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2일 토요일

아이패드 판매 부진에 절실했던 아이패드 에어3, 왜 내놓지 않았을까?


애플은 이번 가을 이벤트를 가장 성대하게 개최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올해에도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최대 판매를 예고한 것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 뒤에는 아쉬운 성적을 보이는 제품들도 있었습니다. 판매량을 정확히 발표하지 않은 애플워치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군들 말이죠.


   

특히나 아이패드는 아이폰 이후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여겨왔던 제품인 만큼 기대치도 상당했는데요.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 위력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겨울, 아이폰이 1초에 61대나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동안, 아이패드는 22%의 매출 하락이 있었습니다. 큰 폭의 하락이었는데요.


당연하겠지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 시장을 잡아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제품이 필수불가결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애플은 차세대 아이패드 에어3를 내놓는 대신, 동일한 스펙의 아이패드 미니4를 조용히 내놓고는 온통 아이패드 프로를 소개하는데에만 몰두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4의 스펙을 아이패드 에어2와 같게 만들면서 투트랙 전략을 2년만에 다시 꺼내들었고, 동시에 아이패드 프로로 프리미엄 시장을 노렸는데요.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일반 대중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제품이라거나 아이패드 침체의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휴대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진 12.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는 그 컨셉의 특성상 수요층이 뚜렷하고 한정적이기 때문이죠.

남녀노소 누구나 구매하는데 부담이 없는 9.7인치와 7.9인치의 아이패드와는 시장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만 집중하고, 아이패드 에어3를 내놓지는 않은 것일까요?

어쩌면 선택과 집중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더이상 스펙으로 아이패드의 수요를 창출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죠.



이미 아이패드 에어2가 가진 스펙과 디자인만 보더라도 여느 태블릿에 밀려나는 스펙이나 디자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위에 서 있는데요.

탄탄한 기본기와 iOS로 완성되는 아이패드 에어2는 놀라운 사용자 경험을 주기에 충분하고 사후 지원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제품인 것이죠.

그럼에도 아이패드 에어2는 아이패드의 판매량 하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올해에도 스펙만을 키운 아이패드를 출시한다면 어떠할까요?

애플의 전략이 효과가 없음이 오히려 드러나버리는 꼴이 될 것입니다. 스펙이 높아진 아이패드 에어3의 출시에도 판매량이 줄어든다면 말이죠.


차라리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3가 아닌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서 이전에는 없던 시장을 개척하려 하는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의 타겟은 프로페셔널 소비자들로서 생산성을 중요시 하거나,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작품을 만들거나,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아이패드 에어가 가진
화면 크기의 한계나 생산성의 한계를 절실히 느껴왔는데요. 더욱 커진 아이패드 프로는 그러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제품이 된 것입니다.

이번 애플 이벤트는 영원한 앙숙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하며 놀라움을 주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했던 것입니다.



MS와 어도비사에서 직접 나와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아이패드 프로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제대로 설명했습니다.

그만큼이나 기존과는 다른 분야를 노린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컨텐츠 소비가 아닌 생산을 위한 기기를 내놓은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_
아이패드 에어3가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이유로는 태생적인 기술의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도 만들어야 하는 애플로서는 아이패드 에어3와의 스펙 조율이 상당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만일 현재 아이패드 프로의 스펙을 그대로 아이패드 에어3에 접목할 경우 아이패드 프로라는 이름이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아이패드 에어3를 그저 그런 정도의 스펙 업그레이드만 선보인다면, 그것 또한 시장에 변화를 주기 힘든 변화로서 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이 되면 자연스레 아이패드 프로의 스펙이 아이패드 에어3와 아이패드 미니5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차근차근 미래의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에도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최고 스펙의 기기로서,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는 다양한 화면 크기의 제품으로서 어필하는 것이죠.

어쩌면 누구보다도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를 내놓고 싶어 했을 애플이 이러한 선택을 한 데에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많은 이유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 가능한한 모든 방법을 사용하고 싶은 곳이 다름아닌 아닌 애플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애플은 더이상의 스펙 놀음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기존의 화면의 크기를 유지해서는 또 다른 시장을 창출하기 힘들다는 것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판매부진에도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3는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올 11월에 등장하게 될 아이패드 프로가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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