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달러대 아이폰SE 등장, 애플 이벤트 총정리

애플이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공개한 새로운 제품은 4인치 아이폰SE와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모델이었다. 두 제품 모두 눈에 띄기는 하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아이폰SE의 가격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 겨우 300달러대에 불과한 가격으로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인 것이다. 그것도 아이폰6s 급 스펙으로.

애플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4가지 큰 변화를 선보였다. 우선은 지구에 대한, 인류에 대한 애플의 생각을 밝힌 것. 그리고 새로워진 4인치 아이폰SE와 9.7인치로 작아진 아이패드 프로, 마지막으로 더욱 다양해진 애플워치 밴드까지.

   

이번 봄 이벤트를 통해서 지갑이 조금 얇아질 분들이라면 4인치 아이폰을 기다렸던 분과 9.7인치 아이패드의 귀환을 기대하셨던 분일 것 같다. 사실 새로운 마이너 업그레이드 운영체제나 지구에 대한 애플의 생각은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 차원이기 때문.

아무튼, 새벽을 뜨겁게 달군 이번 애플의 이벤트를 아주 가볍고 심플한 4가지 테마로 정리해봤다. 커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작아진 아이폰을 톺아보고, 역시나 작아졌지만 더욱 강력해진 아이패드 프로까지 엿보면서.

애플이 말하는 지구
처음으로 애플이 소개한 것은 신제품이 아닌 지구에 대한 애플의 생각이었다. 이것은 이어지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하고 소개할 제품들 역시 이러한 생각이 담겨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서 기업 이미지를 위한 토대를 놓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듯,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이니까. 애플은 역시나 뜸을 잘 들인다.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면서도 그것을 바로 보여주지 않는 치밀함으로 자신들이 마치 소비자를 매우 대단히 고려한다는 듯 소개하기 때문.

어쨌든, 애플은 미국과 중국에서 100%에 이르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고 소개하며 지구에 대한 애플의 생각을 소개했고, 아이폰의 생산 과정에서부터 이미 아이폰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를 모두 하나의 과정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 쓴 아이폰이 분해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소개했는데, 리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폰 분해 기기를 소개하며 지구를 위해 아이폰을 분해해서 그 안의 부품을 녹여서 재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다시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300달러대 아이폰SE
애플의 이벤트에 앞서 필자는 400달러대 아이폰SE가 등장할 것을 이야기했는데, 애플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300달러대 아이폰SE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저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물론, 16기가 모델로 다소 부족한 용량이기는 하지만 399달러라는 가격을 통해서 아이폰의 가격대를 엄청나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음에도 아이폰6s와 같은 A9 칩셋과 4K 촬영이 가능한 1200만 화소 카메라를 채택했다.

   

애플은 2015년에도 여전히 3,000만대의 4인치 아이폰이 판매되었다면서 여전한 4인치 아이폰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스펙을 높인 아이폰SE를 내놓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단순 스펙으로 보자면 아이폰SE도 부족함은 없다.

다만, 3D 터치가 제외되었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위해서 라운딩 처리된 디자인 대신 각진 디자인을 다시 적용했다. 좋다면 좋을 수 있고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는 클래식 디자인은 이전의 아이팟 클래식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애플은 지난해 가을, 12.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를 새롭게 내놓으며 시장에 변화를 던져줬는데, 대신 9.7인치 아이패드 에어3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을 자아냈었다. 그리고 올봄, 돌연듯 9.7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를 발표했다. 에어가 아닌 프로를.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스펙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동일하며 몇몇 스펙에서는 오히려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압도한다. 주변의 색에 따라서 화면의 색감을 조절하는 기술이나, 더 얇고 가벼운 무게, 1200만 화소에 4K 촬영까지 지원하는 카메라까지.

   

여기에 라이브 포토와 트루톤 플래시도 더했다. 이제 어두운 곳에서 아이패드로 플래시를 켜서 촬영할 수도 있고, 라이브 포토를 즐길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페이스 타임을 위한 전면 카메라 역시 500만 화소로 높아졌다고.

4채널 스피커를 통해서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더욱 웅장하고 큰 사운드를 즐길 수 있고,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보다도 더욱 많은 23개의 LTE 대역을 지원한다. 크게 보자면 큰 차이가 아닌 듯하면서도 실질적인 스펙 향상인 셈. 빼먹을 뻔했지만 로즈 골드 색상도 더했다.

다채로운 애플워치
누구도 관심이 없을 것 같지만, 애플워치는 색상을 추가한 밴드와 새로운 밴드를 추가하며 변화를 추구했다. 새로운 애플워치가 등장한 것은 아니고, 밴드가 추가된 것으로서 더욱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 것.

하지만 애플이 생각하는 애플워치는 전자기기가 아닌 액세서리이기 때문에 기기적인 스펙을 강조하는 대신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애플워치로 할 수 있는 일을 더욱 많이 나열하고 있다.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스마트워치 가운데서 애플워치만이 가진 독보적인 영역이라면 역시나 높은 디자인적 마감과 함께 내부 UI 디자인, 그리고 아이폰과의 높은 연계성일 것이다. 어쨌든, 아이폰을 사용한다면 애플워치가 1순위 고려 대상이기 때문.

이번에는 시곗줄을 더하고 색상을 추가하며 보다 더 자신에게 맞는 애플워치를 선택하라고 유혹하고 있다. 이제 선택 가능한 애플워치 밴드는 모두 51가지 종류와 색상에 이르며, 애플워치 역시 8가지 서로 다른 재질과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사이즈 역시 38mm와 42mm 두 가지다.

또 다른 새로움
애플은 건강을 위해서 새로운 케어킷을 소개했고, 건강 정보를 공유하는 다양한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더욱더 건강을 강조한 것. 이로 인해서 애플워치를 비롯해 아이폰이 보다 더 건강 서비스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외에도 교육을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과 새로운 기술을 더했으며, 애플 TV에도 시리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9.7인치 아이패드 시리즈가 모두 2억대 이상 판매되었으며, 아이패드 전용 앱이 100만개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새로운 iOS 9.3 운영체제 역시 공식적으로 소개되었다. 나이트 시프트를 통해서 화면의 색감을 조절할 수 있어서 눈부심을 방지할 수 있고, 터치ID의 활용 영역을 개별적인 앱으로 확대하면서 메모 앱에서도 메모를 잠가둘 수 있게 되었다고.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지만 뉴스 앱을 비롯해 카플레이도 개선이 되면서 iOS 9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곧 다가올 WWDC에서 새로운 iOS 10이 공개되겠지만, 기존의 운영체제 역시 완성도를 높여가는 느낌이었다.

애플이 빼먹은 것은?
애플은 이번 이벤트에서 새로운 스펙의 뉴 맥북을 소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소개한 뉴 맥북은 애플워치와 함께 소개되었는데, 올해는 맥에 대한 언급이나 변화는 사실상 전무했다. 이로 인해 스펙이 애매해진 뉴 맥북과 맥북 에어가 더욱 위태로워졌다.

뉴 맥북은 스펙이 애매한 대신 매우 가볍고, 맥북 에어는 뉴 맥북과 맥북 프로 사이에서 꼴뚜기가 되면서 가장 가벼운 제품도 아니고 스펙이 좋은 제품도 아닌 것이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스펙의 맥북을 기대했지만 만나볼 수 없었던 것.

또한 밴드가 추가되기는 했지만 스펙 자체는 변함이 없었던 애플워치로 인해서 올가을에서야 첫 공개 이후 2년 만에 애플워치 2세대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애플 뮤직을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의 한국 런칭 역시 기대뿐이었다.

애플스토어의 국내 입점을 비롯해 더욱 많은 서비스가 국내에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 제공 국가 확장을 기대했지만 만나볼 수 없었던 것. 여전히 우리는 한국에서 반쪽짜리 서비스에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새로운 iOS 9.3 운영체제를 소개하는 모습 ▼

나이트 시프트를 통해서 색감을 조절할 수 있다 ▼

눈을 편하게 만들어 주도록 블루 라이트를 줄이는 것 ▼

이제 아이패드 프로 역시 9.7인치로 작아져서 휴대성이 더해졌다 ▼

오직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에만 있는 트루 톤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색감을 주변광과 일체화 시킨다. iOS 9.3의 나이트 시프트보다도 더욱 진보한 기술 ▼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은 다소 높아졌다. 그리고 256GB 모델이 등장했다 ▼

기존의 제품은 가격이 내려갔다. 부담이 더욱 줄어든 것 ▼

또한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위한 스마트 키보드도 더해졌다 ▼

로즈 골드 색상으로 차별화가 되는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

아이폰은 다시금 4인치로 돌아왔다 ▼

그럼에도 A9 칩셋을 통해 아이폰6s 급의 스펙을 품은 아이폰SE ▼

밴드가 더욱 다채로워진 애플워치 ▼

독특한 조합도 가능하다 ▼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밴드와 새로운 색상들 ▼

소비자 선택은?
이제,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간단하다. 자신이 찾던 제품이 나왔다면 관심을 가져보고, 가격을 알아보고 구매를 고려해보면 된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제품을 찾으면 그만이다.

우선은 9.7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있을 것이고, 다음으로는 4인치로 다시 줄어든 아이폰SE도 있을 것이다. 물론 밴드가 더해진 애플워치도 있으니 기존 애플워치 사용자라면 밴드 추가를 고려하거나, 새로운 애플워치를 찾는다면 가을까지 기다리거나 지금 구매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새로워진 iOS 9.3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로 사용해볼 수도 있다. 애플은 언제나 그렇듯 전 세계 동시 공개 및 업데이트를 진행해서 거의 모든 기기에서 새로운 운영체제를 경험할 수 있다.

9.7인치 아이패드를 기다린 분들이나 4인치 아이폰을 기다린 분들이 아니라면 다소 지루하고 심심할 수 있었던 애플의 이벤트, 그러나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봄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애플에 큰 변화가 찾아왔음을 의미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어지는 포스트에서 짚어보려 한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