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놓은 기기 가운데 자연스럽게 시장을 내어준 기기가 있다면 단연 아이팟 시리즈일 것입니다. 한 때 애플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내기도 했던 효자 제품인데요.
아이팟 클래식부터 아이팟 터치,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까지 이어지는 아이팟 라인업은 현재까지도 일부가 남아있고 최근 신제품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팟은 더이상 애플의 주력 제품도,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제품도 아닙니다. 여전히 명맥만을 이어가고 있는 제품에 그칠 뿐인데요.
하지만 누구도 아이팟의 실패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아이팟의 시장 교체라고 이야기할 뿐인데요. 아이팟의 핵심인 음악 기능은 여전히 아이폰과 아이패드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패드는 어떠할까요? 애플은 지난 2010년,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거대한 화면의 태블릿을 내놓았습니다. 이름도 ‘아이패드’였는데요.
당시 넷북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면, 2010년 1월 27일 이후로는 그러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당시 넷북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면, 2010년 1월 27일 이후로는 그러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아이패드 역시 ‘존재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처음에는 진통기를 겪기는 했지만 아이패드2부터는 본격적으로 메인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이패드의 성장과 함께 저가 태블릿이 홍수를 이루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다수의 IT기업들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았지만 이 생명력도 그리 길지는 않았기 때문인데요.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가격은 끝을 모르게 내려갔고, 이제는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큰 기업이 아니고서는 수익을 내는 기업이 거의 없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태블릿의 발전과 함께 노트북은 더욱 얇아지고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기능을 흡수하며 사라져간 기기들은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화면의 크기 차이에서 오는 또 다른 시장이었던 태블릿마저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3.5인치의 아이폰 화면조차도 ‘크다’로 통했다면, 이제는 5인치의 스마트폰도 조금은 작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애플이 내놓은 맥북 에어에 이어서 12인치 맥북은 아이패드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 정도로 가볍고 얇으며 생산성은 더욱 뛰어났습니다. |
결국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기본으로 두고서 아이패드냐 노트북이냐를 놓고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전에는 무겁고 휴대가 힘들었던 노트북의 경량화가 더욱 가속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스마트폰의 화면마저 커졌으니 소비자들의 선택은 점차 노트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이전에 호황을 누렸던 넷북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당시의 노트북은 여전히 두껍고 무거웠으며 배터리 타임은 하루 종일 사용하기에 부족했습니다.
그렇다고 피쳐폰과 스마트폰 사이 과도기에 있던 폰이 노트북을 대체할 수는 없었기에 그 대안으로서 넷북을 선택했던 것이죠.
하지만 보란듯이 가벼워지고 얇아진 노트북이 늘어나자 넷북은 시장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동일한 이유로, 아이패드도 거센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미 태블릿과 노트북의 경계가 느슨해진 제품이 늘어나는 것만 보더라도 태블릿의 시장 변화를 직감할 수 있는데요. |
어쩌면 아이패드는 시장에서 사라진다기보다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서 변화해 나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MS의 서피스가 그러하듯 노트북과 태블릿의 그 절묘한 사이를 매꿔줄 제품으로 변화하고 진화해나가는 것이죠. |
스마트폰이 결코 대체하지 못할 영역에 이르기 위해서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해서 유출되는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루머처럼 말이죠.
이미 단 하나의 단어만으로는 정의내리기 힘들어진 스마트기기 속에서 아이패드가 처음의 아이덴티티를 고수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손에 어떤 회사의 제품이 들려 있는가가 아닐까요? 향후 5년, 예측하기도 힘든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이패드는 여전히 그 이름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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