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25일 화요일

G4 출고가 인하 효과 ‘제로’ 통신사와 소비자 모두에 외면당한 이유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G4는 전작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며 2분기 영업이익 2억원의 어닝쇼크를 보여줬습니다.

전세계 5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라는 타이틀도 곧 내줘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중국산 스마트폰보다도 못한 고객 충성도를 보이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엘지전자의 스마트폰이 이렇게 된 것일까요? 우선은 소비자의 니즈가 아닌 자신들의 주장만을 어필한 어정쩡한 G4의 디자인과 스펙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G4는 공개 당시부터 매끄럽지 않은 공개 과정을 통해서 유출된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고, 애매한 스펙은 논란의 정점을 찍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몇 달 전에 출시된 지플렉스2보다도 못한 스펙을 플래그십 제품이자 향후 1년을 바라보는 G4에 심어뒀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전면전을 펼치며 카메라 스펙을 강조하던 G4의 전략 역시 이미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을 읽지 못한 탓에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구나 가격 전략 역시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면서 가격과 스펙, 디자인 모두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어정쩡한 폰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또한 이미 2년 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의 고사양 대결로 인해서 단통법의 영향에서 벗어난 스마트폰과 중국산 초저가/고스펙 스마트폰과도 겨뤄야 하는 힘든 싸움을 해야만 했던 것이죠.

   


애플의 아이폰은 독자적인 생태계와 안드로이드와는 다른 새로움 및 더욱 커진 화면으로 사상 최대의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었는데요.

반면에 엘지전자는 자사의 역량을 총 집합한 스마트폰을 출시했음에도 소비자들로부터도 심지어 통신사들로부터도 외면받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이번 가격 인하 역시 엘지전자로서는 수익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유일무이한 플래그십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선보인 것인데요.


하지만 이미 비슷한 가격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마트폰들과 비교해서 G4만이 가지는 특장점이 없어진 것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소비자들로서는 굳이 신제품이 쏟아질 하반기를 두고서 10만원 가량 인하한 G4를 구매할 이유가 없고, 통신사들도 저물어가는 G4에 보조금을 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은 지금 애매한 가격대의 G4에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중저가폰에 보조금을 투입해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신사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어떠한 폰을 사용하는 것인지가 아니라 몇 명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69만원으로 가격을 인하한 G4에 20만원을 지원해서 49만원에 판매하는 것보다는 중저가폰에 20만원을 지원해서 공짜폰으로 만드는 것이 유리한 것이죠.


더구나 갤럭시노트5를 비롯해 곧 출시될 아이폰6s까지 소비자들의 니즈에도 부합하고 신제품 효과까지 있는 새로운 폰에 관심과 지원이 쏠리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결국 엘지전자는 G4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욱 많아 보입니다. 당장의 판매량은 소폭 늘었을지 몰라도 그만큼 수익도 덩달아 줄었기 때문입니다.

하반기 G4 프로라고 불리는 새로운 초프리미엄 폰을 내놓는다는 엘지전자, 하지만 알려진 스펙은 이미 우리가 알던 고사양폰과 같거나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아무런 아이덴티티도, 비교 우위도 가지지 못한 엘지전자의 스마트폰이 또 다시 프리미엄이라는 굴레 아래 고가 전략을 내놓을지 우려스런 마음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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