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0일 일요일

G5, 결국 배터리 하나만 제공 ‘착탈식 장점 포기?’


초기 스마트폰에서 착탈식 배터리는 흔한 수준이 아닌, 당연한 옵션과도 같았다. 처음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던 시절에는 배터리 효율이 높지 못했고, 배터리 사용 시간 역시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인가 배터리 효율이 높아지고, 스마트폰에 있어서 더욱더 디자인이 중요시되면서, 두께를 줄이고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너도나도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제는 착탈식 배터리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찾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변하고 말았는데, 그럼에도 엘지전자는 꾸준히 착탈식 배터리를 유지하며 나름대로 정체성을 다듬어가고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착탈식 배터리를 적용했을 뿐, 정작 착탈식 배터리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거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를 하나만 제공하면서 착탈식 배터리를 100% 활용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G5의 차별화 포인트
G5가 내세운 것은 스마트폰 자체가 아닌 스마트폰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프렌즈였다. 무려 8종에 달하는 프렌즈가 공개되었고, 그 가운데 2종은 G5에 직접 꽂아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듈 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G5의 프렌즈뿐만 아니라 착탈식 배터리까지도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배터리팩이 39,000원의 가격을 가지고 있고, 이외에도 프렌즈는 개별적으로 9만원에서 수십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G5의 초기 구매 혜택은 G5와 배터리팩 + 캠플러스 프렌즈 모듈이다. 또한 B&O 세트를 40% 할인된 20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할인권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초기 혜택일 뿐이다.

초기에 구매한 소비자들은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이후 소비자들이다. 엘지는 예전에도 이벤트 기간을 늘리기는 했지만, 결국 이러한 이벤트는 끝나게 되고 이후 소비자들은 추가 배터리와 프렌즈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세일즈 포인트는?
G5의 초기 세일즈 포인트는 훌륭하다. 기본적으로 프렌즈 모듈 하나와 배터리팩까지 제공하면서 초기 흥행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 하지만 이후 소비자들은 G5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착탈식 배터리의 장점도, 프렌즈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G5를 출시하면서 초기 판매에만 집중하고 이후에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선택하기를 기대하는 것인데, 이러한 전략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여진다. 삼성의 갤럭시S7은 ♥7 마케팅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마케팅 전략은 MWC에서 공개 > 곧바로 체험존 개설 > 예약 판매 > 정식 출시로 경험이 바로 이어지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고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엘지는 공개만 가장 빨랐을 뿐, 정작 출시는 한 달이나 미뤄지며 흥미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초기 생산의 문제이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간이었든, 문제는 다소 늦었다는데 있다. 삼성과 한 판 붙어보자는 초기의 마인드가 약해진 것인지는 몰라도 한 달이라는 긴 기간이나 소요되며 이미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갤럭시S7으로 옮겨간 것이다.



소비자의 시선
이제 소비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자. 필자는 엘지의 V10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엘지의 이상한 마케팅으로 인해서 초기에 구입했음에도 배터리팩을 받기까지는 한 달이나 소요되었다. 즉, 한 달 동안은 착탈식이 아닌 일체형 스마트폰처럼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험은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추가 배터리가 없어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는 무언의 경험을 심어줄지 모른다. 즉, 착탈식 배터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 물론 착탈식이 장점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을 고집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V10 소비자들은 착탈식 스마트폰임에도 배터리를 하나만 제공받고 있다. 결국, 엘지가 주장하는 70만원대 가격이라는 것에 배터리 가격을 더하면 실질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결국 조삼모사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저가 항공이 9,900원의 항공권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지만 유류할증료과 공항 이용료에 대한 소개를 소홀히 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2~3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엘지가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을 내놓는다면서 배터리를 하나만 제공하고, 각종 혜택을 초기 구매자들에게만 제공한다면 이것은 결국 G5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과는 전혀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G5 구매를 고려할 때 배터리 별도 구매와 프렌즈 추가 구매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상황에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제조사도 비슷?
엘지전자 관계자는 다른 제조사들 역시 착탈식 스마트폰이라고 하더라도 배터리를 하나만 제공하는 것이 추세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신들도 하나만 제공하는 것이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르다. 다른 제조사들과 같다면 굳이 엘지를 선택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선업자도 아니고, 더 이상 한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은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 하며, 더욱 좋은 혜택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엘지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져갈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G5 구매 시 기본 구성품에 배터리 2개가 포함되어 있다면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착탈식 배터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어떠한 프렌즈를 구입하든 30~50% 할인권을 제공한다면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프렌즈를 구입할지 모른다.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지 않기 위해서 장기적인 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지금 엘지가 처한 상황은 글로벌 Top5에도 들기 힘들며 국내에서도 단통법으로 인해서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제조사들이 그렇게 하니까 그대로 따라 하는 것으로는 다른 기업을 넘어설 수가 없다. 샤오미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며, 삼성이 훌륭하게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듯 자신만의 특기를 살려야 한다.








기본기를 가진 폰
마지막으로, G5는 G4와 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과도한 발열이나, 기본기의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면 그것 자체로도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7을 내놓으며 대대적으로 카메라 성능과 방수를 홍보했지만, 카메라는 왜곡 문제에 휩싸였고, 기기가 멈춰버리는 증상도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은 묵묵부답이다.

소통을 하지 않고, 그저 광각 카메라라서 그렇다거나, 찍는 각도를 조절하라는 이상한 말만 하고 있는 것.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는 소비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지도 모른다. G5 역시 기본기를 갖춘 폰으로서 논란이 되지 않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논란이 된다 하더라도 무책임한 대응이나 묵묵부답으로 그저 문제가 잊히기를 바란다는 식의 태도 또한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G5의 출시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연 이번에는 엘지전자의 마케팅팀이 좋은 선택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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