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6일 화요일

이상한 SK의 이상한 아이폰4 ‘완판’ 어떻게 된 일일까?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이변이라도 일어난 것일까. 무려 6년이나 지난 폰이 완판되었다면 듣는 귀를 의심하게 되는 것도 당연할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스스로 이상하다고 외치고 다니는 SK에서.

SK는 지난달, 6년이나 지난 아이폰4를 되살리며 이상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3만원대 요금제면 아이폰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당연하지만 2년 약정을 걸게 되면 아이폰4를 사실상 공짜로 구입이 가능하도록 초저가로 출시한 것이다.


   

아이폰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단말기로서 최신폰뿐만 아니라 1,2년이 지난 폰의 경우에도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4년이 지나면 사실상 판매하는 곳도 거의 없었고 찾는 소비자들도 없었기 때문.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폰4는 통신사가 먼저 나서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고, 이후 소비자들도 적잖이 찾은 모양이다. SK텔레콤에 의하면 1,000대 가량의 아이폰4가 준비된 물량만큼 모두 판매되고 사실상 완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진 인용 : Flickr / mkuma443

SK텔레콤은 아이폰4를 공짜폰으로 판매하면서 지금까지 남아있던 재고를 처리할 수 있었고, 몇몇 아이폰 애호가들은 저렴한 가격에 아이폰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6년이나 지난 폰을 구입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폰4는 셀카 화소는 30만으로 매우 부족하고, 아이폰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최신 운영체제 지원도 되지 않아서 iOS9은 설치도 되지 않는다. 결국 최신 운영체제에 맞춰진 앱은 사용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더구나 3.5인치로 회귀한 작은 화면에 적응할 사용자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안테나 게이트를 비롯해 처음으로 바뀐 각진 디자인으로 인해 많은 아쉬움을 보여준 아이폰4는 라이트닝 케이블도 아닌 30핀 잭을 사용하며 4G도 아닌 3G로 인터넷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왜 SK는 아이폰4라 판매라는 이상한 전략을 꺼내든 것일까? 우선 SK에서 판매한 이유를 찾자면 재고가 처음부터 많이 없었다는 데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팔아야 할 물건이 많다면 부담이 되겠지만 애초에 많은 물량이 없었던 것.

   


재고가 1,000대 수준이면 사실상 공짜폰으로 내놓기만 해도 충분히 판매가 가능한 물량이라 볼 수 있고, 거기다 그 대상이 아이폰이라면 다른 설명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여전히 아이폰에 대한 수요는 신제품이나 중고폰에서나 모두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폰=고가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이번에 사실상 공짜폰으로 내놓으면서 SK에서 저렴한 폰을 내놓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약간의 욕을 들을지는 몰라도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은 물량에 아이폰이라는 이슈와 더해지며 SK가 내놓은 ‘이상한 아이폰4’는 완판을 기록했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사실상 아이폰4의 마지막 판매를 SK에서 했다는 기록도 남기면서.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왜 아이폰을 찾은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폰이기 때문. 3.5인치 화면의 클래식한 아이폰에 향수를 가진 사용자들은 의외로 많다. 더구나 3.5인치 화면의 아이폰4와 아이폰4s를 깨끗하게 사용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도 많이 있다.



결국 이들이 잠재 수요자가 되면서 SK의 막차에 탑승하게 되었고 이들 중 몇몇은 단순 소장용으로서, 또 몇몇은 정말 아이폰4에 대한 향수로 인해, 어쩌면 몇몇은 호기심으로 6년이나 된 아이폰4를 구매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아이폰은 6년이 지나도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이미 숱한 안드로이드폰은 재판매부터 재재판매까지 이어지며 명맥을 유지해오고는 있지만 언론과 대중은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이폰은 이번에도 달랐다. ‘나는 아이폰이다’를 외치듯 아이폰은 언제나 이슈가 되었고 6년 된 아이폰4의 귀환은 그렇게 대중의 마음을 끌었다. ‘이상하자’던 SK의 이상한 아이폰4 판매 전략은 어쨌든 성공했고, 또 몇몇 소비자들은 만족했을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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