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수요일

‘삼성’ 지워진 갤럭시S7은 정말로 더 아름다울까?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일컫는 표현의 민낯은 이번 갤럭시S7에 잘 어울리는 표현일 것 같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전면에 ‘삼성’ 로고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몇몇 국가들에서는 로고가 지워졌기 때문.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면의 ‘삼성’ 로고와 뒷면의 ‘통신사’ 로고가 지워졌다. 이 중에서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뒷면에서 통신사 로고가 지워진 것이겠지만, 아무튼 삼성은 이번에 의미 있는 도전을 했다.


   

제조사로서 자신의 제품에서 이름을 제외하는 것만큼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마치 루이비통 백에서 루이비통 로고를 지워버린 것과 같다고 표현할 만큼, IT 기업으로서는 쉬운 선택이 아니기 때문.

아무튼 삼성은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S7을 통해 전면과 후면의 디자인을 깔끔하게 새 단장했고 이에 대한 반응 역시 나쁘지 않다. 특히나 통신사 로고까지 지웠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환호성’을 지를 정도다.



#. 화장을 지우고
갤럭시S7은 화장을 지우듯 제품 자체의 디자인만으로 승부하고 있다. 전면 디자인에서 삼성임을 드러내는 요소는 네모난 홈 버튼과 함께 전체적인 생김새 및 엣지 있는 디자인 밖에 남지 않았다.

전면을 가득 채우는 디스플레이야 다른 제조사들 역시 그러하고, 베젤이 작은 것 역시 더 이상 특장점이 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이 지금까지 다져온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제외하자면 삼성임을 드러내는 요소는 사실상 전무하다.

하지만 삼성은 그동안 착실하게 자신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다져왔다. 실제 아이폰 못지않게 삼성의 폰을 특정 짓는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는 제법 단단한 편이고, 대충 보더라도 삼성이 떠오르는 디자인이라 불리고 있다.

여기에서 삼성 로고까지 지우면서 삼성은 애플과 같이 자신감을 내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일인자 다운 여유라고 해야 할지, 시장 상황에 맞춘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만큼은 자신만만해 보인다.



#. 아프로디테
사실 전면에서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요소보다는 후면에서 드러나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더 많은 것이 요즘 스마트폰 디자인의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후면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갤럭시S7은 아프로디테와 같이 ‘앞으로 뒷태’를 제대로 표현했다. 뒤태에서 드러나는 삼성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더욱 굳건하기 때문. 보다 네모난 디자인의 카메라와 그 옆에 자리한 네모난 플래시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는 후면 역시 엣지로 되어서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후면의 삼성 로고는 이 제품이 여전히 삼성의 제품임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뒷면 가운데 자리한 사과 로고와 같이, 삼성 역시 심플한 디자인 전략으로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고 동시에 삼성이라는 브랜드까지 제대로 홍보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 혹을 떼다
무엇보다도 칭찬받아야 할 일은 혹을 완전히 제거했다는 것이다. 통신사 로고를 지워버리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적 완성도에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보다 심플해지고 깔끔해 보이는 효과는 당연할 것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통신사 로고가 디자인을 헤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했었다. 하지만 사실 스마트폰 판매의 주권을 통신사가 쥐고 있었던 만큼 통신사의 입김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았다.


   

피처폰 시절부터 이어진 통신사 로고 넣기는 스마트폰으로 넘어와서도 계속되었고 소비자들은 난해한 디자인에도 어쩔 수 없이 구입을 해야만 했다. 이제는 하다못해 LTE X3라는 이상한 로고까지 넣어야 했기 때문에 불만은 더욱 커졌었다.

하지만 삼성이 통신사 로고를 완전히 지워버리면서 갤럭시S7은 다른 갤럭시와도 차별화가 되었고 디자인적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이게 되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러한 만족이 결국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심플하게 정리된 디자인, 허전해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를 통해 언제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

로고가 사라진 공백을 마치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가 채워준 것만 같았다. UI 역시 결코 나쁘지 않았다 ▼

빈 공간은 그냥 보자면 깔끔해 보였고 삼성의 로고를 떠올리면 허전한 느낌이었다 ▼

색상이 매우 반짝이고 빛을 반사해서 그런지 몰라도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

기존의 삼성 스마트폰과 비교하자면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다. 심플함인지 허전함인지 모를 차이가 나는 듯 ▼

하지만 후면은 아쉽게도 재질로 인해 지문 인식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

빛에 따라서 지문이 반사되기까지 하는 엄청난 효과(?)를 보여준다 ▼

그럼에도 완성도가 한층 더 올라간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

#. 남겨진 과제
그렇지만 갤럭시S7은 기본적으로 전면의 삼성 로고를 새겨두는 것을 기본 베이스로 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즉, 삼성의 로고가 지워질 경우 이 공간이 마치 글자를 썼다가 지운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계속 보면 적응을 할지는 몰라도 당장은 삼성 로고가 실수로 찍히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체적인 디자인이 위로 쏠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성 로고를 넣으면 보다 완성도가 높아 보일 정도.



후면의 경우 삼성 로고 하나만 남아서 더없이 깔끔하지만 전면의 경우는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이기는 하다. 또한 로고 제거를 위해 새로 디자인을 변경하지도 않았다는 점은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기도 하다.

또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짝퉁 문제도 있다. 이제 전면 디자인만 봐서는 중국산과 구별이 힘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법의 보호를 받겠지만 중국 내에서의 삼성 베끼기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는 전작의 아쉬움을 완벽히 씻어버리려는 듯, 완전체가 되어서 돌아왔다. 새로움도 딱히 없지만 아쉬움은 더더욱 없는 폰이 된 것이다. 거기다 로고까지 지워졌으니, 이제 준비는 모두 끝난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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