W 어댑터를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애플의 까다로운 기준에 맞는지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아무튼 10만원에 달하는 과도한 비용을 들여야만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 MACGUYVER.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