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7일 수요일

애플, 1분기 실적 총정리 ‘신기록 세운 아이폰6s에도 위기설 나오는 이유’


미국 기준, 1월 26일에 발표된 애플의 2016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는 한 마디로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사상 최대치였던 아이폰6의 기록을 하나하나 갈아치웠기 때문입니다. 매출을 비롯해 순이익과 판매량 모두 신기록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애플의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향세를 타던 애플 주식은 결국 20%나 빠져나갔습니다.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넘겨줘야 할 정도가 된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 사상 최대의 기록을 낸 애플이 이러한 위기설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일까요?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오히려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 기업에 대한 평가 치고는 상당히 냉정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에 대한 애널리스트와 외신들의 꾸준한 위기설은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애플의 실적 발표에 따른 애플의 현주소와 함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성장 동력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겠습니다.



#1. 어닝 서프라이즈, 역시 애플
역시 애플이었습니다. 아이폰6를 통해서 사상 최대의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던 지난 회계연도의 발표를 뒤엎는 결과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우선 아이폰의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7,450만대에서 이번 분기에 7478만대로 오히려 더욱 늘어났습니다.

넘기 힘들어 보이는 신기록을 근소한 차이지만 어쨌든 넘어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매출도 늘어났습니다. 759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1.7% 가량 늘어나면서, 매출 역시 상당 부분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또한 순이익은 184억 달러, 즉 한화로 22조원에 달하는 기록을 세우며 90일 동안 엄청난 마진을 남기며 단일 기업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남긴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실제 사용 중인 애플 기기가 10억대를 넘어섰습니다.

최근 90일 동안 애플의 서비스에 접속했던 기기를 기준으로 하는 만큼, 이 수치는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 70억 인구가 사용하는 스마트 기기 가운데 적어도 10억대는 애플이 만든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 역시 지난해 대비 25%나 늘어난 것으로서 매우 많은 기기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고, 이러한 사용 수치는 애플에게 추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제외한 기타 제품의 매출액 역시 43억 5천만 달러로서 지난해 대비 무려 62%나 늘어났습니다.

정확하게 어떠한 제품들이 어디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이폰 이외의 기타 제품에서 이러한 고무적인 성적을 받아들었다는 것은 분명 애플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2. 날개 잃은 성장률, 애플의 미래는?
그럼에도 외신들과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관심을 기울인 부분은 당연하겠지만 성장률이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에만 하더라도 무려 30%나 되는 성장률을 보여주며 6100만대를 넘어섰던 아이폰 판매가 이번 분기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조짐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폰은 늘 1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이후에 하향세를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 아이폰6를 공개한 이후 집계되었던 2015 회계연도에서는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기록을 쌓아 갔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2분기가 더욱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1분기 아이폰 판매량 대비 이번 2016년 1분기 판매량은 겨우 0.4% 늘어났을 뿐입니다. 성장률만 놓고 보자면 언제라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 제조 업체들이 생산을 감축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번 2분기에는 수 년 만에 처음으로 애플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굴욕적인 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날개가 꺾인 아이패드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2016년 1분기에 1612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하면서 수치상으로는 많아 보이지만 지난해 대비 25%나 줄어든 판매량으로서 아이패드 프로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3가 등장하지도 않았고, 아이패드 미니4의 경우도 아이패드 에어2와 같은 스펙으로의 마이너 업그레이드만 되면서 이러한 마이너스 성장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했습니다.


   

또 다른 위기로는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와 제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애플 워치를 비롯, 뉴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 애플 뮤직, 애플 페이, 애플TV 등등, 새로운 시장 선점이 중요한 제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가 언급되지 않으면서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봄에만 하더라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던 애플 워치와 뉴 맥북은 어느새 잊혀지고 있고 2세대 역시 크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는 상황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제품의 특성상 소비층이 한정적이고 애플 뮤직과 애플 페이도 당장 큰 수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폰이 언제까지 새로울 수 있을까? 애플 위기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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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애플의 성장과 어닝 서프라이즈와 같은 신기록 경신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가 실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이폰이 전체 매출의 67% 이상을 차지하는 기형적인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이 무너지면 애플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서 떨어질 가능성이 큰 아이폰의 성장세는 곧 애플의 위기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이패드를 비롯해 또 다른 성장 엔진의 부재가 큰 악재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3. 팀쿡이 말하는 애플의 미래
그럼에도 팀쿡은 애플의 미래에 대해서 매우 낙관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애플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더구나 많은 애널리스트들의 우려에 대해서 실적 발표 이후 그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애플은 90일 단위로 계획을 짜는 기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애플의 실적은 1년 단위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것이지, 당장 분기별 수익에 집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당장 실적이 줄어든다고 해서 비관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팀 쿡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여전한 아이폰에 대한 사랑과 함께 잠재 교체 수요가 많다는 것 때문입니다. 실제 아이폰6와 아이폰6s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폰 유저가 아직 절반이나 됩니다. 이들이 모두 다음 폰을 아이폰으로 교체할 경우에는 여전히 수요가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오는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의 이탈은 적은 반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아이폰 유저가 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되었던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10억대의 애플 기기 역시 애플 공화국이 탄탄한 기초 아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미래 먹거리나 성장률을 떠나서, 실제 애플의 규모는 타 기업과는 이미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중국 기업들이 수십%의 성장률을 보이더라도 애플 단 하나의 기업을 넘어설 기업이 나오기 힘든 것처럼, 애플은 이미 다른 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기업이기 때문에 단순 성장률만으로 위기를 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4. 애플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
그렇지만 또한 애플 역시 무시하지 못할 상황도 존재합니다. 우선은 세계 경제가 상당히 침체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의 실물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일본이나 중국, 대만과 홍콩 등 아이폰의 판매량이 높은 국가들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이들 국가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스마트폰의 과포화 상태가 되면서 성장률이 꺾이고 있고 교체 주기는 더욱 길어지고 있습니다. 미국만 보더라도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는 지난 2009년 대비 10개월이나 더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하나의 스마트폰을 더 오래 사용하고, 교체하기 위해서 더욱 많은 것을 따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폰은 최근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인해서 해외 매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무려 2/3에 달하는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제품의 가격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100만원 하던 제품이 하루아침에 110만원이나 120만원으로 오르는 것입니다.


이번엔 아이폰5se 출시? 잡스의 애플을 망치는 팀쿡의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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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거나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아이폰이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점도 성장세에 치명타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기존의 아이폰으로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흥미도가 나날이 떨어지고 있고, 기존의 폰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얻으면서 새로운 아이폰이 필수적인 대체재가 아닌 기호 제품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이 등장하면 무조건 구매하는 고정적 수요가 줄어들고, 대신 더욱 긴 교체 주기와 함께 더욱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이폰의 향후 성장 엔진이 꺼질 우려가 커지는 것입니다.



#5. 애플은 역시 애플, 그들만의 리그
하지만 애플은 역시 애플입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야 할 정도로 애플은 고유의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제품으로서 여전히 아이폰을 선택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아이폰에 대한 사랑은 꾸준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에 의하면 올해 전 세계에 판매되는 스마트폰 2대 중 1대는 중국산 제품일 것이라고 추정할 정도로 더욱더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스펙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겠지만 애플은 그 나름대로의 소비층을 꾸준히 누릴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경차가 아무리 많이 판매되고 중소형 차량의 판매가 늘어나더라도 대형 차량은 그들 나름대로의 시장이 여전히 남아 있듯, 아이폰은 아이폰으로서의 명성만 꾸준히 유지한다면 그 시장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애플에 대한 고민보다는 한국 기업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올해 돌아온다는 팬택부터, 위기설에 휩싸인 엘지전자, 올해 최대의 기로에 선 삼성전자까지. 위로는 애플과 전쟁해야 하고 아래로는 중국 기업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아이폰6s 판매 부진, 삼성에게 기회 아닌 위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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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미 넘보기 힘들 정도로 큰 덩치를 가지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이름도 모두 외우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 이름표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여전히 삼성과 엘지뿐이고, 팬택은 아직 재기의 발판도 마련하지 못 했습니다.

애플이 전 세계 시장을 주름잡으며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꾸준한 판매를 할 때, 과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는 어떠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2017년에는 어떠한 기업이 세계 시장에 이름을 내걸고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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