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1월에 공개된 샤오미의 홍미노트3는 높은 가성비로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폰입니다. 2기가 램에 16기가 메모리, 5.5인치 FHD 디스플레이에 1300만 화소 카메라, 4000mAh 배터리 및 지문 인식까지 지원하는 말 그대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과 거의 같은 스펙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16기가 모델이 899위안, 32기가 모델이 1099위안으로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국내에서 해외 직구를 통한 단말기 자급제 스마트폰 1위를 찍은 폰이기도 합니다. (다나와 기준) 말 그대로 인기가 높고, 이미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32기가 모델의 가격은 최근 뛰어 오른 환율을 적용할 경우에도 19만 원에 그칠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인데, 인터파크에서는 KT와 함께 16기가 모델을 69,000원에, 그리고 32기가 모델을 119,000원에 판매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모델이 하루 만에 돌연 판매 중단이 된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많은 판매율, 그리고 KT 단독 출시라는 점에서 분명 KT로서도 좋을 수밖에 없는 판매 정책을 돌연 중단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1. KT, 본사와 협의하지 않았다?
KT의 주장에 의하면, 인터파크가 본사와 공식적인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터파크가 협의한 곳은 KT의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일 뿐 본사 차원에서는 어떠한 것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선은 KT의 주장대로 자회사 차원에서 협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폰이고, 기본 가격 자체가 낮은 폰이라는 점에서 KT가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KT의 주장에 의하면, 인터파크가 본사와 공식적인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터파크가 협의한 곳은 KT의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일 뿐 본사 차원에서는 어떠한 것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선은 KT의 주장대로 자회사 차원에서 협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폰이고, 기본 가격 자체가 낮은 폰이라는 점에서 KT가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KT는 통신사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통신 수익이 높아진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보조금을 수십만 원씩 지급할 필요가 없는 저렴한 폰이라는 점에서도 KT의 수익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KT의 주장대로 자회사와만 협의를 하고, 본사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다른 이유를 덮어 가리기 위한 변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시장의 반응이 뜨겁고, 불법 판매도 아니며, 국내 단독 판매의 이점을 굳이 KT가 꺼려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2. 제2의 루나가 필요했던 KT, 왜?
그리고 무엇보다도 KT로서는 제2의 루나가 필요했습니다. SK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서 공개한 루나폰이 엄청난 흥행세로 지난해 하반기를 휩쓸자,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높은 루나폰에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고, 결국 KT도 상당한 사용자 유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KT가 여전히 높은 가성비의 폰이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SK처럼 제2의 루나폰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를 아주 쉽게 해결해줄 묘안이 다름 아닌 샤오미의 홍미노트3 였던 것입니다.
홍미노트3는 이미 가성비가 높고 디자인적으로도 호평을 얻은 모델이기 때문에, KT는 큰 노력 없이 수저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기다 해외 직구라는 불편한 과정을 국내 통신사를 통한 공식 판매라는 편리함으로 바꿔줄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KT가 국내 공식 판매로서, 또한 단독 판매로서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들은 다시금 KT로 몰려들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알뜰폰이 아무리 인기가 많더라도 자급제 폰 시장은 여전히 현재로서는 태동기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KT는 이러한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좋은 시작이었고 좋은 시도였지만 돌연 판매 중단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거나 다른 압력이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3. 판매 중단의 진짜 이유는?
그렇다면 판매 중단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생각해볼 점은 이미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겪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외산폰의 무덤이었던 과거 국내 휴대폰 시장에 아이폰이 처음 도입되려 하던 때였습니다.
당시에도 KT는 국내 이통사 가운데 처음이자, 독점적으로 아이폰을 들여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석채 전 KT 회장이 직접 이야기했듯이, 좀 더 일찍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려 했지만 국내 제조사들의 요청으로 인해 도입이 늦춰진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즉, 국내 제조사들의 요청에 의해서 국내 도입이 더욱 늦춰졌다는 것이죠. 현재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현재 국내 이통 시장은 삼성과 엘지가 거의 전체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죠.
그런데 가성비 높은 샤오미의 홍미노트3를 KT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경우, 국내 제조사들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당장 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LG가 공개한 말도 안 되는 초저스펙의 K7과 K10 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병신년 새해, 엘지가 내놓은 초 저사양 K7, K10 -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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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사들은 여전히 낮은 가격에는 낮은 스펙을, 높은 가격에는 높은 스펙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이통사들이 해외의 가성비 높은 폰들을 대거 출시할 경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확한 사실 관계는 차후에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의 의문과 의구심만 더욱 커질 뿐입니다. KT의 돌연 판매 중단으로 소비자들은 오히려 홍미노트3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버렸고 국내 제조사들은 오히려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4. 홍미 노트 3, 마음 놓고 구매해도 될까?
그러나 또한, 알아야 할 것은 홍미 노트 3을 구매할 경우 AS가 국내 업체들처럼 촘촘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초기 불량 문제가 있을 경우 부품 수급의 문제로 인해서 수리가 상당히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다른 외산폰들이 그러했듯이 구입은 쉽지만 수리나 반품 및 다른 서비스들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샤오미는 이미 백도어로 논란이 된 기업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도 어떠한 다른 꼼수가 있는지를 우려하는 분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샤오미가 엄청나게 낮은 수익률로 모든 제조 비용을 떠안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품의 품질 역시 삼성이나 엘지, 애플의 고가 제품과 1:1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즉, 가성비가 높은 것은 맞지만 말 그대로 가격 대 성능비가 높은 것일 뿐이죠.
여전히 저렴한 폰이라는 점은 인식하고 구매를 해야 하며, 아직은 샤오미가 국내에 정식 출시를 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 역시 알아둬야 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폰을 찾는다면 합격점이지만, 하이엔드 폰과 같은 경험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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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전히 해답을 못 찾은 제조사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홍미노트3를 해외 직구까지 하며 구입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만한 성능의 제품을 이만한 가격에 구입할 방법 자체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통법으로 인해서 판매 가격은 전국적으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죠.
여전히 국내 제조사들은 높은 가격의 제품으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지키려 하고, 저렴한 제품에는 그만한 낮은 가치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년도 더 지난 스펙으로 중저가 제품이라며 내놓는가 하면 이상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계속 내놓는 것입니다.
그 사이, 중국 업체들은 약진하고 있습니다. 그냥 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제품을 국내 제조사들보다 1/5에서 심지어 1/10에 가까운 가격으로 내놓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가격으로는 상대가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성비 높은 폰이 국내에 도입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은 큰 위기에 빠질지 모릅니다. 고가의 시장은 애플의 아이폰이, 중저가 시장은 단통법으로 거의 공짜에 판매되는 외산폰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2016년이 시작되기 무섭게 블랙먼데이를 보여준 중국 증시, 그 충격 여파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이 더 큰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남은 IT 시장에서의 삼성과 엘지가 지금과 같은 행보만 보인다면 단순히 블랙먼데이로 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KT가 제조사의 압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KT 역시 우체국 알뜰폰의 0원 50분 무료 통화 등, 저렴한 알뜰폰과 겨뤄야 함을 다시금 기억했으면 합니다. 2016년은 소비자들의 의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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