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일 토요일

KT 영업익 1조 2천억 늘어, 수익 폭증한 통신 3사의 꼼수는?


KT는 지난해 동기 대비 1조 2천억원이 늘어난 영업이익을 내면서 최대의 실적 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만에 실적이 ‘조’ 단위로 늘어난 셈인데요.

실제 지난해 2분기 KT의 영업이익은 무려 8300억원의 적자를 보던 상황이었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던 것이 불과 1년도 안되어서 3600억원이 넘는 흑자로 돌아선 것이죠.


   

KT뿐만 아닙니다. SK텔레콤의 경우는 특별퇴직 비용이었던 1,100억원을 제하고서도 4,129억원이라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렸는데요.

LG 유플러스의 경우는 기본료 1,000원에도 쩔쩔매던 이통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난해 980억에서 올해 1,924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습니다.



말 그대로, 통신사들은 실적 잔치를 한 것인데요.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이러한 영업이익이 매출이 줄었음에도 늘어났다는데 있습니다.

즉, 판매는 제대로 하지 못했으면서도 수익은 올랐다는 것이죠. 그 이면에는 갖가지 상술과 꼼수가 가득 들어 있을 것입니다.


우선, SK텔레콤의 경우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할 때 올해 2분기에 지출한 마케팅 비용이 무려 10% 이상 줄었습니다. KT의 경우는 18% 이상, LG도 13%이상 마케팅비가 줄었는데요.

마케팅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통법을 통한 막대한 고객 유지가 효과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통3사는 서로의 고객을 빼앗아오던 전략에서 자신들의 고객을 지키는 전략으로 돌아섰는데요. 기기변경 비율이 최대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타 이통사로 가는 대신 현재 이통사에 남는 고객들은 현재의 서비스나 혜택이 좋아서가 아니라, 다른 통신사에서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니 이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시에 이통사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았는데, 이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이후 데이터 사용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하는데요.



즉, 객단가는 더욱 높아지지만 데이터를 기존과 동일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요금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미 수십년간 쌓인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떠한 요금제가 더욱 수익이 나는지를 소수점 자릿수까지 계산하는 통신사들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그냥 출시했을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2~300분 통화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음성/문자 무제한이라는 말에 속아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넘어갈 경우, 음성은 무제한인 대신 데이터 제공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비싼 요금제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른들의 경우 굳이 다 사용하지는 않지만 기존 요금제보다 5천원에서 1만원정도 더 비싼 데이터 중심 요금제 299를 선택하려는 경향을 보여 더욱 지출이 늘어났는데요.


 
매출 줄고 수익 늘어_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음성 통화량을 ‘무제한’이라는 꼼수로 요금제에 묶어버린 결과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 요금제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KT는 영업이익이 1년만에 1조 이상 늘어났고, SK와 LG도 큰 실적 개선을 보였습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말이죠.

그렇다면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곡된 통신 시장을 개선한다던 단통법이 제대로 작용한 것이냐고 말입니다.



단통법이 제대로 작용했다면, 통신사들은 줄어든 마케팅비용과 막대한 수익을 소비자들을 위해서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단 3곳에 불과한 독과점 시장인 국내 이통 이상에서 통신사들은 제살깎아먹기와 같은 이러한 선택을 할리가 없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통신비 부담은 늘어났고, 동시에 제조사들은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일하게 통신사만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단통법을 만든 곳에서는 더욱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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