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수요일

‘공짜폰’에 현금 지급까지, 미국은 무죄 한국은 유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회인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초등학생에 더해 유치원생까지도 휴대폰을 사용할 정도이니 누구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는 것도 당연할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이 스마트폰을 위해 과도한 요금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것도 약정을 걸고서 위약금의 부담으로 인해 매달 상당한 비용을 통신사에 지불해야 하는데, 조삼모사와도 같은 규제로 인해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단통법이었고 이후 통신 시장은 완전히 얼어버렸다. 고가의 스마트폰 대신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알뜰폰이 대세로 떠오르며 그나마 막혔던 숨통을 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지 역시 대안이 될 뿐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여전히 기존과 같은 서비스를 모두 누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고, 당장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정에 의지해야만 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공짜폰을 필두로 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은 최대 650달러, 80만원에 이르는 현금을 증정하는 상품까지 내놓을 정도로 막대한 투자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

이러한 경쟁으로 인해서 미국의 이통 시장은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고 새로운 스마트폰의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경쟁 업체들도 앞다퉈 요금을 인하하거나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이 가능한 이유는 미국은 완전한 자율 체제 속에서 통신사들의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가격에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것이 정상인 것인지를.

한국에서 같은 요금으로 누릴 수 있는 통신 혜택은 통신 3사 모두 사실상 같다. 약정도 같고, 위약금도 비슷하며, 지원금까지도 복사 붙여넣기를 한 듯 비슷하기만 하다.

   


단통법이라는 합법적인 보호막 뒤에 숨어서 마케팅 비용을 막대하게 줄이면서 통신사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 단통법 이후 주춤할 것이라 전망했던 통신사의 수익은 나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주식 역시 증가하고 있다.

수익은 비슷하거나 거의 같은데 반해서 마케팅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수익이 급증한 것이다. 대신 일선 대리점들은 가격 경쟁력의 상실로 인해서 하나둘 무너지며 지방 경제 체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즉, 통신사는 다이렉트 판매를 통해서 수익을 모두 가져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고객들에게 되돌려주는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영업이익이 급증함에도 그 혜택을 스스로만 가지고 있는 것.

이전 포스트에서 소개되었던 이스라엘 이통 시장의 경우도 한국과 비슷했지만 정부의 노력으로 인해 현재는 1만원도 안되는 요금으로 통화 무제한과 국제 통화 무제한 및 데이터 10기가를 받을 수 있는 요금제도 등장했다.

무한 경쟁 체제는 소비자들이 다른 곳에 쓸 여윳돈을 마련해줬고 이스라엘의 경제는 더욱 잘 굴러가고 있다. 통신사는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더욱 좋은 서비스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합법이며, 당연히 그러해야만 한다. 경쟁이 있어야만 합리적인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전혀 다르다.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가격에 같은 서비스만 제공될 뿐이다.




그러면서도 단통법의 순기능으로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를 꼽고 있다. 스마트폰의 출고가 하락과 함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것을 ‘긍정적인 효과’라고 자화자찬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비의 인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으로 인해 고사 위기에 처해 있고,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영업이익을 높이며 막대한 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구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갤럭시S7이나 G5를 약정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알뜰폰의 성장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몰라도,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볼 수는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과연 한국의 몇%가 고가의 스마트폰을 정가로 구입하고, 알뜰폰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간단할 것이다.



방통위가 통신사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통신사들의 영업이익 폭증과 대리점의 폐업, 알뜰폰 업체들의 고사 위기와 소비자들의 과도한 통신비 지출은 우리에게만 보이고 통신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해법은 단 한 가지다. 경쟁을 하게 만드는 것. 통신사들이 전혀 같은 요금제를 내놓지 못하게 경쟁을 촉발하고 제조사들이 기기 가격을 내리면서도 품질을 높이듯 통신비를 내리면서도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다.



왜 늘 한국보다 서비스가 못한 외국의 사례만을 가지고 와서는 한국의 통신비가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보다 못한 서비스만 보이고 우리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스마트폰을 교체했더니 현금을 주는 통신사, 1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무제한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당연한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도 그러한 현실이 오기를 바란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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